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뉴질랜드와 호주 여행을 계획하면서 생각난 친구가 있었다.
안타깝게도 여행이 거의 다 지나간 지금도 연락이 안되고 있다.
한국에 돌아가면 인터넷으로 연락을 해야겠다.
여행 바로 전에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켄의 이메일과 직장 전화번호는 찾았는데, 미처 연락을 취하지 못하고 떠났다.
그러면서도 먼저 하는 뉴질랜드 여행 중에 이메일로 연락을 취하려고 생각은 했다.
공항에서 호주를 먼저 간다는 계획 변경을 갑자기 알게 되어 제일 걱정이 된 것은 켄과의 연락 가능 여부였다.
나는 켄을 1971년인가 만났다.
켄은 당시에 한국에 온 뉴질랜드 교환학생이었다.
막 외국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나와 몇 명은 대학을 막 입학한 상황이었고, 우리나라에 온 외국 교환학생들을 가끔 같이 만났고, 켄과 다른 외국학생들의 한국 생활에 친구를 해주었다.
켄은 기석이 형과 친했고, 나와도 친해졌다.
또 켄은 영옥이 누나와 친해졌다.
우리는 평택에 있던 한뉴모범농장에도 같이 여행을 갔고, 강화도에도 같이 여행을 갔었고, 일본에서 회의를 만들어서 아시아에 온 외국학생들이 귀국하는 길에 같이 일본에 가서 회의도 하고 여행도 갔었다.
켄은 돌아간 다음 해인가 다시 한국에 돌아왔었다.
결국 몇 년 후에 켄은 영옥이 누나와 결혼을 했다.
그 후에도 가끔 켄은 친구들과 연락이 있었다.
그러다가 내가 미국에서 유학 생활 중 동부 쪽에서 박사를 할 때 어떻게 연락이 되어서 당시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교수를 하고 있는 켄과 영옥이 누나를 연말에 만나러 갔다.
추운 12월 30일 이었던 기억이 난다.
집에 갔더니 집에 양을 여러 마리 길렀던 것 같았고, 귀여운 영옥이 누나가 애들 4명과 맞아주던 기억이 난다.
그날인가 다음날 저녁에는 켄의 다른 친구들 두어 커플들과 켄이 집에서 만들었던 홈브루드 비어을 마시면서 옛추억을 얘기하고 놀았던 것 같다.
애들이 착하고 너무 재주들이 많았던 기억도 난다.
몸을 틔위스트하던 애, 만화를 잘 그리던 애, 피아노를 잘하던(?) 애.
하루 밤인가 두 밤을 켄의 집에서 자고 놀다가 오랜만에 일리노이 어바나에 연초에 가서 무지 추운 겨울 날 내가 지내던 Daniels Hall 이라고 불리던 대학원생 기숙사에 들려서 한국 이름들을 전화하던 기억도 난다.
그러고 한동안 서로 연락이 없다가 10년 전쯤에 켄이 북한을 다녀왔다가 우리 집에 와서 친구들 몇 명을 불러서 같이 북한에 대한 슬라이드쇼를 보여주고 북한 생활에 대한 얘기를 해주었던 기억이 있다.
그 다음에 전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그러다가 이번 여행을 오면서 당시에 나에게 얘기해줬던 켄이 시드니에 있는 호주국립대학교에 있다던 얘기가 생각나서, 막연히 생각나는 켄의 성과 함께 구굴탐색을 했더니 직장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알아낼 수 있었다.
그런데 미리 연락을 하지 못하다 보니, 시드니에 갔을 때 연락할 수가 없었고, 뉴질랜드 크라이스쳐치를 여행하면서 워낙 그곳 출신인 켄이 생각이 난 것이다.
미리 연락해서 이번 여행에 만났다면 얼마나 서로 반가웠을텐데….
기다려라, 켄, 내가 한국에 돌아가면 이메일 할께.
언젠가 다시 보자.^^
(후기: 조금 전 이메일을 찾아서 편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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