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09/11/14: 해운대 항해와 귀경길 첫 폭설

cool2848 2009. 11. 15. 13:21

 

내가 존경하는 *교수님.

 

10년 전에는 내 딩이(dinghy: 선실이 없는 작은 돗단배)를 한강에서 타다가 캡사이즈(전복)되었던 둘이서 한강물을 좀 먹은 경험이 쎄일링의 전체 경력이시다.

그래서 이번에도 배가 전복되냐고 확인하셨다.^^

가능합니다, 다만 배 밑에 커다란 납덩이를(7톤 정도, 배 무게의 약 43%) 달고 있어 금방 복원된다고 말씀드렸다.

 

 

그제는 점심 때에, 내가 같은 직장에서 오랫동안 같이 지내왔고 개인적으로는 우리 직장에서 가장 내가 좋아하면서도 존경하는, *교수님과 같이 부산에 기차를 타고 가서 저녁을 하고 같이(?)^^ 자고 같이 쉬고 산보도 하고 맛있는 것들도 먹고 오후에는 항해도 하고 저녁에는 차를 몰아 서울로 돌아왔다.

원래는 같이 마산으로 요트를 타고 갈 예정이었으나, 목표지에서의 문제가 발생하여 그냥 해운대에서 주말을 보내고 오게 되었다.

 

1985년 같은 직장에서 만나 오랫동안 같이 지내왔는데, 이제 일년반만 있으면 정년퇴직이시다.

사모님은 맞춰보니 나랑 국민학교 동기였다.

두분 다 훌륭하지만, 특히 위의 교수님은 내가 정말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분이다.

옆에서 많은 시간 같이 보내면서 학문적으로 또 개인적으로 나에게 여러 도움을 주셨다.

이런 사람과 같이 인생의 중요한 시기를 공유하면서 보냈다는 것은 나의 행운이다.

생각해보면 나의 주위에는 훌륭한 부모님과 자매들, 친구들 이외에도 이런 훌륭한 분들이 여럿 있고 또 나와 잘 어울려주셨다.

그런 점에서 나는 참 복이 많은 사람이다.

 

어제 항해에 바람은 매우 좋았다.

나갈 때 광안대교 앞에서는 조금 불안정한 10노트에서 6~7노트도 됐지만, 점차 남쪽으로 감에 따라 15노트에서 20노트의 북서풍이 불었다.

연안의 파고는 1미터 안쪽이었다.

날씨는 화창하고 따뜻했다.

오륙도 앞을 지나 부산항 항만경계 앞으로 나갈 때 점점 바람이 세져서 나중에는 25노트 정도까 불었다.

배는 대개 15도 정도 기울어졌으며 두번 순간적으로 30도 기울어진 적도 있었다.

속도는 최대 8노트 정도, 평군 6노트 정도로 매우 좋았다.

계류장으로 돌아오니 2시간이 약간 넘었다.

참가자는 *교수님, 나, 그리고 언제나 같이 타는 전선주님였다.

 

저녁에 서울로 올 때 11시반 정도인가 추풍령과 대전 사이에서 이십여분 정도 동안 매우 심한 눈보라라 기어서 갈 정도까지 차들이 천천히 조심스럽게 고속도로를 달렸다.

휴게소에서 쉬었다 가려고 하는데 눈이 약간씩 덜 와서 그냥 계속 왔다.

다시 천안 근처인가에서 또 오분에서 십분정도 심한 눈보라로 조심스러웠다.

 

Extra: 정교수님이 나중에 보내온 사진에 제 사진이 있어 올립니다.

마음에 드는 사진은 아니지만, 다른 사진이 없고 또 제 자신의 정직한 리플렉션이라고 생각되어 올립니다.^^

에어님이 조언해준대로의 바지를 입었어야는데, 그냥 배에서 작업하기 좋은 바지에다 허리띠도 잊었네요.

기장군 시랑리 마을앞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