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말-11월초에 모임이 있어 중국 항주에 갔다.
공식 모임 때문에 별로 잘 보지는 못했지만, 많은 볼거리 중에서 가이드 없이 내가 미리 몇군데를 가겠다고 생각한 장소를 이틀에 걸쳐 한 오후 씩을 걸려 방문했다.
첫날 오후는 서호 일부와 악비왕묘 등을 위주로 방문했다.
(1-a) 서호
번화가 쪽을 보면서 서호를 가로지르는 뚝을 보면서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항주는 유난히 옛 것과 새 것이 잘 어울리는 도시였다.
저 번화가에는 서울에서도 찾기 힘든 아름답고 현대적인 부티크, 커피샾과 페라리 전시장들이 나란히 마주보고 있었다.
제방을 들어서며 번화가 아닌 쪽을 바라보면 산들이 보인다.
서호는 넓지만 깊지는 않아 사방에 연꽃이며 갈대숲들이 많다.
소동파가 호수의 달, 술잔의 달, 하늘의 달 인가를 읊은 곳이 바로 이 서호인 것 같다. (확인 요)
뇌봉탑 이라던가?
예날 오월왕이 왕자의 탄생을 기념하여 세운 탑이면 최근 다시 재건했다고 함.
서호 주위를 한 시간 정도에 도는 5원 (75원 정도) 짜리 관광버스를 타고 돌다가 창밖으로 찍은 광경.
(2) 약비왕묘
남송시대의 민족 영웅인 악비장군을 기리기 위해 세운 악왕묘의 정문.
사실 내가 없는 시간에 여기를 제일 먼저 들린 이유는 따로 있다.
우리 집안은 청해 이씨 가문인데, 조선을 세운 이성계의 의형제였던 후에 귀화하여 이지란이라고 불렸던 여진족 퉁두란의 후예이다.
그런데 족보에는 퉁두란의 6대 조를 이 악비 장군이 모함을 받아 가족이 죽음을 당할 때 북으로 도망간 세째인가 여섯째 아들이라고 하며, 그래서 이 악비장군을 집안의 비조로 기록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 항주시 서로 한편에 있는 악왕묘를 꼭 들리겠다고 생각했다.
아버님께서 이 사진들을 보시면 흡족해 하실 것 같다.
충열사 안에 있는 악비상과 직접 썼다고 알려진 "환아하산" ( 우리의 강산을 돌려다오)의 편액.
뭔지 기억 안남...
동상과 내용을 모를 글.
"민족의 빛"은 후세에 쓴 글일 듯. (확인 요)
묘 앞에서.
묘 앞에서 입구를 바라보며.
매우 많은 단체 관광객들이 이 역사적 영웅을 기리기 위해 방문한다고 한다.
악비장군을 모함해 가족을 멸하게 한 진회(?)라던가와 부인의 동상.
사람들이 침을 뱉고 때리고 해서 현재는 문화재를 훼손하지 말자(?)라는 주의문이 붙어있다.
(1-b) 서호
백제 동쪽 끝에 있는 단교 (끊어진 다리)에서 산쪽을 바라보며.
백거이가 항주태수로 있을 8세기에 쌓은 제방이라서 백제라고 부른다고 하며 서호의 세개의 제방 중 제일 오래 된 곳이다.
겨울에 눈이 쌓인 다리 위에서 봄이 오면서 햇볕이 비추는 부문이 눈이 녹아 다리가 마치 끊어져 보인다고 그리 부른다고 하는데, 유명한 영화의 촬영지로서도 유명하다고 한다.
아직도 곳곳에 정자가 있고, 호수에는 나룻배들이 관광객을 태우고.
백년이 넘게 운영되고 있는 항주요리 (소동파가 우연히 술과 돼지고기를 시켰는데 잘못 알아드고 만들어서 유명해졌다는 동파육과 거지들이 진흙에 싸먹었다는 거지영계 등) 로 유명한 루외루라는 음식점 바로 옆에 있는 세기초의 클럽하우스.
문틈으로 연못과 주 건물이 보이고 그 뒤로 언덕 위를 따라 대나무와 소나무가 어울리며 정자와 부속 건물들이 아름다운 옛날 집.
