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마당

10년 넘어 운영하던 원룸의 매도.

cool2848 2007. 2. 22. 22:25

 

 

11년 전인가 집 근처에 있던 아버님의 땅과 그 이웃 땅을 사서, 똑 같은 두채의 원룸 건물을 지었다.

(이제 생각하니 당시 한채는 나중에 팔아서 세계여행용 돛단배를 사고, 다른 하나에서 나오는 임대료를 가지고 여행을 하고자 하는 포부에 찬(?) 계획이었다...ㅎㅎ)

당시에는 신문에 원룸을 지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좋다는 글이 한동안 올라왔었다.

 

벤쳐라는 말이 유행하기 한참 전 아무런 경험없이 몇년 동안 벤쳐를 하던 나는 별 전망이 안보이자, 쉬워 보이는 임대사업을 해보기로 했다.

그래서 잘 알지도 못하고 여행을 가기 얼마 전에 아는 사람의 친구인 건설사 이사와 술을 먹고 의논을 했었다.

그런데 내가 여행을 간 사이에 내 허락도 없이 땅을 파고 있었다.

그래서 와서는 이왕 파진 것이니 시작했다.

(물론 이미 설계는 다른 회사에서 한 상태였다.)

 

그렇게 해서 비싼 재료들로 매일 나와서 건축하는 것 보면서 몇달 후엔 완공되어 임대분양을 했다.

그리고 그후, 한동안 건설회사에게 관리도 맏겼다.

그러다가 IMF가 나면서 임대인들이 나가거나 보증금을 많이 깍아줘야 있겠다고 하고 해서 얼마 간 빚도 지게되었다.

이때 관리도 내가 직접맡아서 관리인을 하나 고용해서 월급을 조금 주면서 운영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누나가 준 빚과 두채 중에 아버지의 땅위에 지어진 한채를 맞바꾸기로 하여서 넘기고, 내가 빚내서 산 이웃 땅에 세워진 한채만을 가지고 운영을 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그전까지는 좋았던 누나와의 사이가 급격히 나빠지게 되었다. 교훈: 친한 사람 간의 돈거래도 분명히 할 것.)

 

그런데 보증금이 오르면 그돈을 모아서 임차인이 바뀔 때 조금씩이라도 보증금을 줄이고 월세를 늘려 나가야 임대사업(?)으로서의 <수익모델>이 되서 이익이 창출될텐데, 나는 그런 거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저 조금 오르면 차액을 쓰게되고, 내리면 막기 바쁘고 하다보니 보증금도 늘리는 것도 싫어지고 그냥 아무일이 없이 현상 유지만하게 되었다.

핑게는 이익이 많아지면 어차피 세금 브래킷이 올라가서 이익두 별로 없다이었다.

(물론 정확히 세금 브래킷에 대하여 아는 것도, 찾아보지도 않았음은 물론이다.)

 

그래서 몇년 전에 팔려고 한두군데 알아봤는데, 별 반응이 없었다.

두어달 전에 우연히 임차계약을 하면서 거래하던 한 부동산에 말했더니 1월달에 연락이 와서 임자가 나타났는데, 얼마 정도 팔 생각이 있냐고 확인한다.

그래서 다 맡기고 귀찮으니 돈 남길 생각도 없으니 골치아픈 이존재를 좀 없애 달라고 부탁했다.

그랬더니 다음날로 성사되어 계약을 했고, 3월초에 잔금을 치르기로 했는데 어제 잔금을 치르고 매매를 확정지었다.

 

땅 사보고, 땅주인도 되어보고, 집 설계도 맡겨보고, 집 건축도 맡겨 집을 지어보고, 임대사업자도 되어보고, 빚쟁이(?)도 되어보고, 드디어는 집도 팔아보고, 그 동안 집 놀이를 잘 했고 배운 것도 많다.

돈?

거의 못 벌었다.

뭐 그래도 월급쟁이에게 목돈이 생기긴 했다.

(아직 세금도 안낸 주제에...)

좋은 경험하고, 망하지 않았으니 다행이 아닌가?!

 

이제 (신문 같은 데 쓰인) 남의 말만 듣고 적당히 큰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란 점도 배웠다.

이제는 조금 더 신중하고 남의 말보다는 자신이 확인하고 결정하는 바에 의존하여 투자를 할 것 같다.

(귀가 얇은 것은 여전하지만....ㅎㅎ)

 

노후을 위해 어떤 투자를 어떻게 해야할까?

내가 퇴직할 때쯤엔 연금공단은 아직은 망하지는 않겠지?

안 망해도 어는 정도의 돈이 더 있어야 어려움없이 살 수 있을텐데...

 

아무래도 서귀포 옆 위미에서 봤던 바닷가 땅은 잊어야 할 듯.

(집 짓고 살면 아름답고 좋기야 좋을텐데, 수익모델!!!이 못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