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현장에 가는데, 오늘 아침부터 와서 타일작업을 하기로 이틀 전까지 확인한 인테리어업자의 전화다.
하던 일이 어제 끝나지않아 타일하는 기술자가 오늘 못 온다고 한다.
그래서 내일 일하기로 했다.
아침도 못먹고, 샤워도 못하고, 이빨만 닦고 왔지만 어쩌랴.
이젠 화를, 아니 짜증도 내지를 못한다.
이런데 너무 신경쓰면 한국에서 행복하게 살기 힘들다는 생각이다.
어쨋던 한번 가보고 싶던 근처의 무지개길이라는 도로를 이참에 한번 가보리라.
마침 일요일에 동료교수가 보성에서 주말에 바이크렐리에 참가하고 귀경길에 부인과 거제도에 들려서 한번 집을 보고 싶다고 연락이 왔고, 바이크라이딩 하기에 아주 좋은 거제도길이지만 집 근처에 숨어있는 이 길이 오토바이 타기에도 좋은 길인지도 확인도 할겸.
시작은 집이 내려다 보는 앞바다 포구인 가배만의 맞은편인 바깥 바다에 가까운 쌍근(항)에서 시작해서 해안도로를 약 8.5킬로미터 정도 가면서 저구(항)에 이어진다.
*** 정정: 최근 <거제 관광안내도>를 보니, <거제 무지갯길>은 쌍근에서 저구를 거쳐 홍포와 여차 사이의 비포장도로까지를 포함하는 약 15km 길이의 (약 3시간반 정도 소요되는) 도로이다. ***
도로 입구에 세워진 팻말에 의하면 이 도로는 현재 일반인의 접근을 제한하고 있는 것 같다.
허지만, 아무런 철책이나 경비도 없다.
여기 쌍근항에서 포구/가배만을 가로질러 짙은 안개때문에 가물가물 앞집이 숲속에 보인다.
날씨가 좋은 날 다시 와서 확인하고 싶다.
쌍근항 한쪽끝에서 출발해서 조금가다 오른쪽으로 숲속 비포장도로가 300-400미터 이어지며 냇물까지 건너서 (오토바이나 승용차는 접근이 어려움) 아무도 없는 ***해변이 있다.
아무도 없는 무인도 해변같은 몽돌해변 바로 앞에 유감스럽지만 해상콘도라는 낚시하는 사람들을 위한 해상 숙소가 있다.(일반 펜션처럼 아주 비싸지만 이불 관리등이 소홀하다고 들었지만, 낚시매니아들에게는 한번 가볼만한 바다속의 하루일 듯.)
육영수여사 저격이 있은 후에 정부에서 안전상의 이유로 해변에 있던 7-8가구의 집들을 보상하고 이주시켰다고 한다.
이때까지도 안개가 너무 심해서 사진을 찍지 않았다.
조금 더 가다 두번째로 선 곳은 전망대.
왼쪽에 긴 곳이 장사도이다.
안개가 없을 때는 그옆에 소매물도와 대매물도가 보인다고 한다.
사진에는 잘 안보이지만, 바다표면이 안개로 덮히고 주변에는 아무도 없어서 마치 꿈속인 듯 느껴지는 풍경이었다.
중간에 **도와 그 뒤로 비진도, 그 오른쪽이 ***도 라고 한다.
우리집에서 커다랗게 보이는 추봉도이고, 그 뒤에 한산도이다.
전망대는 가파른 절벽 위에 있다.
내려가기는 거의 불가능.
이런 잘 포장된 도로인데, 아무도 안다닌다.
곳곳은 나무가 늘어져 차에 부딪힌다.
앞으로 갈 길.
지나온 길.
세번째 선곳은 팔각정.
여기를 떠난면서 까마귀를 찍었는데, 잘 찍히지가 않았다.
이제 난 까마귀들의 말?을 약간 알아듣는 것 같다.
이들은 사람이 나타나면 깍깍 댄다.
먹을 걸 달라고 재촉할 때도 깍깍 댄다.
마치 집근처에 서식하는 까마귀인 듯 느껴져 이제 까마귀가 반갑다.
팔각정을 떠나면서 까마귀 사진 찍은 후에 차에 시동을 걸고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뭔가 앞에 휙 나타난다.
처음에는 작아서 고라니 새끼?라고 생각했지만, 뛰는 모습이나 속도로 보면 오히려 어른 고라니일 듯 하다.
고라니의 뜀뛰기 속도와 지구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차가 따라가니 열심히 뛴다.
왼쪽은 산언덕, 오른쪽은 가드레일이나 낭떠러지.
뒤에는 으렁대는 고물 자동차.
갈 곳은 오직 앞.
마이클님 눈에 띄었으면 큰일 날뻔 했는데, 다행이다.
잘 살아서 다음에도 볼 수 있기를 바래본다.
에스자 길에서 산언덕이 약간 덜 가파른 곳에 이르고 차도 덜 따라오자 숲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이렇게 느리게 7키로 정도를 오다가 계속 직진하면 해안도로로 이어지지만, 나는 오른쪽 작은 농로길로 빠져서 두달 전에 머물었던 사진에 보이는 저구항으로 내려갔다.
이렇게 해안도로로 배로 오다가 학동마을 바로 앞에서 해금강쪽을 내다보며 사진.
아직도 바다를 면한 쪽에는 안개가 많이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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