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에 김선장과의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
메인쎄일에 그동안 미루어 두었던 더치맨의 가이드라인/낚시줄을 부착했다.
저번에 미젠쎄일의 가이드라인을 부착한 경험에다 기존의 탑핑리프트라인이 그대로 살아있어서 훨 작업이 쉬웠다.
(낮에는 잘 안 나타나서 밤에 찍은 가이드라인 선들: 쎄일 카바 위로 낚시줄 올라가는 것이 두 군데 보인다.)
이렇게 메인쎄일에 작업을 하다보니 메인쎄일의 밑 부분의 약간 늘어져 있어 아웃홀을 쎄게 당겨서 피고는 그 바로 위의 구멍에 밧줄을 걸고 다시 무지 당겨서 돛의 밑부분이 드래프트를 잘 잡히도록 조정했다.
또한 쎄일 배튼이 충분히 당겨서 돛 속에 들어가지 않고 튀여나와서 탑핑리프트 라인에 걸리는 것을 바짝 당겨서 드래프트가 더 잘 생기고 동시에 걸리지도 않도록 조처했다.
오전에는 전날 택배로 온 쏠라패널과 풍력발전기 지지대 줄인 것을 혼자 부착했다.
또 미젠 마스트에 택배로 온 외부스피커 부착대를 사용해서 김선장이 올라가서 문제없이 외부스피커를 장착 완료, 드디어!, 했다.
이젠 콕핏내에 있는 헤일러/방송장치를 사용해서 자동으로 안개 속에서 종치는 신호를 보내거나 가까운 곳에 있는 배나 부두에 도움을 청하거나 소통을 이 스피커를 통해 할 수 있다.
워낙은 아래 VHF무선기의 방송이나 씨디라디오테크에서의 음악도 선상에서 들을 수 있게 되어 있는데 그 연결이 살아 있는 지는 다시 확인해 봐야 한다.
어쨋던 제일 필요하다고 생각죄는 중요한 외부 소통 기능 중 하나를 회복.
중요한 수리작업이 끝나고 얌전한 자태로 오후 늦게 다음날의 처녀항해를 기다리는 배.
나머지 소소한 거라던지 (없어진 메인쎄일의 맨 위 배튼 장착, 미젠쎄일에 슬라이드 장착, 뒤화장실 바닷물 입수문제, 빌지 펌프 쎈서 교체, 선상과 뒷방 스피커 연결, 콕핏 음악 연결, 엔진 오일 교체, 발전기 엔진 상태 확인, 정수기 상태 확인 등등) 두어가지 큰 문제는 (원 엔진 재생및 교체, 냉장고 작동 복원 등등) 남았지만, 일단 김선장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작업은 일단 끝냈다.
그래서 저녁에 낙동농원이라는 해운대에 소재한 생오리고기 구이집을 갔다.
생오리구이를 먹고도 충분히 먹었는데 옆 테이블에 밥볶아 먹는 것을 보고 시켰더니 양념구이를 먹어야 한다고 해서 다시 1인분 추가.
양도 많고 맛 있었다.
배에 남아있던 중국술과 소주도 더해서 그동안의 작업의 마무리를 자축했다.
쎄일및 천막 전문가인 장사장도 같이 불러서.
밥 먹는 중에 장사장에게 콕핏의 천막 줄여 맞추는 작업을 다시 부탁했다.
장사장은 주문드렁온 쎄일 들을 고치고 주 직장에서도 일해야 되고 해서 계속 내 작업이 늦어지는 고민을 얘기도 하고.
다음날인 23일 아침에 이것 저것 마음에 쓰이는 작은 일들을 확인하고 정리하고, 특히 뒤 갑판의 창고인 라자렛 속에 있던 밧줄들과 작업 중 아무렇게나 팽개쳐 두었던 것들을 항해를 위해 챙겨서 넣었다.
그리고 엔진도 걸어보고 웜업도 하였다.
그리고 오전 좀 늦게 11시 때 정도에 김선장이 와서 폰툰에 묶여져 있는 배를 혼자서 이안할 때 어떻게 하는 지 요령을 알려 주어서 인지하고, 드디어 이안했다.
그런데 날이 화창하고 바람도 거의 없이 조용한 듯 했지만, 마리나 밖에서는 바람이 불어서 직접 느끼지는 못했지만 배 위쪽에는 바람이 영향을 주어서 밧줄들을 풀고 후진을 하는 사이에 배가 옆으로 밀려서 옆 배에 조금 긁혔다.
