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짧은 하르빈(공대) 여행

cool2848 2005. 5. 29. 23:11

금요일 저녁에 하르빈행 비행기를 탔다.

 

중국항공이랬다.

타고 보니 남방항공이고 비행기 날개에는 북방항공이라고 써있다.

나중에 물어보니 남방항공이 북방항공을 합병했는데, 돈이 드니까 날개에 예전 이름을 그대로 나뒀다는게다.

 

늦게 도착하여 자고 일어나서 중국식 찐빵과 호떡, 무짠지, 몇 가지 차거나 더운 야채, 죽, 멀건 우유와 삶은 계란으로 이루어진 부페식 호텔에서 제공하는 공짜 아침을 먹고 호텔을 나섰다.

 


여기는 하르빈공대 (오래된 종합대학교)의 서쪽 문 바로 앞에 있는 대학교가 운영하는 별 세개의 비교적 싼 호텔이다.

중국에서는 호텔 이외에도 빈관, 주점, 반점, 대하(?) 등 여러가지 급의 호텔이 있다고 한다.

 


바로 호텔을 나서자마자 앞에 있는 교내 평면도.

 


회의를 하러 갔던 컴퓨터공학부 건물 (다른 연구실도 몇개 같이 있었다).

 


 


여러가지 간판들이 하르빈 공대 (HIT) 컴퓨터공학부 (여기서는 '원'이라는 단위로 부르지만 우리로 보면 단과대학과 학과의 중간 정도인 학부 정도의 크기인 듯하다.)

 


뭔지 모르지만, 열심히 얘기하는 원장 (오른쪽 가까운 사람).

일년에 몇번 안되는 넥타이를 맨 나. (왼쪽 가까운 사람).

 


장소=학부 회의실.

 

참, 사진 찍는 걸 잊어먹엇지만, 재미 있었던 건 일 층 에레베이터 문 바로 위에 쓰여잇던 말:

"교사우선".

옆에 있는 사람이 낄낄 웃으며 덧붙인다: 죽는 데에도 우선이라고.

 


큰 건물이 아마도 하르빈공대의 벤쳐 지원센터라고 한다.

 


좀 오래 됐지만, 멀리서 보기엔 품위가 있는 건물이 관리학부라고 한다.

우리로 치면 경영대학이겠지만, 공산주의에서는 돈보다는 통제하고 관리하는 것이 우선이고, 서양의 자본주의로 보면 회사를 경영하여 이윤 추구가 중요한 이유에서 아마 이렇게 다른 이름이 나오는 가보다.

물론 예일대학교에는 이런 이름의 관리대학원(?)인가가 있었다.

 

 


 

점심 먹으러 켐퍼스를 빠져 나가면서 본 재미있는 광경인데, 비교적 최근에 생긴 전통(?)인데 4학년이 되면 자기들이 사용하던 책들을 이렇게 나와서 판다고 한다.

 

하르빈의 중년여성들...

 


점심으로 먹은 중동식 샤부샤부.

양고기와 대추를 넣은 우유 섞인 국물과 썩인 두부 쏘스 등을 빼면 대개 일본 식 샤부샤부와 크게 다르지 않앗다.

 

하르빈공대 교수의 친구인 중년 비지네스 여성은 닭발구이를 특별히 밖에서 따로 사오고, 빼갈/백주 두병을 사온 이외에도 보이에게 유명한 하르빈맥주 한 박스 (점심!) 시켰다.

 

계속 이맥주를 마셨는데, 차지 않아도 약간 달콤한 듯하면서 잘 넘어가는 것이 내가 좋아하는 칭따오(청도)맥주보다는 한 수 위이고, 우리나라 맥주보다는 분명 더 맛있었고, 내가 매우 좋아하는 일본 기린백주 와 다르지만 같은 급으로 나에게는 느껴졌다.

 

그런데 이 여성이 정말 술을 잘 먹구, 그것두 막 먹이려고 하지 않고 잘 먹도록 유도(?) 하는데 안 마시기 힘들었다.

우선 빼갈을 맥주컵에 한잔 따른 다음.

오늘 오빠 같은 좋은 사람을 만나 기쁜 날 당신을 위해 제가 이잔을 다/반 마시겠읍니다 하고 손가락으로 마실 양을 그으며 생긋 웃으며 말하더니, 쭉 마시고 잔을 탁 털어낸다.

그러니 나같이 술을 안 마시고, 술 강요하면 화를 내다 시피하는 사람도 웃으며 맥주 잔이라도 비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해서 내가 오늘 점심 때 마신 맥주가 맨 처음 마신 빼갈 반잔 이외에도 약 십여잔.

지난 몇년 간만의 기록적인 양이다.

 

 

 


흠~

한마디로 화끈하고, 화통하고, 목소리도 화통 삶아먹은 듯 엄청 크고, 그야말로 여걸 같았다.

보라.

내가 아니라 자기가 나에게 팔을 두루고 있지 않은가.

만난지 한시간 뿐이 안된 외국 남성에게.

어쩌면 그래서 맘이 편했는지도 모르겠지만...

나?

싫지 않았다.

 

얘기를 들어보니, 북방에 있는 중국 여성들은 다 목소리가 크고 (겨울 평원에서 살을 애는 바람을 이겨서 얘기 전달을 하려면 목소리가 다 크게 된다고 한다), 성격은 화통하고 확실히 금을 긋고 행동한다고 한다.

반면 베이징과 남부 여성들은 얌전한 듯하지만, 뒤에서 호박을 깐다(?)는 얘기였다.

이건 전부 들은 얘기지 내 경험과는 상관없는 얘기이다.

 

어쨋던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4명의 하르빈 중년여성들과의 점심식사는 재미있고 신선한 만남이었다.

물론 얘기가 통하지 않아 계속 중국어 통역에 의지했어야 했지만...

뭐, 남녀 간에 말이 안 통해도 눈빛만 통해도 된다구 하더라구요. (내 옆의 중국 여자 왈)

 

그 동안 배우거나 다시 익힌 중국어:

니하오마 (안녕하세요),

하오 (좋읍니다),

메이콴씨 (괜찮아요),

쒜쒜닌 (고맙습니다),

쓰마? (그래요?),

씀마? (무었입니까?),

*** (you are welcome)...술집에서 배웠는데 잊어먹었음.

꾸냥,

샤오메이,

따꺼,

비아그라 (비아그라: 요거 쉬웟음!),

.....

 


2박3일의 여정을 마치고 공항에 약간 일찍 도착하여 3일 내 마시고 싶었던 커피를 처음으로 마시러 들어 간 공항 내 고급 커피카페.

 

이쁘면서도 (자세히 보면 정교하지가 않은 싸구려이지만) 공간두 적게 차지하고, 앉아도 편한 위자 및 테이블 세트가 내 눈과 엉덩이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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