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바이크투어 2016

2016. 7. 22: 바이크 투어 중에 생각들

cool2848 2016. 7. 23. 02:11


<7월 8일 아침 호지민시에서 2군의 빵집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먹을 때 찍은 출발 시의 적산거리계: 79560.4km>


벌써 오토바이의 거리 적산계가 첫 출발 기점에서 2,000km를 넘긴 지도 꽤 됐다.

HCMC 호지민시에서 Ha Noi 하노이까지의 도로 거리가 1,721km 정도라고 하고, HCMC에서 Hoi An이 955km라고 하니까 대충 실제로는 출발과 목표 지점의 최단 도로거리의 두배 정도를 달려오고 있는 것이다.


7/17 80914.0km 꼰뚬에서? + 316km +alpha : 호이안


1) 호이안에서 처음으로 중부지방으로 들어선 것이고, 그때 약 1,800km를 달렸으니 최단거리로 달렸으면 이때쯤 하노이에 가있었을 수도 있을 거리를 달린 것이다.

어쨋던 전체 거리에서 대략 반 이상의 거리를 커버한 것이다.


게다가 중부 이북, 특히 Phong-Nha-Ke-Bang 이후에는 기차로 하노이 근처의 Nienh Binh까지 갈 계획이었으니 더 더욱 앞으로 남은 바이크 탈 거리는 반이 아니라 1/4 정도나 될 것 같다.


통계적으로 보면 교통사고는 집 근처 10 마일 이내에서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

아마도 심리적으로 조심을 않하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나도 이제 탈 시간이 많이 않남았는데, 마지막까지 마음을 놓지 말고 조심하면서 가야겠다.


<누렇게 된 플라스틱 껍데기 부분과 전기연결선이 없어서 낡은 부속으로 복원한 부속이다>


2) 어제는 Hue에서 큰 야마하 수리점에 가서 다시 오토바이를 수리했다.

며칠 전부터 서면 엔진이 꺼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물론 다시 켜고 달릴 수는 있지만, 사실 이런 사소한 것에 신경쓰면 전체 교통에 신경을 못쓰게 된다.

그래서 수리점에 가보니, 엔진에 필요한 부속이 아예 하나가 없다.

그 자리에 비닐로 막아놨다.^^


그래서 고쳤는데, 부품이 없어서 어디서 굴러다니는 비슷한 부품을 찾더니 계속 갈아내고 길이를 맞추어 본다.

결과적으로 정지상태에서 엔진이 꺼지지는 않는데, 현재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idling (engine) speed가 높다.

이 사람들 아이들 스피드를 잴 때도 그냥 감각으로 잰다.


어쩌면 여행을 통해서 사람도 오토바이도 보통 때 여유있을 때는 대강 견디다가도 성능을 발휘해야 하는 극한상황에 처하면 둘 다 숨어있던 문제들이 드러나게 되고, 그러면서 가능하면 고쳐가면 좀 더 낡은 기계나 사람이 되지만 그만큼 덜 모자라는 기계나 덜 균형잡힌 사람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래서 여행같이 개체를 시험하는 상황이 미래를 위해 도움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살 빠지기에는 열량이 너무 많은 점심>


3) 사무적인 처리문제로 오늘 새벽에 일어나서 아침 첫 비행기를 타고 호지민시에 가서 은행에서 나에게 과지급된 돈을 찾아 사무실에 반납하였다.

시내 중심가 사무실에서 가까운 마루카메우동집에서 점심을 먹고, 비행장 가는 109번 버스를 데탐에서 타기 전에 전에 가본 적 있던 데탐거리의 디저트가게에서 냉커피를 마셨다.

호지민시는 우기답게 점심 이후에 조금씩 비가 내리고 있었다.

오후 늦게 Hue 비행장에 내려서 주차된 오토바이를 타고 호텔에 가서 맡겨둔 가방들과 세탁물을 찾아서 저녁에 Dong Ha에 있는 예약된 호텔에

들었다.


4) 여행은 인생같이 뭔가를 찾아 헤매는 과정인 것 같다.

그래서 계속 헤매기를 반복하지만 찾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생겼는 지를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헤매기가 쉽게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내 인생이 여기 블로그의 제목처럼 행복 여행이라면 행복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야 찾기가 쉬울텐데, 행복이라는 단어로 우리가 표현하는 상태에는 한가지만 있는 것 같지 않고 사람에 따라서도 다르게 표현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래도 행복할 때는 잘 몰라도 행복하지 않을 때는 잘 아는 것 같다: 아프다던지 배고프다던지 외롭다던지 등등.

그래서 자신보다 상대적으로 더 불행한 사람들을 보면, 자신은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떻게 찾아야 할 지도 무엇을 찾아야 할 지도 잘 모르지만, 아닌 것은 잘 피하면서 찾게 되는 게 행복을 찾는 여행인 것 같다.

그러면 나는 이제 많이 헤매고 여행의 마무리 단계로 들어서는데, 이 여행에서 무엇을 찾았는가?


5) 이제 내일 DMZ 투어와 이은 며칠 간의 세계최대의 동굴이라는 Phong Nha_Ke Bang 투어로 대강 하노이 전의 여행은 마치게 될 것 같다.

그 후에 북부 산악지방의 라이드가 기대된다.


6) 오늘 갑자기 한국에서 거제집 분할등기에 대한 마지막 단계에서 우리집에 "가스설치 검사허가증"이 없어서 문제가 된다며 카톡이 왔다.

정말 오래도 끈다.

그래도 되는 모양새이니 다행이 아닌가.

뭐 여태까지 안됐는데, 한달도 안되는 기간을 더 기다린다고 크게 잘못될 것도 없을 것 같다.

물론 나도 빨리 처리하고 싶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