감상문: 영화와 책, 음악회,..

첫경험: "스포츠마싸지"

cool2848 2006. 10. 20. 09:30

 

 

"첫경험"이라니 묘한 생각이 난다.

그렇지만 첫경험이 어디 그 하나뿐이랴.

첫경험들은 다 신선하다.

 

어제는 내 어깨증상에 대해 여러가지 고민하다가 아랫글인 "어깨통증와 자가진단"의 내용을 이끌어내게되었다.

그래서 저녁 8시반부터의 예정된 모임에도 불구하고 근처에 혹시 카이로프랙터가 있는 지를 찾았으나 못 찾았다.

여행가기 전에 집에 먹을 거 등 쇼핑을 해야되서 오후에 로떼마트에 가서 몇가지 필요한 물건들과 식료품들을 구입하고 집에 왔다: 쇼핑리스트에 있던 샴푸, 비닐랩, 쌀, 총각김치, 계란, 오징어젓, 닭죽포장 등과 없던 생우동, 굴, 버섯 등.

오는 길에 보니 신촌역 (기차) 골목길에 스포츠마싸지란 조그만 간판이 있다.

 

해서 집에 와서 물건들을 정리해서 넣고, 스쿠터를 타고 최근 "밀레오레"가 개점한 신촌역 앞으로 갔다.

보니 후진 건물의 5층에 내가 본 길가의 입간판에 쓰여진 마싸지집이 있다.

들어갔다.

현관을 들어서니 악간 나이들어 보이는 주인인 듯한 여자가 입구의 계산대에서 인사를 한다.

좁아보이는 공간에는 커텐을 친 작은 공간들이 늘어서 있다.

 

처음 와서 잘 모르는데, 목디스크로 인한다고 추측되는 어깨통증 때문에 왔다고 얘기했다.

잘 왔다며 몇번 마싸지하면 낳을 것이라고 쉽게(!) 얘기한다.

어째 찜찜하다.

가격표가 있는데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더니, 아래와 같다:

스포츠마싸지 60분에 5만원,

발맛싸지 60분에 5만원,

두개 합하면 80분에 7만원,

경락마싸지 10만원,

얼굴마싸지 5만원,

아로마 마싸지 8만원 이던가...

 

내가 혹시 여기가 카이로프랙킥 협회에 가입되어있냐고 하니 주인이 다 가입되어 있다고 하며 마싸지사들도 다 학원에서 배워서 하는거라고 한다.

계산대 뒤에는 무슨 협회니 하는 거 아무 것도 없다.

말투가 약간 북한말 같아서 조선족이냐고 물어보니, 중국사람이라고 한다.

10년 정도 한국에 와서 스포츠마싸지를 한다고.

 

나는 시간이 많지 않으니 어깨와 목을 중심으로한 스포츠마싸지를 받기로 정했다.

주인이 전화를 한다.

쏼라, 쏼라.

(손님 왔으니, 빨리 오라는 얘기다.)

 

주인이 안내하는대로 따라가서 좌우 칸막이가 되어있고 입구는 커텐으로 닫히는 머리부분에 구멍이 난 조그만 침대가 놓인 공간으로 갔다.

사우나복 같은 것을 내어주고, 갈아 입으란다.

흠, 침대도 별로 깨끗한 거 같지 않고, 사우나복도 별로 깨끗한 느낌이 안든다.

세브란스 통증 크리닉의 새하얀 침대 시트와 반질반질한 바닦이 생각난다.

 

갈아입고 있으니, 주인이 집에 사다놓고 한번도 안쓴 것 같은 전기 발마싸지기를 가지고 와서 발을 넣으랜다.

발을 놓고 조금 있으니 와서 발을 닦아주고 누우랜다.

마싸지사가 오기까지 한 5분 자기가 먼저 주물러주겠다고 한다.

머리구멍 부분에 얼굴을 넣고 엎드려 누웠다.

 

내 오른팔을 가져가서 어깨부터 주무르기 시작한다.

손가락으로 팔과 팔굼치 부분을 누르는데 무지 아프다.

아프다고 했더니 "혈점"이라며 급소이기 때문에 아픈 게 당연하다고 한다.

혈점들을 누르고 자극해서 그 사이의 통로인 실핏줄로 이루어진 경락을 잘 소통하게 한다고 한다.

하여튼 오른쪽 어깨에서 시작하여 손까지를 그렇게 누르고 하니 무지 아프고, 팔이 더 저린다.

 

이러는 중에 마싸지사가 와서 임무 교대.

이 사람에게 내 증상을 막 설명했는데, 잘못 알아듣는다....헉.

옆에서 듣던 여주인이 중국말로 부연 설명해주고.

 

이어 처음부터 다시 천천히 어깨와 팔 윗부분, 팔굼치, 팔아래, 손까지 혈을 주물러 나갔다.

왼쪽두.

같은 혈이라도 왼쪽은 좀 통증이 참기가 쉽다.

팔을 굽혀 스트레칭을 포함해서.

 

이 사람 엎드려서 보지는 못했지만, 아가씨같은데도 역시 무지 아프다.

아픈거 괜찮다고 하면서 계속....으으~

이제 오른팔은 손부분까지 마구 저리다.

하여튼 뭔가 문제 부위에 다가온 느낌이다.

이발소에서 간간히 예전에 받아봤던 시원함과는 전혀 다른 "아픔"이다.

 

이어 목덜미와 목두 조심스럽게 만져준다.

다음은 허리와 다리, 발까지.

약간 굽혀서 스트레칭도 해주고.

허리와 다리는 시원하네...

 

돌려서 이번에 누웠다.

앞쪽도 오른 어깨, 가슴, 팔, 손, 다리, 발 골고루 혈을 집어 나간다.

왼쪽두.

이번엔 배를 손가락으로 좀 누르더니 문질러준다.

 

다음은 얼굴과 머리를 눌러준다.

목을 약간 바쳐들고 잡아당겨 준다.

흐음~

 

다음에는 앉으라고 하더니 목 뒤와 목덜미, 등, 허리 들을 차례로 누르고 두드려준다.

 

드디어 다 끝났다.

약 60분 정도 지났다.

 

팔이 많이 저리다.

몸이 좀 아펐다.

그래도 여기서 한 마싸지가 내 문제의 핵심을 건드리는 것 같다.

고쳐질지는 모르지만.

 

자기네는 안하지만, "침"을 맞고 나서 마싸지를 하면 더욱 좋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같은 혈에 자극을 가하는 것이기에.

침으로 혈에 정확히 자극을 주고 마싸지로 부위와 경락을 물어주는 것 같다.

운동을 하고 와도 좋다고 한다.

운동하기 전과 한 후에 목을 앞으로 쭉 내밀거나 뒤로 당기고 옆으로 숙이는 몇가지 동작을 많이 하라고 아르켜준다.

흠, 목이 가끔 찌릿한 게 별로 안 좋네.

 

어제 이리 아프고 팔이 더욱 더 저리게 됐다.

잘 때도 별로 좋은 걸 모르겠다.

아침에 일어나서 지금 컴퓨터 앞에 앉아 자판을 두드리는데, 바이크 타는 자세와 비슷하게 이런 자세가 오른팔에 주는 약간의 이상한 느낌이 며칠 전보다 많이 편한 느낌이다.

 

중국에 가서도 한번 하고, 와서 다시 한번 가봐야겠다.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