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새벽에 아주 큰 심경에 변화가 있었다.
바로 아래의 사진을 본 같은 왭싸이트의 같은 주제의 나의 질문에 답한 몇명의 댓글 중에 하나가 나의 심중을 깊이 건드렸기 때문이었다.
몇십년을 항해 생활을 하는 그 사람의 댓글의 주 포인트는 아래와 같다: (1) 배를 고치는 시간의 너무 짧아서 다른 사람들의 경험에 비해보면 비현실적이다, (2) 내가 항해를 끝내야 하는 2월말이라는 데드라인 때문에 항해를 시작할 때 충분히 좋은 기후 상태를 기다리지 못하고 서두를 확율이 높다, (3) 아주 먼 장거리항해를 한번도 장거리 항해를 해보지 못한 미경험자 둘이서만 시도한다.
밤 1시 정도에 그글을 보고는 생각과 생각을 거듭하며 아침 9시까지도 잠을 자지 못했다.
결국 항해를 포기하기로 마음을 정하고, 예정되었던 낮 2시의 동료이자 후배이자 선원이었던 그리고 이 항해의 유일한 선원과의 만남에서 얘기했다.
한시간 정도 같이 얘기한 후에 김박사가 이렇게 제안했다: 어차피 돈을 일부 내었으니 트럭으로 요트는 옮기고, 거기서 좀 고치고 타보면서 결정을 하면 어떠 하냐고.
생각해보니 좋은 생각이다.
그래서 이제 계획이 바뀌었다.
(1) 기존 계획은: 트럭이송 (아나폴리스 -> 샌디에고); refit/shakedown sailing; 항해 (샌디에고 -> 하와이).
(2)12/12일 몇시간 동안의 계획은: 일단 포기; 겨울방학 중에 도미해서 배를 한국으로 트럭과 화물선을 통해서 배송.
(3) 12/12 오후부터의 변경된 계획: 트럭이송 (아나폴리스 -> 샌디에고); refit/shakedown sailing; (a) (장거리 유경험 선원과 함께) 항해 (샌디에고 -> 하와이), (b) 항해 (샌디에고 -> LA)+화물선 배송 (LA -> 한국/일본), (c) 상거 후 귀국 -> 여름에 다시 도전.
이제는 첫 계획을 포함해서 세개의 계획안 중에서 샌디에고에서 배를 약간 고치고 테스트하며 배를 좀 탄 후에 우리가 자신있게 느끼고 다른 전문가들도 긍적적으로 생각할 때 항해를 시작할 것이다.
내가 자신있게 느끼지 못한다면 아무리 배에 구명선과 EPIRB (조난신호발생기)가 있지만 그들을 사용할 상황은 되도록이면 피하도록 할 것이다.
특히 다른 이가 제안한 우리같은 미경험자들이 이 먼 장거리 항해 (off shore sailing/cruising)를 할 때는 장기항해에 경험이 많고(?) 이 항해에 같이 가고 싶어하는 선원이 같이 동행해야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는데, 복잡한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엄격한 선택기준을 적용해서 될 수 있다면 노력해서 적합한 장거리 항해 유경험의 선원을 추가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진작에 이렇게 Plan-A, Plan-B, Plan-C 같은 대안을 설정해야 했을 것 같다.
가까운 국내의 다른 곳으로 항해를 할 때도 보통 생각대로 바람이 불 지 않거나, 그곳의 항구 사정으로 정박을 하지 못한다던지를 상정하여 근처의 다른 항구등으로의 정보와 연락처 등을 항해에 나서기 전에 미리 알아두고 날씨를 기다린다.
이렇게 먼 거리를 항해한다면서 아직까지 이렇게 기본적인 계획의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이 나의 조급성과 관리능력 부족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 같아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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