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마당

08/07/31(목): 죽어버린 새끼 고양이 발견.

cool2848 2008. 7. 31. 14:34

 

며칠 전에 생긴 일이지만, 이제야 쓸 마음이 생겼다.

이삼일 새끼 고양이가 않보이는거다.

얼마 전부터는 밥 줄 때 멀리 도망가지도 않고 해서 제법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다른 큰 고양이도 잘 않보인다.

 

삼일 전에 밥 주려고 나가서 사료그릇에 몸을 굽혀 사료를 넣는데, 아직도 수리를 끝내지 못한 잔디기계 밑에 뭔가가 희끗한 게 보인다.

헉.

잘 보니 작은 동물의 해골의 일부이고, 털이 보이는 머리 일부와 몸체는 않보이던 고양이새끼의 것이다.

조심스럽게 잔디기계를 들어올려 옮겨보니 고양이새끼가 죽어있고 몸은 부패되어 부풀어서 크게 보인다.

왠 동물이, 아마도 마당에 깔린 개미들, 이미 머리 부분을 많이 먹어 며칠 사이에 하얀 해골이 많이 보이고.

배쪽에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 구데기들이 징그럽게 꿈틀거린다.

 

나두 죽으면 저리 되겠지...

사람이 죽으면 관에 넣을 때 내장이나 두뇌를 따로 제거하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이것이 생태계의 먹이사슬이리라.

 

그렇지만, 지금 잘 크던 이 고양이새끼가 참 안됐다.

이 마당에서 빽�하게 찬 잡초들 사이에서 엄마와 이미 사랑을 듬뿍 받으면서 잘 크고 있던 놈인데.

미처 피지도 못하고 이렇게 가다니.

 

자세히 보니 이놈이 어렸을 때부터 급하면 들어가서 숨던 잔디기계 밑에 들어갔다가 이미 커버린 머리가 기계와 바닥 사이에 끼었는데 그것을 요령있게 빼지 못하고 빼다가 지쳐 잠들다가 그만 벌레들에게 먹히고 죽어버린 것 같다.

안타깝도다, 고양이여.

 

내 애들은 물리적인 잔디기계와 바닦에 끼지는 않겠지만 사회적인 좁은 <틈>에 끼어 이렇게 고생하지나 않을지 걱정이 된다.

어린 새끼들이 경험하지 못한 해법을 모르는 우연한 틈에 드나들다가 말이다.

 

보통 때처럼 뭍어주지도 못하고, 그저 우글거리는 구데기들이 무서워서 잡초더미 사이로 버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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