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수리!!!와 항해

09/8/27: 양식장 피해 보상 때문에 들린 송정해수욕장 및 해동 용궁사

cool2848 2009. 8. 29. 23:54

동해안 항해 제5일의 글에서 올렸지만.

항해 마지막날도 기여코 사고를 치고 말았다.

입항예정지인 부산 수영만요트장에서 1시간 정도 되는 기장 앞바다에서 양식장 로프에 걸린 것.

 

이일로 피해자인 어민과 여러번 통화를 하고 내가 보상을 해야하고 책임질 것은 다 보상하겠다고 말을 했으니 상대가 요구하는 보상액과 관련해서 현장과 해경에 보고된 사고 장소와 어민의 허가받은 양식장 위치에 대해 확인과 답사를 하러 부산에 다시 며칠 내려갔다.

그런데 사고난 바다가 바로 해동 용궁사 동남방 0.5마일 앞 바다이다.

그래서 간 김에 해동 용궁사에도 들려서 사고난 장소를 대강 가늠해봤다.

 

일단, 통화했던 해경 송정 출장소를 찾았다.

출장소는 송정해수욕장 한쪽 끝에 죽도공원이 있는 곳의 반대쪽의 어항을 바라보며 죽도에 위치해 있었다.

거기서 전화로 확인했던 사고 위치가 (피해입은 어민의 군청에서 허가받은 양식장 위치와 많이 달라서) 맞는지를 다시 확인하고:

09/8/19 22시10분

위치: 북위 35도 09분, 동경 129도 13분.

부산시 기장군 시랑리 용궁사 동남 0.5마일 해상.

 

그런데 해경에 가서 확인하고 나서 점심을 먹으려 해변을 둘러보는데, 내눈에 띠는 <송정윈드서핑스쿨>.

주인은 이 자리에서 20여년 이상 윈드서핑을 하고 2000년도부터 이곳에서 클럽을 운영하는 여성 윈드서퍼이다.

들어가서 오래동안 않했는데 다시 하고 싶다고 하며 현재의 내 보드와 리그를 알려주니, 자세히 조언해준다.

알고보니 송정은 일년 중 70% 정도 윈드서핑하기 좋은 해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나는 부산에 이리 좋은 조건의 윈드서핑 장소가 있는 줄 몰랐다.

한번 와서 윈드서핑 오랫만에 맛 좀 봐야겠다.

그런데 송정해수욕장에서 요즘은 서핑도 많이 한다고 한다.

그래도 요새 유행하는 카이트서핑은 않하는 것 같다.

 

마침 좋은 바람에 나온 윈드서퍼들.

 

바람을 타고 질주하는 윈드서퍼들.

돛크기는 5~6대라고 한다.

한강에서의 나의 돛은 8과 9.0 정도인데, 얼마나 바람이 좋은 지 알겠다.

이래서 부산에서 살아야 해...

얘기해본 결과 나의 경우는 보드를 바꾸는 것보다 오히려 리그(마스트와 돛)를 여기에 맞게 작은 것으로 바꾸고 좀 더 프래이닝이 잘되는 스케그를 하나 더 마련하는 것이 이곳에서의 윈드서핑에 좋을 것 같다.

 

서핑스쿨에서 물어서 간 바로 옆의 <월깍뚜기>란 이름의 생대구와 갈치찌게 집.

 

1만원짜리 갈치찌게.

갈치찌게도 우리나라 갈치라서 맛있었지만, 특히 쌀이 좋았고 나머지 밑반찬들도 참 정성이 든 좋은 재료와 맛이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얼마나 맛있는 지 알 수 있을 듯.

특히 깍뚜기가 오래 숙성되어 맛이 깊었고, 파김치도 아주 좋았다.

혹시나 송정에 오시면 꼭 한번 드셔보시길 강추.

 

맛있는 밑반찬들 때문에 밥은 한공기 더 주문했다.

 

밥을 먹고는 사고 현장을 볼 수 있는 시랑리 마을로 갔다.

송정해변에서 매우 가까운 바로 다음 바닷가였던 것 같았다.

 

시랑리 방파제에서 바라본 해도 용궁사와 사고난 그 앞바다.

오른쪽의 큰 건물은 부산시인가 국립 해양수산연구소이었던 것 같다.

 

당겨서 본 용궁사.

내가 용왕님들에게 불경한 생각을 갖고 있었는 지, 바로 용궁사 앞에서 사고가 났다니.

 

용궁사 들어가는 입구의 12지신상.

그 앞에 놓여진 돈상자에 집중.

 

이광수의 해동 용궁사 찬탄(?).

 

용궁사 입구, **문.

 

들어가며 오른쪽에 또 보이는 기복불.

절 본당이 아직 나타나지도 않았는데, 논내고 비는 데가 많은 것이 마음에 조금 걸린다.

 

이 계단을 내려가면 만병에서 벗어나고 건강해 진다나.

 

바닷가 쪽에서 바라본 용궁사.

참 보기가 좋았다.

크지는 않지만, 산과 바다를 다 아우르며 조화시킨 모습이다.

 

사고 지역을 찾아 해돝이바위 앞에 서서 동남쪽을 바라본다.

저 앞에 있는 브이들과 로프로 이루어진 양식장인가?

 

아니면 방생단(?)이 있는 이쪽이 더 맞을까?

 

본당으로 가는 계단 아래에 있는 소원성취 조형물들.

 

 

마침내 다리를 건너 본당으로 가게 되니 여기도 돈은 않내지만 <만복문>이라고 .

 

 대웅전에서 절하는 처자.

뭘 비는 걸까?

본당 옆에서는 입시기원 100일 기도인가가 진행되고 있던데...

 

물어봤더니 대웅전이 동남방향으로 앉았다고 하니, 대웅전 앞 계단에서 정면으로 바라보는 이 앞바다 0.5마일, 약 0.9키로미터 앞이다.

사고도 좋은 곳에서 났다는 생각이 든다.^^

 

대웅전 바로 옆에 있는 또 다른 복전함.

 

이 사찰은 수려한 장소 덕에 극단적으로 관광지처럼 느껴지고, 또 그 역사 때문에 복을 잘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수많은 구체적인 복을 비는 곳이 있어 마치 기복신앙의 대표적인 장소처럼 보인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너무 수련하는 도량같은 느낌이 않들었지만, 또 다른 편으로 보면 신앙이 깊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절로 오고 불교에 쉽게 접근하여 불교에 인연을 맺을 수 있는 좋은 중간 장소같은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내가 이리 생각하니 바로 이 앞바다에서 사고를 친 모양이다.^^

 

추신: 다행히 글을 쓴 오늘(09/9/29) 피해자 어민과 가해자 내가 잘 합의해서 적절한 보상을 해주고 문제를 마무리짓지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