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마당

내려온 농구대와 죽어가는 나무들...

cool2848 2006. 9. 16. 14:15

 

 

 

 

 

애들이 온지 얼마 안되어 농구공을 몇개 던지니 대문 위에 올려좋았던 농구대를 고정하고 있던 오래된 밧줄들이 삭아서 끊어지기 직전이라 아쉽지만 위험하기에 농구대를 내려 놓았다.

내려놓고 보니 당장 내다버리기도 어렵고, 뭔가 써먹을 때가 없을까 궁리 중인데 뾰족한 생각이 안난다.

마당 한쪽에 마찬가지로 안 사용하여 낙엽모으는 장소처럼 되버린 골프 스윙 연습 고무판 위에 내려져 있다.

 

 

이 대문의 지붕 위에 벽돌 몇개를 쌓아 규정 높이로 만든 후, 배에서 쓰는 가는 밧줄로 이리 저리 지난 10년 정도를 이 대문 위에서 존재했다.

그래서 대문 안쪽을 빨간벽돌로 간이 운동장처럼 만들었다.

애들 어릴 때 농구 연습에도 잘 쓰였고, 나아가 일하던 할머니의 심심풀이 샷이 할머니의 아픈 허리를 낫게 해준 농구대인데...

지나가는 학생한테서 "농구대있는 집"으로도 불리게 해준 농구대.

이제 명을 다했는지 대문 위에서 내려오게 됐다.

 

Job Well Done!

고맙다, 농구대야.

그 동안 수고했다.

 

 

 

농구대를 사진 찍고 돌아 보니 마당에 좋은 나무 둘이 이미 죽어있거나, 말라가고 있다.

이 사진은 사랑방 옆에 있는 집에 유일한 소나무였는이다.

언젠가 말라 죽은 윗부분을 잘라주었는데, 몇년 전에 완전히 말라죽었다.

지금은 검은 낮은 가지들만 작게 보인다.

 

있을 때는 시퍼런 깊은 초록빛이 보기에 좋았었다.

작지만 좋은 자세로 정원에 깊이를 줬었는데.

미안하다.

잘 돌보지 못해서...

 

 

 

또 하나 집에서 한 때 가장 비쌌던 주목 (전나무가 아님: 속초의 어머님께서 지적해주심...감사.)의 윗부분이 몇년 전부터 말라가기 시작한다.

일년에 몇번 어떻게 하나 지나치며 생각하지만, 대책도 강구 안하고 그냥 지나간다.

그래두 죽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지금 이 나무들은 잡초로 엉망이 된 잔디밭과 함께 내가 집을 잘 못 돌보는 reminder로 나와 같이 집을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