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프랑스의 마르셀 마티오란 사람이 16살 때부터 93살 때까지 매일 한쪽씩 77년간 (21,600일) 쓴 일기 중에서 마지막 5년 (89~93세)의 기록을 선별하고 정리한 글이다.
지난 주 화요일에 오랜 중고교 때부터의 친구들을 만나 저녁을 하러 갔더니, 그 중에 하나인 정신과 의사인 송지영박사가 나 보라고 가져다 준 것이다.
이미 작년 말에 나에게 이책에 대해서 말해줬는데, 나는 까맣게 잊었다.
집에 온 후에 다음날부터인가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그 다음에는 그칠 수가 없었다.
내가 놀랜 것은 위에 적힌대로 이사람이 16세 때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죽기 직전까지 (내가 직접 보지 않았으니 확실치는 않지만) 매일 일기를 썼다는 사실이다.
과연 내가 죽을 때까지 지금처럼 다음이던지 다른 포탈에 이런 식으로 계속 글을 기록할 수 있을까?
아마도 많이 변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종이에 쓰는 일기만큼 신빙도있는 미디어는 앞으로도 나오기 힘들 것 같다.
이 사람은, 역자가 소개하듯이, 작가는 아니었지만 글쓰기에 운명을 느낀 사람이었다.
그의 일기는 진실을 담담하게 드러내지만, 날것 그대로의 경험을 담고 있기에 가차없고 신랄하다.
지금 읽고 계시는 블로그의 글과는 다른 순도높은 내밀함이 있다.
쓰는 동안이나 나중에 다시 읽을 때도 그의 일기는 그에게 삶의 낙이었다.
이 일기의 주제는 확고하게 <사랑>이다.
그는 평생 "사랑에 빠진 남자"이었다.
그에게는 죽기 몇년 전까지 일생을 같이 한 부인 주느비에브와의 사랑같지 않은 사랑 외에도 비슷한 수십년 간 본인이 생각한 이상적인 엘렌과의 사랑, 릴리와의 친구같은 사랑, 또 90세 이후까지 불타오른 마도와의 육체적인 사랑이 있었다.
그외에도 다양한 관계가 있었으나 위의 사랑들처럼 장기간 일생을 걸쳐 지속된 것들은 아니다.
마르셀은 종교인이 아니며, 불가지론자이고 동시에 에큐리스트였다.
세상에 아는만큼은 관계하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면도 있다는 것을 수긍하고, 사랑/쾌락을 지고의 가치로 인정한다.
그리고 하루 하루를 그런 가치관에 의거해서 일기를 쓰듯이 즐겁게 살아갔다.
그리고, 우리를 위해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우리에게 각자의 인생을 생각해볼 기회를 주면서, 마지막 날까지 자신의 생활과 생각을 기록하면서 성실히 일기를 써나갔다.
죽기 이틀전 의식이 사라질 때까지 일기를 쓰다가.
이책을 읽고 송박사가 내에게 얘기하는 것과는 다르게 나는 깊은 나만의 감회에 빠졌다.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
어떤 사랑을 할 것인가?
결혼이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아직도 궁금하신가?
맞다, 제목이 얘기하듯이 그가 90살에 그에게는 매일 전화를 하던지 매주 성관계를 맺던지 새롭게 (36세의 여성과 성) 관계를 맺던지 마무리하던 하던 팔팔한 애인들이 네명 있었다.
그는 일생 사랑하다가 죽기 전까지도 사랑하면서 기록했다.
아래는 마르셀 마티오씨가 죽기 이들 전 마지막 글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2004년 4월 24일에 남긴 일기의 마지막 기록이다.
나두 블로그 집어치고, 종이에 일기로 돌아가야 할 것 같다...
그런데... 정신과의사이자 친한 친구인 송박사가 왜 이책을 나한데 구태여 가져다 줬을까?
왜일까! 곰곰히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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