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테니스, 골프...

드디어 한세트 이겼읍니다...ㅎㅎ

cool2848 2006. 1. 18. 12:41

지금 금방 들어왔읍니다.

지금 맥주 한잔 마시면서 아직 샤워두 안하고 이거 씁니다.

ㅎㅎ

너무 기뻐서요...

 

상대는 제 대학동기 입니다.

학교 때 공부는 별루 잘 안했던 것 같았는데,

운동을 아주 잘 하던 친구입니다.

여기 뉴욕에서 사업을 실하게 하면서 돈도 많이 벌었다고 하는데 (그래서 사실 많이 얻어먹었읍니다) 뉴욕 근교 가까운 데에 삽니다.

그래서 가끔 테니스를 치게 됐는데, 제가 계속 지는 겁니다.

 

이 친구가 중고등학교 때 축구선수를 하면서 워낙 달리기를 잘해서 학교 대표로 마라톤 시합에도 나갔답니다.

대학 때두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이 학교운동장에서 매일이다시피 축구를 하는데,

하루는 내가 지나가면서 보니 마이나스킥을 하는 겁니다.

그때 그런거 선수들도 잘 못하고, 외국 축구 시합에서나 가끔 보는 거였는데.

대학다닐 때 미식축구팀을 만들어서 아직까지도 후배들이랑 잘 지내는 다재다능한 운동선수입니다.

 

이 친구 아들 둘이 다 뉴욕주 중고등학교 테니스 챔피온을 지내다 보니, 매주 주말마다 아들들을 시합장에 데려다 주고 앉아서 테니스 게임도 워낙 많이 본 것 같읍니다.

 

치는 걸 보면 별루 쎈 것 같지 않은데, 구석구석으로 슬슬 들어옵니다.

눈이 매우 넓읍니다.

안경두 안 썼읍니다.

서브도 쎄지 않지만, 더블 폴트하는 거 못봤읍니다.

포핸드 별루인거 같은 데 나가는 거 못봤읍니다.

백핸드 나가지두 네트에 꽂지두 않읍니다.

본인 말로는 자기 와이프를 포함한 동네 아줌마 아저씨들을 같이 쳐주다 보니 거의 구석 구석으로 잘 보낸답니다.

또 워낙 뛰기를 잘해서 못받는 볼이 거의 없읍니다.

 

저는 폼은 좋구 잘치는 볼은 쎈데, 정확성이 없어서 많이 나갑니다.

게다가 네트에 꽂기도 잘합니다.

제가 보기엔 에라가 너무 많읍니다.

윈너/에이스 << 에라!

 

그런데 얼마 전에 미국 월간 테니스 잡지에서 "폼을 바꾸지 않고 게임을 개선하는 방법" ( 마진을 가지고, 잘치는 볼을 많이 치고, 써브는 위치를 위주로 하고, 발리도 위치를 위주로 하고, 스트로크는 주로 크로스코트로 하라는 다섯가지 방법) 읽고보니, 제가 정말 얼마나 팔로만 테니스를 쳐왔던가를 뼈저리게 느꼈읍니다.

테니스는 팔과 다리와 머리로 친다고 하잖읍니까.

그런데 저는 그저 팔로만 쳤던거죠.

 

그래서 저번 게임에서는 주로 백핸드를 안치는 방법으로 했는데, 그 전주의 게임에서 발리에서 찬스가 날 때마다 너무 힘이 들어가서 꽂던지 나가서, 너무 소극적으로만 하다가 6:6에 가서 타이브레익에서 졌다.

 

그래서 이번주는 참을성을 가지고 수비를 위주로 하다가 기회가 나면 발리를 나가는 작전으로 했읍니다.

첫번째 게임은 듀스가서 아깝게 졌지만, 그 다음을 브레이크해서 1:1.

이후, 서로 4:4 까지 갔으나 내 서브에서 져서 4:5.

이어 상대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해서 5:5,

이어 내 서브를 이겨서 6:5,

마지막 게임에선 상대 서비스를 0:40로 리드하다가 하나 공격 실수해서 15:40,

이어 다시 하나를 길게 포로 쳤다가 이어 깊숙이 과감하게 백으로 쳐서 드디어 6:4로 이겼읍니다.

저번 주의 세트도 한시간이 넘었는데, 오늘도 1시간 약간 넘어 세트가 끝났다.

 

현재까지 나에겐 게임 운영이란 것이 별로 없었으나 그래도 가끔 하는 단식에서 에라가 너무 많아서 상대가 질기게만 버티면 내가 에라를 에이스보다 많이 해서 져왔는데, 오늘 게임에서 보면 확실히 단순한 사전 작전으로 (머리를 써서) 게임을 주도적으로 운영했다는 것이 게임운영의 근본적인 변화입니다.

나중에 보니 내가 계속 크로스코트로 치니까 상대가 다운더라인으로 치다가 에라를 범하는 경우들이 보였읍니다.

 

다음주에는 워낙 테니스장 빌린 파트너들이 귀국하여 다시 모인다고 하니 화요일 저녁 테니스 못치게 됐읍니다.

밖에선 추워서 못치겠다고 계속 핑게대다가 한국으로 나가 버려야겠읍니다.

그러다가 한국에 나와서 한판붙자고 해야지...ㅎㅎ

아무래도 내가 익숙한 코트 바닥에서 또 야외에서 하고, 상대는 잠시 나오는 방문이니 이젠 여름까지 나의 승기를 계속 연장할 수 있을 듯.

ㅎㅎㅎ

 

좋았써!

이겼써.

이젠 안해....

 

아~ 빡쎈 게임이였읍니다.

그래두 다시 한판 붙고 싶읍니다.

확실히 이겨야 살생부에서 지울텐데...

이 친구가 올해 살생부에 올린 친구인데, 아직 1월두 지나지 않아서 이겨버렸으니 이젠 어떻게해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