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왠일인지 다음의 재즈카페에 들어갔다가 좋을 것 같은 재즈밴드의 전국투어 공연 소식을 접했다.
그런데 바로 이틀 후.
그래서 급하게 예매하고 (예매가 현장 판매보다 50% 쌌다), 다음날 인천에 사는 내가 존경하는 블로그벗 N님에게 연락해서 중간에서 만나서 공연장인 동인천에서 제일 오래 됐다는 재즈카페인 Bottom Line('버틈라인' 4 네비게이션)으로 향했다.
시내에서 차가 막혔지만, 경인고속도로는 뻥뚤렸다.
(이길 좀 더 애용해줘야겠다)
둘 다 저녁을 못 먹어서 간단히 근처에서 짜장과 짬뽕을 먹어주고, 맞은 편 2층에 위치한 카페로 올라갔다.
차는 카페에 전화로 물어보니 근처 골목길에 저녁에는 세우면 된다고 했는데, 과연 어렵지 않게 주차된 차들 사이에 (개구리) 주차할 수 있었다.
음악이 흘러나오는 카페 안에는 이미 다음카페에서 댓글로 급하게 연락된 구면인 E님과 MB님은 좋은 자리를 잡고 맥주를 마시고 계셨다.
중간에 인천 친구분이 찾아와서 N님은 공연이 다 끝나기도 전에 납치되어 가버렸다.
(역시 너무 인기있는 사람과는 같이 놀 기대를 하는 것이 아니다...)
전기기타도 아주 잘 했지만, 나에게는 색소폰이 특히 좋았다.
소리가 아주 아주 좋았다.
역시 밴드가 10년여를 같이 하니, 리더(?)인 듯 한 베이시스트의 얘기로는 "아마츄어 정신"으로 한다지만, 아주 잘 맞았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밴드가 있구나 하는 개안을 했다는.
스타일은 퓨전이라고 봐야 할 듯.
밴드 소리가 밀집도 있이 쫘악 밀어준다.
마지막 곡에서는 드럼솔로를 하다가 오른쪽 스틱이 날라가 버리는 열연을 보여주셔서 청중들의 열렬한 격려박수도 받았다.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공연장인 버틈라인의 배치나 일제식 오래된 건물의 나무빔이 보이는 천정도 보기도 좋고 어쿠스틱에도 좋았다고 생각된다.
끝나고 나오는데 일일히 인사해주는 사장님의 인품도 좋았고, 지역의 문화를 위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의 진정성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E님은 전에도 이미 버드의 공연을 봤는데 이날 공연이 훨씬 더 좋았다고 하고, MB님도-이곳을 비롯하여 라이브 카페들을 많이 경험하시는 분이라고 하는데-이날 공연을 아주 좋아하셨다.
미리 간 재즈를 포함한 피아노의 달인인 N님도 아주 좋았다고 하고, 다 못보고 떠나야 함을 애통(?)해하셨다.
나?
나는 분명히 밴드에게도 말했다: 입장료가 너무 쌌다고!
결국 한국 사람은 한국에서 이런 곳을 찾아가 좋은 음악을 듣고 음악인들을 이해하고 그런 과정에서 티켓값으로 간접적으로 지원하면서 우리 사회를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그런 면에서 이런 고급스러운 음악을 신나게 들으면서 내는 돈이 전세계적으로 팔리는 영화들의 영화티켓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자본주의적 상황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도저히 내머리로는 원가계산이 않된다.
왜 이런 공연이 꽉 차서 메어터지지 않는 것일까?!
그것도 세상에서 정보통신 활용도가 제일 높은 우리나라에서.
그래도 이런 밴드와 이런 카페가 있어 고마웠다.
나는 CD만 사고, 그것도 황송하게 싸인을 해줘서-오른쪽 앞에 앉은 색소포니스트만 해줘도 된다고-받았지만, 어느새 E님이 밴드와 사진을 찍자고 허락을 받아 같이 사진도 찍었다.
그것도 한쪽에 서려고 하는 나를 두 미인 사이에 집어넣어주는 금요일밤의 행복을 주셨다.^^
2012년 이들의 3집 앨범.
12년 같이 연주해 왔다고 한다.
판의 뒷면.
연주가 다 끝나고, 조금 더 음악과 오디오 (이들은 재즈카페의 오디오소모임에서 같이 만났다)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12시가 가까워져서 카페를 나왔다.
나는 오랫만에 술(기껏해야 맥주 2병이지만)을 많이 마셔서 정신은 짱했지만, 오히려 그 제정신 때문에, 근처에 있는 조용한 카페에 들어가 맛있는 커피를 한잔 얻어 마시고 쉬면서 조용한 재즈 음악을 듣다가 집으로 운전해왔다.
카페 Soul Boutique.
이름이 좋다.
그런데 영혼을 파는 곳인가? 사는 곳인가? 아니면 전시하는 곳인지!
내부.
커피가 아주 맛있었다.
4,000원/아메리카노.
음악도 좋구, 분위기도 좋고.
인천에 온다면, 여기도 꼭 다시 와보고 싶은 카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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