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수리!!!와 항해

09/10/6-12: 다음주의 장기 항해를 위한 준비작업

cool2848 2009. 10. 10. 23:00

 

10/6(화)

10/8(목)에 전곡항으로 항해를 시작하기로 화요일 아침에 확인되어 수요일 밤 크루가 오기 전에 여러가지 준비를 위해 직장 일을 마치자마자 부산행 저녁 기차를 탔다.

 

기차 안에서 The Votager's Handbook을 읽기 시작하여 기차 안에서 Foreword, Preface, Acknowledgments, Introduction을 읽다.

내가 현재 준비하고 있는 장기 항해 크루즈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것 같다는 불안감을 확인해주는 구체적인 잇슈들을 발견하다.

 

10/7(수)

계속 일본에서의 태풍 피해 상황에 대한 뉴스와 남해안의 풍랑주의보로 출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에 쌓인다.

 

요트 주 엔진의 엔진 오일과 열교환기/라디에이터의 냉각수를 확인하다.

 

디젤 발전기의 엔진 오일을 채워넣고, 라디에이터의 냉각수도 조금 채워넣다.

발전기를 돌려 보니 잘걸리지 않는데, 연기가 금방 엔진룸에 가득 찬다.

연기를 빼고 다시 시동을 걸어보니 발전기의 머플러가 주 엔진의 머플러와 연결되어 있지 않고 그냥 엔진룸에 노출되어 있다.

(이것도 저번 엔진을 교체하면서 그냥 빼놓은채로 제대로 복원시켜 놓지를 않은 곳이다.)

 

점심 후 약 두시간에 걸쳐 장기 항해에 대비하여 500리터의 디젤(리터 당 1,250원)을 배 연료 탱크에 넣다.

수영만은 항만 시설이 아니라서 주유차로 쉽게 주유할 수가 없다.

그래서 20리터짜리 말통 25개에 나눠서 한통 한통 배에 들어 올리고 반대편의 연료주입구에 하나하나 조금씩 흘려가며 넣었다.

들고 온 사람들도 고생이고 나도 고생 많이 했다.

아이고 팔 아퍼.

 

계속 같이 항해할 사람들과 통화하다가 드디어 이번 주에는 아무래도 항해가 어려울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이번 주는 그냥 준비 작업을 여유를 가지고 하기로 했다.

다음 주말과 주중에 크루 두세명이 될 듯 하여, 다음주의 주말과 주중으로 나눠서 일단계는 목포항으로 그 다음 단계는 거기서부터 전곡항으로 항해해 갈 듯.

 

디젤엔진이 소리가 너무 진동이 심하고 시끄러워서 얘기를 하니, 집에 왓던 뉴질랜드 부부 중 브라이언이 상황을 들어보다 제안한 에어필터 어쎔블리가 없어서 특히 소음이 심할 것이라 하여, 이부품을 구하기 위해서 근처의 현대자동차센터에 가서 주문하니 구할 수 있다며 월요일 2시 이후에 물건이 온다고 한다.

 

이어 오후에는  영도에 가서 배위에서 걸린 밧줄을 끊을 수 있는 낫 기 막대기(보통 대나무를 사용한다고 함)에 달아서 쓸 수 있는 낫을 구하고, 옆의 배에서 새로 산 중고 (스쿠버용) 공기통에서 묶운 공기를 뺀 후에 새 공기를 약 180기압 정도 넣고, 간김에 저번에 잃어버린 배에서 사용할 톱날달린 스쿠바용 스텐 칼과 공기통의 위 고무카바와 아래카바도 구입했다.

 

바로 옆 자갈치시장에서 48년인가 되었다는 함흥냉면집에 가서 곱배기를 시켜 먹었는데, 그런대로 맛 있었다.

양념이랑 고명이 서울의 내가 가는 단골집과 좀 다르면서 괜찮았지만 면은 확실히 못했다.