두번째 오후는 영인사와 옆의 비래봉, 또 용정차밭을 보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3) 영은사
영은사는 동진시대 326년에 세워진 절인데,
중국 선종의 5대 사찰 중에 하나이며 그 중에서도 으뜸이라고 한다고 한다.
한 때는 3000명 이상의 승려들이 이 절에서 수도를 하였다고 한다.
대웅전 앞.
무지 큰 향로들이 인상적이었다.
높이 24.8미터의 중국 최대의 목조 좌불상이라고 한다.
내가 몹시 관심있게 본 이곳은 바로 앞의 좌불상의 뒤에 있는 조각들로서 온세계의 모습을 다양하게 표현한 조각/양각 이였다.
로댕의 지옥문 조각(?)이나 절 벽화의 지옥/연옥화 등을 연상케 하는 인상적인 큰 조각인데 아쉽게도 가이드가 없어서 자세한 내용을 알 길이 없었다.
직지당 (강연장소)에서 내려오면서.
499 개 인가의 존자들의 상이 모셔진 옆 건물.
(4) 비래봉
영은사를 올라가는 계곡 옆에 있는 비래봉 바위 언덕에는 영은사와 같은 4세기부터의 조각 340여개가 있다.
그중에 하나.
또 하나.
조그만 동굴을 파고 만든 많은 불상들.
(5) 용정
중국 차 중에서도 으뜸으로 친다는 용정차의 고향인 용정촌에 있는 차밭.
용인사에서 나오는 버스에서 내려 용정으로 가는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아줌마의 집으로 끌려가면서 용정촌 차밭에서 한 장.
물론 아줌마 집에 끌려가서 두 잔의 다른 용정차를 얻어 마시고는 한근 (500그램)의 용정차를 샀다.
맛도 모르고 값도 모르니 부르는대로 주고 나왔다.
깍을까 말까 생각도 했지만, 서로 기분 좋게 믿으며 거래를 하는 게 상수라고 생각했다.
무조건 얼마 깍으면 뭐가 대수인가?
믿고 기분좋게 좋은 비싼 차로 생각하고 마시면 되지.
그러니 버스장까지 따라 나오면서 서로 펭요우 (붕우) 라나.
아마 나를 다른 경쟁 차집에 뺐기지 않으려고 그랬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래 우린 팽요우!
쎄쎄.
짜이쩬.
차잎과 꽃.
용정차는 청명 전에 딴 그해의 새 차가 좋다고 한다.
용정촌 옆의 용정차공원 정문 앞에서.
옛 용정 (용이 있는 우물)의 자리라고 주장되는 장소에서.
차공원 내의 차박물관.부근에 중국 유일의 차박물관을 못 가봤으나 그래두 용정차에 대한 상세한 유래 정도는 알 수 있는 곳.
(6) 서비스: 마지막 날 저녁 상.
관광을 끝내고 피씨방에 가서 하루 더 늦게 간다고 이메일하고 호텔로 돌아가는데 마침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 지방은 워낙 비가 많은 지방인듯.
그래서 지나가다가 좀 비싸지 않은 고급스런 느낌의 식당에 들어갔다.
말이 전혀 안 통하니 그냥 문앞에 쓰여진 오늘의 특별요리 두개를 시키고 그 지방 산의 맥주 (녹정)를 시켰다.
채소는 가볍게 튀긴 것이고, 고기요리는 물고기와 새다리무릎 같은 것들이 엄청난 양의 마른 고추와 마늘과 함께 기름에 담겨 있는 진한 매운 맛의 사천식이라고 느껴지는 요리.
밥은 한 공기만 나와서 좀 아쉬웠지만 무지 맛있게 먹었음.
튀김에 놓인 꽃과 요리를 데우는 알콜램프, 하얀테이블보가 기분이 좋았다.
주 요리가 나왔을 때는 이미 맥주를 반 이상 마시느라고 먼저 나온 튀김을 반 이상 먹은 상태.
그런데 밍밍한 맥주는 별루 였다.
얼마였나구요?
다 합해서 30원 (한화 4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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