그래도 출발.
기스나도 고.
이젠 나가는 거다.
다시 세울 수도 없다.
마리나 안에서는 맑고 조용한 날씨여서 시험 항해에는 좋다고 생각했으나, 막상 마리나를 벗어 광안대교 앞에 나오니 바람이 꽤 쎄다.
물론 파도 위에 거품이 나는 정도의 세기는 아니지만...
이렇게 화창한 날 약 한시간 이상을 광안대교 앞과 동백섬 앞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며 기주를 연습했다.
배가 앞으로는 비교적 잘 나가고, 왼쪽과 오른쪽으로도 잘 회전을 하는데, 뒤로는 잘못 간다.
똑바로도 잘못 가고, 뒤로는 회전도 잘 않된다.
광안대교 아래를 지나 광안리 해수욕장 앞에도 갔다가 나오고.
한시간 이상 이렇게 엔진만으로 가니 배기가스와 시끄러움과 떨림 때문에 약간 배멀미가 난다.
게다가 바람은 점점 더 세져서 이젠 평균 15노트 정도의 제법 돛을 펴기에 좋은 바람이다.
근처에서 여러 사람들이 탄 조그만 쎄일링요트가 바람을 받으며 달리고 있다.
부럽다.
나도 저렇게 달렸으면.
해서 조금 있다 결심했다.
언젠가 해야 할 일.
배를 풍상으로 돌린 후 엔진을 제일 약하게 하고, 뒤에 있는 미젠돛을 올렸다.
오호, 생각보다 쉽네.
그리고는 이어 앞돛인 제노아를 조정하기가 너무 어렵지 않게 95% 정도만 폈다.
제노아의 쉬트/돛조정줄을 잡아 주지를 않고 펴니 바람에 무지 돛이 펄럭인다.
이렇게 하면 돛이 쉽게 상한다고 주의하라고 바로 어제 저녁에 식사를 하면서 쎄일 사장이 말해준 것인데.
어쩔 수 없다.
혼자 어쩌라고.
돛을 펴고 간신히 쉬트를 잡아 당겨서 고정하니 이제야 돛이 펄럭거리며 법썩 떨기를 끝낸다.
펴진 미젠돛.
돛의 아래부분이 잘 펴지지를 않았다.
좀 더 핼야드(돛을 마스트의 위에서 잡아당기는 줄)를 당기고 돛 아래 부분을 당겨서 잘 펴야 하겠다.
특히 탑핑리프트 라인의 움직임을 막는 캠클릿이 없어서 그냥 묶었더니 위치가 바뀌어져 내려온 탑핑리프트 라인으로 제 위치에서 벗어난 가이드라인의 맨 위 부분들이 보인다.
이것도 고정해야 겠다.
대체로 만족스럽게 펴진 앞 돛.
이렇게 광안대교 앞에서 이제 오동도 앞까지를 엔진을 끄고 옆바람/빔을 받고 달렸다.
바람속도는 15노트에서 19노트 정도.
메인쎄일은 펴지도 않고 이렇게 달리는데 평균 5노트 정도로 잘 달린다.
어느 정도 달리다가 택킹을 시도하는데 잘 안된다.
또 다시, 안된다.
어느 정도 풍상으로 배가 가다가 거기 가서는 더 이상 돌아가지를 않고 거의 히브투(heave-to) 한 것처럼 뒤 돛은 기존의 방향으로 앞돛의 억지로 잡아당겨서 일부만 역방향으로 모양이 잡혀서 배가 정지를 한다.
이렇게 몇번을 하다 보니 깨달아 지는 것: 앞돛은 풍하로 가려고 하고, 뒤돛은 풍상으로 가려고 하고 둘이서 싸우면서 배가 한쪽 방향으로만 안정되게 하지만 배 중심에 위치한 주돛이 없으니 너무 안정되어 있어서 회전이 너무 어려운 점.
그래서 그냥 갔다.
나중에 어떻게 되겠지...
잘 갔다.
오동도도 지나서 이젠 부산항의 통제 구역이다.
여기는 큰 화물선과 정기 여객선등이 느리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빠른 속도 항구로 출입하는 고속도로 같은 곳이다.
이젠 돌려야 한다.
해서 이번에는 자이빙을 시도했다.
이것도 만만치 않다.
