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세종문화회관에서 내가 오래 전에 좋아했던 키쓰 자렛 트리오의 연주회가 있었다.
지난 두번의 내한 공연은 보지 못했기에 특히 이번이 트리오의 연주 30주년이라는 말에 예약을 했다.
사진은 찍지 못하기 때문에 배부된 프로그램에서 사진을 두장 찍어올린다.
제1부는 아주 편하고 이지한 분위기에서 박자가 장확한 가운데 조용히 연주가 계속됐다.
약간은 졸릴 정도.
역시 나이탓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30년된 잘 익은 와인처럼 쓸데없이 강한 맛이 없는 가운데 다양한 풍미가 섞여있는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이었다.
중간 휴식시간이 지난 후에 제2부는 조금씩 좀 더 자유롭고 즉흥적이고 대담(?)해지기 시작했다.
두번째 곡은 재랫의 릴리칼리즘(?)을 잘 보여주고, 이 사람이 얼마나 피아노를 아름답게 칠 수 있나를 보여줬다.
세번쨰 곡은 보다 리드리칼한 동적 에너지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마지막 곡은 처음으로 드럼이 약간의 에너지를 보여줬다.^^
마침내 짧게만 느껴졌던 연주회가 끝나고, 우뢰같은 관중들의 박수는 이들을 네번이나 인사하고 퇴장하고 다시 연주하게 만들었다.
조용했지만 간만에 큰돈을 내고 좋은 좌석을 산 것을 후회하게 만들지 않는 연주회였다.
그런데 이들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트리오를 접는다는 소식에 아쉬웠다.
프로그램 뒤에 있는 발매된 디스크를 보니 내가 미국 유학 시 듣고 좋아했던 디스크가 이들이 트리오를 1983년도에 따로 발매된 Setting Standards-NY Sessions 중에 하나였던 것 같다.
수년 전에 LP들을 지인에게 줘 버리면서 그 디스크와 그들의 대표적 앨범인 Koeln 에서의 실황판을 잊어버린 것이다.
이후에도 Bye Bye Black Bird와 위에 없는 다른 CD가 있었는데, 왠지 첫번 것만 남아있다.
그리고 보니 내가 이들을 좋아하기 시작하고, 재즈를 듣기 시작했던 것이 이미 30년이 됐다는 얘기가 된다.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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