 

그후, 옆의 군장비 파는 집에서 100% 울의 미군 담요(5만원)와 미군 판초(4만원)를 구입했다.

국내에서 100% 울 담요를 몇년 전에 구하려고 했는데, 고급 백화점에 판매되는 비실용적이게 너무 작은 아주 비싼 담요만 있어 못 구했었는데 내가 구하던 것이 색만 빼고는 바로 미군 담요가 제공하고 있었다.

담요에 보니 60% 새울(virgin wool은 아니지만 new wool이라고 쓰여있음)에다 40%인가의 재처리울(processed wool)이라고 쓰여있고, 좀벌레가 먹지 않도록 처리되어 있다고 쓰여 있다.

케잎혼 등에 항해하는 항해기들을 읽으면서 알게 된 사실 중에 하나가 바닷물에 젖어서도 몸을 따듯하게 해주는 천종류는 자연산 울뿐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배에서 선원을 위한 객실 비치용으로 구입.

한번 사용해보고 좋으면 나도 하나 구해야지.

 

처음 가게주인이 미군용 판초라고 내보여준 근사한 판쵸는 읽어보니 ....H(A가 빠짐)ND...이라고 쓰여 있어 물었더니 다시 좀 더 비싼 미군이 직접 가지고 왔다는 판쵸를 보여준다...ㅎㅎ

그러면서 방금 전 사만원이라더니 사만오천원이라고 부른다.

그저 장사치들이란...

어쨋던 판쵸도 배위에서 비올 때 밧줄 등에 묶는 등 작업을 할 때 몸에 붙는 우비보다 유용하게 사용될 듯 싶어서 구입.

 

10/8(목)

아침에 배 갑판을 오랫만에 수도물로 청소했다.

이어 물탱크도 가득 채워 넣다.

 

점심에는 용궁사 근처의 시랑리의 한정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고, 바닷가 해변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겼다.

일본에서의 태풍 여파로 바닷가에는 해안도로 앞에 바위들에 파도가 심하게 쳐서 부딪히어 멋있었다.

시랑리에서부터 봄에 와봣던 대변항, 그리고 원죽마을까지(?) 푸른 바다와 짙은 색의 소나무가 어울리는 바닷가.

부산에서 불과 15분 내지 30분 거리 이렇게 오염되지 않는 어촌마을들이 많다.

 

오후에는 펜더보드에 구멍을 뚫은 후 가는 밧줄을 묶고, 또 메인쎄일의 맨 아래 빠진 배튼 끝부분에 잃어버린 배튼 마개를 대신해 묶을 수 있는 구멍을 뚫었다.

이어 건전지가 닳아 삑삑대는 연기탐지기(smoke detector)의 배터리를 사와 갈고, 고장난 선실내 시계를 띁어 가서 시계가게에 가서 맡겼다.

토요일이나 일요일 연락을 주겠단다.

 

저녁 8시에는 마침 시간에 되어 아파트의 입주자회의에 참석했다.

참가자는 약 삼십명 정도 됐는데, 사우나와 헬스클럽 운영의 시간 연장이나 옆의 공사장에서 날아오는 분진 등에 대한 공동 불평, 7층 야외 정원에 애완견 데려오는 문제 등과 각 집에서 많이 경험되는 허술한 시공문제나 냄새나 기기에 대한 정보들도 서로 교환했다.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나에게는 많은 경우들을 들을 수 있는 좋은 정보의 장이었다.

 

저녁에 자기 전에 어제부터 읽던 같은 책의 1장 선원에 대한 장을 읽었다.

장기 쿠루징에서 제일 중요한 세가지 요소, 선원, 재정, 배 중에서도 제일 중요한 선원에 대한 내용이었다.

세계일주를 한 사람들 중 대부분은 부부 관계나 이성친구였다.

소수는 혼자였고.

선원의 나이도 대부분 육체적 강인함과 건강요인 때문에 55세 정도가 세계일주의 상한인 듯 하고.