어느 정도는 쉬운데 이것도 마지막에 잘 않돌아간다.
해서 억지로 윈치로 앞돛을 반대로 당겼다.
조금씩 돛이 사이드스테이쇠줄에 비비면서 넘어온다.
한참을 해서 드디어 넘어왔다.
성공.
이어 돛줄들을 당겨서 조절하고.
그런데 배가 오동도에 가까워지지만 잘 나가지를 않는다.
물론 배의 각도가 바람을 옆에서 받는 것이 아니고 앞옆인 50도에서 60도 사이로 받아야 수영만 쪽으로 간다.
조금 더 쉽게 바람을 옆으로 받으려면 광안대교 옆 육지가 튀어나온 곳으로 부딪히게 된다.
게다가 배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 어려운데...
이렇게 하는데 뒤에서 큰 해경함정이 오는 것이 보인다.
위에는 사람들이 많고 외부스피커로 사람들에게 부산항과 앞바다에 대해 소개를 하고 있다.
에구 피해야 하는데.
끙끙 힘쓰다가 오동도 쪽으로 밀려가는데, 저쪽에서 알아서 옆으로 비켜준다.
물론 내가 돛단배고 저쪽은 엔진배니까 내가 우선권이 있기는 하지만 이건 아닌데, (죄송.)
작년 10월 표류했을 때 우리배를 끌어준 것 같은 크기의 해경함정이다.
고마운! 해경.
언젠가 그 고마움을 표할 기회가 있겠지...
하다 보니 다시 알게 된 것: 지금이 밀물 때여서 광안대교 쪽에서 부산항 쪽으로 해류가 있어서 오동도 쪽으로 올 때는 바람과 조류를 타고 쉽게 온 것이고, 다시 돌아가는 지금은 바람도 반대에다 조류도 반대로 내 배가 거의 1노트 정도로 간신히 가면서 조류의 영향으로 육지쪽으로 밀려 가는 것이다.
해서 마음에는 들지 않지만 배의 엔진을 켰다.
2노트.
엔진 회전수를 조금 더 높이니 겨우 3노트, 그래도 이제 전진이라고 말할 수 있다.
휴우~
이제 좀 마음을 놓고 광안대교 우측에 보이는 동백섬을 향해서 60도 정도의 풍상으로 움직인다.
50도 정도로 가면 바람방향이 조금 바뀌면 앞돛이 펄럭대며 난리를 치고 진행이 거의 멈추는 정도가 된다.
조금 마음을 놨는데 갑자기 빠앙~~
어느새 관광선이 뒤에서 나에게 조심하라고 신호를 보낸다.
어부들이 그물을 표시한 브이를 보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게다가 오줌도 마리다.
있던 물도 한컵 다 마시고 우유도 마시고 사과도 먹었고 시간은 지났으니...
목은 마르고 아랫배는 꽉 찾다.
에구에구 정신없어라.
이렇게 이렇게 광안대교 앞에서 비교적 조용하고 배가 안정되는 곳에 와서 돛을 내리고 배가 접안할 때 쓰는 고무에 공기를 넣은 펜더를 배 옆구리에 부착하고, 아직도 바람이 쎄서 김선장에게 전화해서 마리나에 들어가려고 하니 접안하는 것을 도와 달라고 요청하고.
배 뒤로 가서 누가 있나 본 후에 바다에 쉬이 하고.
마음을 잡아먹고 마리나로 들어갔다.
천천히 마리나 안으로 들어가 간신히 내 자리에 배를 대니 김선장이 배가 밀리지 않게 밧줄을 잡아서 폰툰에 매주었다.
에고 에고, 이게 왠 사서 생고생.
그래도 이제 폰툰에 내려오니, 마음이 놓인다.
성공적으로 혼자서 이 배를 처음 운항한 것이다: 대과없이, 약간의 도움을 얻어서...
앞으로 많은 날이 필요할 것 같다.
다음에는 주돛/메인쎄일을 올려야지.
배가 출항하는 데 기본인 이안은 문제가 없을 듯 한데, 접안은 아직도 큰 문제이다.
배가 옆으로 조금씩 가게 하는 조그만 전기스크류를 장착해야 하나...
긴장을 풀고 저녁을 먹으러 갔다.
맥주를 마시며 잘 하지는 못했지만, 나름의 성과에 대해 토의하고 자축했다.
브라보, 쎄일링!
브라보,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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