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알헤시라스에서 페리를 타고 2시간 걸려서 지블로터해협을 건너서 모로코의 탕헤르-메드라는 곳에서 내려서 탕헤르 시내까지 가는데, 택시 합승을 하지않고 버스를 타기로 했다.
나와 페리에서 나오면서 만난 모로코 젊은이가 탔을 때는 그래도 몇자리가 있어 뒤에 나란히 바다에 놀러갔다 오는 듯한 시끄럽고 깔깔대는 젊은이들 틈에 끼여 앉았다.
맨뒷자석에는 이들의 가방과 접이식 탁자가 있었고, 내옆 통로에도 같은 접이식탁자가 접히지 않은 채로 꺼꾸로 다른 사람들의 접근을 방해하는 듯이 놓여 있었다.
조금 가다가 모녀로 보이는 둘이 버스 뒤로 와서 아주머니는 내앞 좌석 (사진에 내 발로 앞 자리 등이 보이는) 뭔가 약간 이상해 보이는 딸은 처음에는 엄마 옆 바닥에 앉았다가 나중에는 맨 뒤에 짐옆에 앉게 되었다.
뒤좌석 대부분을 차지하는 젊은이들 중 하나는 (사진에 짧은 바지 서있는) 마약을 했는 지 원래도 튀는 성격인지 정신없이 시끄럽고 농담하고 나에게도 불어로 말도 붙여보고 버스를 자기 안방처럼 천방지축이다.
같이 웃고 노는 다른 특히 여자 젊은이들은 다들 좋은 듯 했다.
그러다 갑자기 버스 앞에서 무슨 소동이 났는데, 어떤 사람이 일어나서 큰소리로 뭐라고 하더니 다른 사람이 뒤로 우리 가까이로 오고 다른 사람들도 웅성거린다.
그런데 냄새가 기막히게 못맡아 본 냄새이지만 정말 나쁜 탁하고 먼지맛의 냄새가 훅 끼쳐온다.
여름날씨에 두꺼운 옷에 머리도 둘둘 감싸고 목도리까지 한, 옷이 두꺼워서 몸매를 전혀 알 수 없는, 뚱뚱한 늙은 여자 거지로 추측되는 사람이 우리쪽으로 와서 선다.
모든 사람들이 다 소리치던 지 입을 막는다.
그 사람이 앞에 오자 의자에 있던 사람은 조금 후에 일어나서 앞으로 가버린다.
누군가가 향수를 여기저기 뿌려댄다.
그런데 맨뒤줄에 앉았던 딸애가 뭐라고 하며 화를 낸다.
보니 여자애의 눈이 튀여나왔는데, 알레르기라고 하는 것 같다.
향수 뿌리던 여자애는 애교있게 사과하며 않하겠다고 말한다.
이번에는 아줌마가 박하나무잎을 바구니에서 끄내더니 우리에게 조금씩 돌린다.
나무잎에서 박하향이 난다.
우리는 다 낄낄거리며 나무잎을 코에 대고 비빈다.
거지아줌마는 돌아보지도 않는다.
내가 사진을 잘 찍으려고 하자 옆자리의 동행이 말린다.
서있는 젊은이를 경계하며 이상하다며 나에게 그쪽 보지말고 밖에 경치만 보라고 이미 나에게 조언했다.
이 버스 라이드에서는 위의 거지아줌마의 내 일생 처음맡아 보는 역한 탁한 냄새로 인한 해프닝을 위시해서 몇가지 작은 일들이 동시에 벌어진 아주 흥미로웠던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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