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낯설은 땅에 와서 "USIM/유심"을 사지않는 고집스러운 이유는 내가 "패캐지여행"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와 유사하다.
"시니어여행자코스"에서 사진을 가르쳐주신 모 사진작가분께서 제기했던 다음 의문과도 관계가 있다:
(휴대폰) 사진기를 자동모드에서 샤터를 누르기만 한다면, 과연 사진은 누가 찍은 것일까?
유심 얘기로 돌아가 보자.
새로운 도시에서 유심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데이타통신 기능을 활용하여 인터넷서버 안의 지리 데이타를 사용해서 휴대폰이 내비게이션/안내자의 역할을 한다면, 누가 과연 여행지의 숙소나 목적지를 찾은 것인가?
물론 여행이 다른 상위목적의 하위목표라면 힘들이지 않는 효율적인 목적지 발견이 당연한 선택지가 되겠다.
다시 말해 컴퓨터가 알고, 새롭게 학습하고 더 잘 알게 된 지리 지식에 바탕해서 (즉, "컴퓨터의 인지기능"에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우리는 다리로 따라가기만 하는 단순 "모터기능"만을 수행했다면, 여행 자체를 위한 여행이란 의미에서 "방랑"이라는 요소는 빼야하지 않을까?!
(방랑에 해당하는 "trial-and-error"는 전적으로 컴퓨터 안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무작위/randomness"에 의한 새로운 세계로의 "탐색"과정이 없이 어떻게 새로운 지식의 첨가가 가능하고, 이들없이 이떻게 새로움 자체가 가능할 것인가?
무작위와 trial-and-error를 귀하게 여기고 쉽게 버리지 말아야 할 이유이다.
그래서 나는 불편하고 때로 짜증이 나지만 유심을 사서 편하게 가는 것보다는 뭔가 데이타와 자료들을 내 머리 속에서 직접 굴려보고 처리해보고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 나를 던져 놓고, 이번 여행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빠져 나오나를 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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