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08/06/23: 딸을 만나러 보성으로 달리다...

cool2848 2008. 6. 25. 17:52

 

며칠 전에 이미 이주일 동안 125씨씨짜리 작은 스쿠터를 타고 전국을 여행하며 사진을 찍고 있는 큰딸을 만나러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났다.

 

보통 하는대로 일어나서는 우선 아침을 해결하고, 남은 밥으로 굵디굵은 김밥 두개를 싸서 과자랑 커피랑 물이랑 같이 작은 피크닉 가방에 넣었다. (흐믓~)

커피를 끓이고 마시면서 마당의 들고양이들이 이삼일간 배고프지 않게 사료를 두 그릇에 잔뜩 주었다.

마당에 나간김에 신문을 가지고 들어와서 조금 읽고,

이어 간단히 내의와 양말, 티셔츠 등을 두어개씩 준비해서 작은 백에 넣고, 사진기를 챙겼다.

이제 준비가 다 됐으니 샤워를 하고, 내놨던 청바지와 여름철 오토바이용 매쉬자켓을 입었다.

이틀 전에 애와 통화했을 때 오늘 지리산에 있을 것이라고 해서 나도 지리산으로 목표를 정했다.

만날 숙박업소는 오후에 애가 체크인을 한 후에 다시 문자를 보내주기로 통화했었다.

 

 

차고에 나가 오늘 타고 갈 스쿠터의 안장 밑에 카메라가방과 물과 과자를 넣은 빨간 피크닉백, 또 작은 옷들을 담은 천가방을 넣었다.

이어 엔진을 걸고 웜업을 하는 동안 들어와 현관문을 잠그고, 드디어 스쿠터를 타고 차고를 나선다.

큰길가에 있는 동네 주유소에 가서 휘발유를 가득 채우고 트립메타를 0으로 리�하고, 드디어 오늘 서울에서 지리산까지의 긴 라이딩의 길을 나선다.

 

성산대교를 건너서 자동차전용도로에는 오토바이가 갈 수 없으니 안양천을 건너서 목동쪽에 안양천을 따라 나있는 도로를 따라 광명으로 가서 1번 국도를 따라 안양을 거쳐서 수원, 그리고 오산 지나서 드디어 평택.

차들이 이미 많은 서울을 빠져나가도 국도 1번에는 계속 차들이 많았다.

오산까지는 저번에 전국투어 때 서울로 돌아오면서 꺼꾸로 달린 익숙한 길이다.

평택에 오니 거리는 많이 지나지 안았는데도 이미 두시간을 달렸다.

궁뎅이가 아퍼서 쉴 데를 찾는데 마침 길거리에 천원에 생과일쥬스를 판다.

사과를 고르니 그 자리에서 생쥬스를 만들어 준다.

맛있다.

 

(길에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했더니 이렇게 찍어주었다.^^ 물론 iso는 전에 애가 내 사진기로 찍은대로 1,000인가로 되있어 밝은 대낮에 이렇게 얼굴이 어둡게 나왔다.)

 

쉬며 애한테 전화를 해서 어디로 갈까하고 물으니, 이미 지리산을 그 전날에 보고 오늘은 보성으로 간다고 한다.

보성에서 모텔에 체크인하면 나한테 휴대폰으로 문자를 하기로 얘기한다.

그래서 두시간 온 후에 목적지가 지리산에서 보성으로 바뀌었다.

 

계속 달려서 천안과 논산, 공주, 정읍을 지나서 전주를 지나면서 전주비빔밤 잘하는 집에 들어갈까를 고민하다가 근처의삼례(?)인가를 지나서 휘발유를 채우고 휴게소에 들려서 싸온 김밥과 물로 요기를 했다.

가지고 온 캔커피도 마시고.

휴게소에는 약간 미안하지만, 다른 때 많이 사먹으니까...ㅎ

 

이어서 임실과 남원을 지나서 원래 목적지였던 지리산을 좌측으로 끼고 계속 남하하여 곡성을 지나고 주암을 지나서 드디어 보성에 도착했다.

전화를 했더니, 시내로 들어와 보성역을 지나 버스터미날 앞에 있는 보성관광모텔에 들었다고 한다.

 

모텔을 찾아 주차장을 들어서니 낯익은 흰색 스즈키 지에스알125가 보인다.

드디어 오늘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반 정도까지 두번 쉬고 국도를 따라서 새 오토바이 길들이기 하느라고 대부분 4,000RPM을 넘기지 않고 400키로를 달려온 것이다.

 

모텔로 들어가 창구에서 알려준 객실로 가니 애가 답한다.

방에는 애의 빨래들이 즐비하게 널려있다.

전날엔가 비를 맞아 가방속의 옷들도 다 젖어서 도착하자마자 빨아서 말리는 중이라고.

 

조금 쉬었다가 애가 고기를 먹으러 가자고 해서 녹돈(녹차를 먹인 돼지)구이를 잘한다는 집으로 가서 녹차술을 마시며 녹돈 삽겹살과 된장찌게로 저녁을 먹었다.

생각보다 맛있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