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CD로 알던 로라 피지 가 서울에 온다고 해서 한달 전인가 예매하고 어제 세종문화회관에 가서 봤다.
역시 잘 부르더군요.
내가 몰랐던 국내의 젊은 빅밴드의 반주로 이루어진 어제 음악회에서는 주로 재즈의 스탠다드 곡들을 위주로 준비해서 대부분의 청중들이 별 거부감이 없이 잘 받아들일 수 있었던 재즈공연이었던 것 같다.
부담없이 시원스레 터지는 가창력, 그러면서도 목소리에 약간의 허스키함이 곁들여저 매마르게 들리지 않는 목소리.
청중을 휘어잡는 무대매너.
박자에 따라 마음대로 움직이는 춤같은 몸.
그중에서도 내가 가장 감탄한 것은 영어나 불어, 스펜인어로 불르는 노래마다 말을 거의 전혀 몰라도 무엇을 말하는 가를 느끼게 해주는 감성의 전달력이었다.
해당 언어를 몰라도 마치 가수가 전달하고저 하는 것을 내가 절절히는 아니지만 달콤하게 느끼는 것 같이 만드는 소통력이라니!
역시 달라도 뭔가 달랐다.
약간 아쉬웟던 것은 너무 스탠다드한 노래를 너무 스탠다드한 스타일로 불러서 이 여자 특유의 개성적 매력을 느끼지 못한 점.
이 또한 프로그램에서 알게된 이 가수의 배경을 읽으니 좀 더 쉽게 이해가 되는 것 이었지만.
댄스가수그룹에서 나이 38인가에 재즈 가수로 뒤늦게 전향하여 데뷰를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다이아나 크롤같은 짙은 자기만의 스타일이 드러나지 않는 것이 아쉬웠다.
아마도 그건 (피아노) 악기 연주자로 재즈를 젊었을 때부터 시작한 크롤과의 차이일 수 밖에 없을 것이리라.
그래도 피지가 가진 음색과 특히 가창력과 전달력은 어떤 팝가수에 못지않는 것이었다.
그런 실력이 그녀를 빅밴드 음악에서 라틴재즈, 스탠다드 재즈 곳들을 섭렵해도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훌륭한 곡으로 나타내게 하는 것이겠지.
동시에 이여자만의 노래라고 생각하기 어렵게도 만드는 이유이리라.
같이 연주를 한 재즈팍빅밴드는 국내의 젊은 재즈 연주자들이 결성한 빅밴드라고 한다.
생각보다 아주 잘 하는 밴드이었다.
박자감이나 큰 소리의 다이내믹스도 풍부하고 가끔씩의 독주도 나름 수준급이엇다.
그러나, 조용함이나 아티큘레이션의 여유로움과 재즈에서의 특성인 즉흥성 등은 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었다.
(사실 이렇게 얘기할 수준이 않되니 이런 얘기는 전문가의 평을 기다리는게 좋을 듯 하지만...)
여러 스탠다드 곡 중에서도 나는 I've got a crush on you가 특히 좋았다.
뭐 이건 신나는 빅밴드 시대의 곡이나 춤곡보다는 조용한 발라드를 좋아하는 나의 취향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쨋던 오랫만에 귀를 시원하게 씻어낸 듯한 기분좋은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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