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에 온 오랜 친구의 전화에 깬 후에 다시 잠들지 못하고 딩굴대다가 조금 전에 요트장 샤워실에 가서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차를 타고 동네몰에 와서 아침에 오는 Zue Coffee Shop에 와서 $2.00짜리 (세금 12 센트까지 해서 $2.12) 대중소 중에서 제일 작은 (그러나 그래도 아주 큰)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한컵 시켜서 자리를 잡고 컴퓨터 작업장을 만들었다.
요트장은 와이파이가 않되고, 이 도시의 돈내는 와이파이 신호도 잘 안잡혀서 이렇게 카페를 와야 한다.
향긋한 커피를 마시며, 그저께 수퍼에서 산 애플파이 한접시 중 남은 한조각은 이미 먹고 지금은 우유를 선식과 여행용컵에 섞어서 영양보충을 한다.
어제는 휴대용 누룽지 한봉지를 커피샆에서 얻은 뜨거운 물 한컵에 넣어 구수한 냄새와 함께 먹었다.
작년보다 먹는 것이 훨씬 나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주머니 속에는 귤도 있고, 차 속에는 사과도 있다.
이렇게 먹을 것이 풍부하면 나는 행복하다.^^
이런 감정이 들 때마다 난 숭고한 인간보다는 꽥꽥대는 돼지에 가깝다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Good News: 내 배를 사겠다고 나타난 사람이 있다.
Bad News: 이배가 나에게 요구하는 여러가지 일들이 나는 아주 싫지만, 그래도 나는 이 배를 정말 팔기 싫다.
어떻게 해야 되나?
현실적으로 보면 아래에도 밝힌 Cruiser's Forum에 의견을 밝힌 여러 요트여행자 (그래 Cruiser를 이렇게 번역하자.)들 의견처럼 그냥 적당한 가격에 팔고 그돈으로 세계 좋은 곳을 돌아다니면서 요트를 빌려서 타며 즐기는 것이다.
이러면 요트를 사는데 목돈을 쓰지 않아도 되고, 유지비도 들지 않고, 무리한 항해로 혹시나 재수없게 죽을 지도 모르는 경우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육지에 올린 배의 밑(죄송!)을 보면 삼차원적으로 유연하게 흐르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급하지 않은 미분치들로 이루어진 선들과 면들의 부드러움은 그 자체로 강하다.
햇빛에 반사되어 곳곳에서 반짝거리는 나무 위에 칠해진 예쁜 니스의 오래가지 못하는 아름다움이 가엽다.
그 속에서 살아 숨쉬는 듯한 따듯한 밤색 참나무와 그 표면의 텍스춰가 생명의 경이로움을 보여준다.
단단한 선체를 바탕으로 하여 어디라도 헤쳐갈 듯이 선체에서 날카롭게 앞으로 뻗쳐나간 보우스피릿의 강인함이 부럽다.
앞머리처럼 날씬하게 좁아지는 뒷태와 하늘거리는 방향타의 가벼움마저 젊은 여인의 S-라인 같은 모바일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높이 선 마스트와 그를 버티는 각종 쇠줄선들과 돛을 올리고 조정하는 흰색에 각종 색이 들어간 너훌거리는 밧줄들이 강하게 아름답다.
배 속에 들어와서도 숨쉬어지는 상쾌한 공기와 가지런하게 갖춰진 모든 것들과 다시 아름다운 나무들의 짙은 밤색과 고동색, 그리고 그들의 은밀한 반짝임.
어떻게 이들의 속삭임을 무시할 수가 있나?
일년여만에 돌아와서 보고, 나는 이배에 다시 반했다.
일년 전의 내가 보지못했던, 아니면 제대로 느꼈으나 확실히 알지는 못했던, 이배의 강함과 아름다움에 반할 수 밖에 없다.
마치 나의 오래된 애마인 혼다 CBR954RR을 보는 것과 비슷한 감정을 느낀다.
그러나, 훨씬 더 강인하고 생명력에 넘치는.
이배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마력이 있다.
강인한 기능을 지탱해주는 아름다움의 구조와 이를 유지시켜주는 주인의 세심한 마음씀씀이.
내가 이배를 팔고 돈이 생기면, 도대체 그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나?
왠만한 오피스텔 하나 정도 뿐이 못한 돈이다.
그렇지만 이배를 제대로 사용하려면 아직도 몇만불을 주고 한국으로 가져가야되고, 그전에 다시 몇천불씩을 주고 다져(dodger: 배의 조종석이 있는 곳을 들이치는 바람과 물결들을 막아주는 자동차 앞창같은 천막 구조물)와 비미니(bimini: 조정석 위와 옆을 바람과 추위로 부터 막아주는 천막 구조물), 오토파이롯(autopilot: 배를 사람대신 자동으로 정해진 항해 방향으로 조정하는 기계), 최신 삼차원 쏘나(sonar: 물 밑의 땅까지의 깊이를 재는 장치) 등을 장착해야 될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돈도 더 들고, 장착하기까지 여기에서 더 기다려야 한다.
계속 소유하자면 이래저래 돈도 들고 골치도 아프다.
애고 이래서 첩과 별장과 요트는 거느리지 말라고들 말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어제 내가 최종 가격을 제시했고, 오늘까지 살 사람이 응답하기로 했다.
제발 안 샀으면 좋겠다.
사겠다면, 팔아야 할 듯...
지금이라도 않 팔겠다고 전화를 해야하나?
애.물.단.지.
이걸 어째 버릴 수도 없고, 업고 가자니 힘들고...
'요트수리!!!와 항해'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12.26: Big Mistake and Apology. (0) | 2011.12.27 |
---|---|
2011.12.24: 중국식당의 포츈쿠키의 글과 변덕 (0) | 2011.12.24 |
2011.12.22: 요트를 가지러 미국에 와서 급변상황에 대해 Cruiser's Forum에 보고. (0) | 2011.12.22 |
2011.12.12: 항해 계획 변경, Plan-B 有(아리!) (0) | 2011.12.15 |
2011.12.15: 어제 김현곤 선장과 얘기하면서 기상예보에 대해 주의해 들은 점. (0) | 2011.1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