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실방에서 바라본 아침 풍경>
오늘 아침도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요란한 망치소리에 잠을 깼다.
아!
오랫만에 겨울답게 눈이 내리고 있다.
<동남쪽 방면>
지난 몇달 간 집앞에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시끄럽지만, 내가 감탄할 수 밖에 없는 것은 공사인부들이 새벽 일찍부터 나와서 휴일도 없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다.
이제 주 건물의 거푸집도 다 떼어냈는데, 주변의 담이나 주차장의 벽공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
이제 우리집은 옆과 뒤로는 몇년 전부터 빼꼭하게 원룸건물들이 들어서서 집을 포위했고,
나머지 남은 동남쪽으로도 이 신축 건물이 집을 가로 막아가고 있다.
싫지만, 강남은 아니어도 여기는 땅값 비싼 서울 시내 한복판.
싫은 사람이 떠나야겠지...
이 집터에서 내가 어릴 때부터 40년 이상을 살았는데...
국민학교 2학년 때 이사와서 할아버지, 할머니, 아저씨, 고모 등과 함께 아버지, 엄마, 누나들, 동생과 일하는 아줌마까지 대가족이 살아온 우리집.
옛날에는 닭도 기르고 토끼도 기르고 항상 개와 고양이가 집에 있었는데.
신촌로타리까지 버스가 다니고, 그 다음에는 언덕길과 목장길을 가로질러 우리집 앞 골짜기를 거쳐서 집들이 있는 거의 전원주택이었는데.
지금 신축 건설 현장은 안산의 줄기의 마지막 부분인 우리 동네 열다섯 집들을 내려다 보는 작은 산으로 꿩과 도마뱀 등이 많이 사는 나의 어릴 적의 전쟁놀이터였는데.
단독주택 열다섯 집 중에 40여년 전의 원주인이 사는 집은 우리집과 다세대로 변한 다른 집 하나.
그리고 보니 새로 이사왔을 때는 고추장, 된장 도둑도 가끔 있었던 진짜 옛날이었는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할머니도 나가시고, 아저씨도 결혼해서 분가하시고, 고모도 돌아가시고.
유학에서 돌아와서 새로 집을 다시 짓고, 애들 셋을 다 이집에서 키우고.
아버지와 엄마는 시골로 가신 지 이제 20년 가까이 되고.
애들도 다시 다 외국으로 가버리고.
큰애만 잠시 들어와 있지만, 나 혼자 도둑고양이 몇마리와 이집에서 산다.
앞으로도 한참을 더 살게 되겠지.
국민학교 2학년이던 코흘리게 어린애가 이제 중년을 넘어 노년으로 가고 있는데...
작년 말에 구입한 판화 한장.
부엌의 식탁 뒤편으로 걸려있다.
내가 인터넷으로 구입한 첫 그림이다.
식탁 위에 작년말 내 수술 때문에 우리집에 오게 된 동양난.
이주에 한번 물에 담갔다 �라고 했는데, 내가 뭘 잘못했는지 말라 간다.
또 식탁 전등 바로 아래에 두니 잎이 벌어져가는데, 위치도 옮겨야 할 듯.
현관 탁자 위에는 새해인사로 가져온 양난.
아직 꽃이 이쁘다.
옆에는 버리기 아까워서 버리지는 못하고 내놓은 몇달째 현관 이 자리에 있는 LD Player.
사진에 잘 않나왔지만, 눈수술 후 새로 구입한 크고 넓은 모니터.
글씨가 조금만 더 커졌는데도 보기는 훨씬 더 쉬워졌다.^^
넓어서 윈도우를 여러개 띠울 때도 엇갈려 겹쳐서 구별이 편하고, 데스크탑 일부는 항상 보이니 좋다.
며칠 계속 테니스를 쳤더니, 찐 뱃살에 운동 부족으로 익숙하지 않은데다가 결정적으로 잘 않보여서 예측이 어려워서 마지막 순간에 움직이느라고 왼쪽 무릎에 무리가 가서 추워도 당분간 자전거 타기로 무릎에 무리없는 운동을 하려고 한다.
그래서 어제 튜브레스 타이어여서 바람이 잘 빠지는 앞바퀴에 가게에 가서 튜브를 넣었다.
사장님이 타이어 안쪽을 손으로 만져가면서 혹시라도 있을 바람샘의 원인을 확인했다.
(뒷바퀴에는 이미 튜브를 넣어 있었다.)
지금 확인해 보니 딱딱하게 전혀 바람이 안뻐져 있다.
간 김에 핸들도 조정하고, 체인에 기름도 치고 닦아주게 했다.
덕분에 핸들 조정법과 앞바퀴 제거법도 확실히 알게 됐다.
어제는 조금만 타고, 테니스를 조금 쳤다.^^
그런데 오늘은 눈이 와서 계획대로 타기가 힘들 듯...
이 자전거는 아퍼서 누워있는 동안 구입한 접는 자전거로 미니벨로(바퀴가 작은 자전거)이다.
다혼(Dahon) 사에서 나온 스피드프로TT (Speed Pro TT).
<접힌 사진: 공구가 없이 약 25초 정도면 간단하게 접힌다. 무게는 11키로 정도.>
앞으로 시내에 나갈 때던지 (접으면 지하철에 승차가능) 외국 여행을 갈 때 간단히 접어서 가방에 넣어 가져가 볼 요량이다.
작지만, 스피드 위주로 만들어져서 (27단에 구름마찰이 적은 딱딱하고 가는 바퀴) 매우 빠르다.
접는 자전거의 제일 큰 장점은 운동하다가 언제던지 실증이 나거나 비가 오거나 해서 타기 싫으면, 접어서 택시나 버스나 지하철에 넣고 탈 수 있다는 점이다.
나같은 게으른 변덕쟁이에게는 "딱"이다.^^
브레이크가 잘 않듣는다는 게 마음에 좀 걸리지만.
어쨋던 내가 아퍼서 어디도 못가고 운동도 못� 때, 다른 사람들의 자전거 여행기들을 읽으며 이 자전거를 타고 떠나는 상상을 하게 해준 고마운 놈이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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