이래저래 혼자 하려고 계획하는 나에게는 상당히 부정적인 내용이었다.

.....OTL

 

10/9(금)

저번에 만난 미국인 서퍼인 토비집에 전화했더니 부인이 집 고치는 사람들이 집에 있어 내려올 수가 없으니 올라 오라고 해서 그집에 가서 부인과 한시간 정도 같은 아파트 입주자로서 문제 등에 대해 수다를 떨다.

이집은 거실 쪽에서 동백섬 일부와 넓은 바다가 매우 보기좋게 볼 수가 있엇다, 부러웠음.

토비는 이미 해변에서 서핑을 한다고 해서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 앞 해변으로 갔다.

토비는 모래사장에 앉아 파도와 바람이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한시간 여 같이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하다보니 일본인처럼 보이는 동양인 세명과 미국인 두세명이 서프보드를 들고 와서 물에 들어가 서핑을 하지만 아직 웨이브가 좋지 않아 나는 일하러 배로 돌아왔다.

 

8월달에 한 동해안 항해 때 찬장 안에서 부딪쳐 깨진 와인잔 등을 대강 치우고 잘 청소 안했는데, 찬장 배치를 정리하고 잘 청소햇다.

혹시나 다른 선원이 항해를 하다가 찬장에서 컵등을 꺼내다가 손을 다칠 수 있으니 이미 했어야 하는 일이었는데 늦었다.

동시에 갤리 의자 밑에 냄비류와 전기밥솥 등도 다시 잘 정리했다.

 

오후에는 옆의 목선과 같은 폰툰의 고무보트를 빌려서 배의 침수선 밑의 따개비 붙은 것을 두세시간 긁어냈다.

오후 늦게 토비가 찾아와 구경하다가 약간 도와주고 갔다.

그러면서 다음날 오전에 와서 배밑에 자기가 들어가 일을 도와주고 싶다고 제안해서 고맙게 받아들이다.

 

10/10(토)

아침 9시반 정도 배에 가서 정리해 놓은 공기통과 스쿠버 장비를 끄내다.

10시 정도에 토비가 와서같이 스쿠버 장비를 확인하고 입수해서 다시 테스트했다.

아무 문제가 없이 잘 작동한다.

 

약 두시간 정도 세네번의 휴식시간을 가지면서 큰 긁게와 작은 손긁게를 가지고 배밑에 들어가 토비가 배밑 청소를 했다.

나는 옆에서 보조를 했다.

스크루 근처와 러더, 그리고 킬 옆에 매우 많은 따개비와 굴등이 붙어 있었다고 한다.

 

걱정했던 스쿠루 샤프트에 전해용 아연은 녹지가 않아서 재부착할 필요가 없다고 해서 다행.

 

점심을 먹은 후, 2시에 테니스클럽에 가서 10월 월례회에 참가하다.

며칠 간의 무거운 것을 들고 운동을 하지못해 몸이 매우 무거웠다.

그래서 못하는 늙은이 조에서도 일승일패로 매우 저조한 게임을 했다.

 

운동이 끝나고 다 같이 오동도 근처의 SK아파트단지 바로 앞에 있는 클럽 회원이 운영하는 해군회관 내에 식당에 가서 저녁을 하다.

다 맛있었지만, 특히 맨 나중에 식사로 먹은 멍게비빔밥이 좋았다.

 

밥을 다먹고 회원들이 다 궁금해 해서 내일 일요일 오후에 테니스회원들을 태우고 쎄일링을 하기로 했다.

 

지금 해운대와 요트장에서는 밤낮으로 <부산국제영화제>가 한창이다.

이렇게 복잡하게 하는데, 뭔가 좋은 수확이 있기를 바란다.

일단 부산이 국제화 되는 것은 최소한 알 수 있겠다.

보다 확실한 결과도 있으면 좋겠다.

오늘 저녁에 영화라도 하나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내일 떠나기 전에 돛에 필요한 작업을 조금 해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