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0월3일) 삼일간의 자라국제재즈페스티발의 마지막날 행사에 갔었다.
유료 행사장에 대한 예매는 지난주로 끝나서 현장 티켓이 남아있기를 희망하면서 갔다.
이른 오후에 도착해 보니 현장에 유료 티켓도 (하루 사만원) 남아 있었고, 마침 그옆에서 같이 못온 친구들의 티켓을 파는 분이 계서서 더욱 싸게 살 수 있었다.
3시에 도착한 다목적광장에서는 이미 무료 연주가 진행되고 있었고, 그곳에 가기 전에 이화원에서도 무료 연주회가 있었다.
그래서 잔디밭에 가져온 깔개자루와 작은 담요를 깔고 빵과 맥주와 커피를 마시며 오랫만에 피크닉을 즐겼다.
날씨도 화창하였다.
가을 하늘답게 하늘은 파랬다.
옆에 흐르는 북한강도 깨끗하게 보였다.
음악은 좋았다.
이대로라면 티켓 살 필요도 없을 듯했다.
4시부터는 메워진 길로 연결된 옆의 자라섬에 있는 자라 아일랜드 연주장으로 갔다.
다목적광장보다 좀 더 넓고 좀 더 차분한 분위기에 연주광장이었다.
여기서의 연주도 한팀 한팀 모두 매우 좋았다.
하나 하나의 연주회에 갔다면, 4만원을 주고도 매우 흡족하였을 연주자들과 연주였다.
게다가 자리를 깔아놓고 편하게 가져온 와인과 (현장에서도 두어가지 판매하고 있었다) 안주와 먹거리를 펼쳐놓고 자유롭게 음악과 주위 환경을 즐길 수 있었다.
몇년 전에 오지 못했음을 후회했고, 내년에도 꼭 오리라고 다짐을 했다.
옆에 오토캠핑장에 텐트를 가져와서 숙식하면서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몹씨도 부러웠다.
아래는 어제 찍은 사진들이다.
아름다웠던 간이화장실.
충분히 많은 간이화장실들이 있었다.
오랜 경험탓인지 대부분의 시스템들이 잘 돌아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낮에 다목적광장에서 들었던 무료 연주회.
동구라파계라고 생각되는 피아니스트가 리더였던 트리오.
아주 표준적인 연주를 편하고 즐겁게 들려주었다.
자유로운 분위기의 청중들.
4시에 옮겨간 유료연주회였던 자라섬 연주장.
피아노와 트럼펫의 이탤리안 듀오의 정열적이고 애드립 넘치는 연주.
트럼펫의 힘을 볼 수 있었다.
어두어지기 직전의 자라섬 연주장 청중 모습#1/2.
어두어지기 직전의 자라섬 연주장 청중 모습#12/2.
대부분이 젊은 층이었고, 쌍쌍이나 작은 그룹으로 왔다.
그렇지만 나이가 든 분들도 꽤 보였다.
테너 색소폰이 포함된 스탠다드 쿼텟 구성.
테너색스지만, 높은 음을 낼 때는 무지 올라갔다.
아침에 잠간 연습한 내 색소폰 소리와 어찌나 다른 소리던지.
아주 좋았던 스탠다드적 사운드.
위와 같은 그룹이 연주하는 중에 어느새 어둠은 찾아오고, 낮은 하늘엔 반달이 되기 전의 달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날씨는 아직 춥지는 않았지만, 어둠 속에서 음악에 대한 집중도도 더해갔고, 다가 오는 쌀쌀함에 동행들 간의 거리도 좁아져 갔다.
중앙에 기타같은 전통악기 같은 것을 튀기는 모습의 유세프인가 하는 중동 출신같은 나이많은 리더의 보칼은 어메이징!했다.
(후기: 다퍼 유세프-Dhafer Youssef)는 튀니지에서 태어나서 젊은시절 비엔나에서 재즈의 커리어를 쌓았고 나중에는 파리에서 정착했다고 하네요. 그리고 위의 기타같은 악기의 이름은 우드-oud 라고 하네요. 수피 교/파의 음악적 영향을 받았다고 하네요.)
마치 회교 사원에서 나오는 코란 독경소리를 닮았다고 생각했으나, 점점 커지고 높아지면서 다양한 표현력을 가진 악기소리같은 카리스마와 표현력 넘치는 목소리였다.
끝나고 판을 사려고 했으나, 다 팔렸더군.
꼭 들어보고 싶은 그룹이었다.
재즈가 전통의 유지에 머물지 않고 전통의 토대 위에서 끝없이 새로운 확장을 꾀하는 모습을 유감없이 확인할 수 있었다.
재즈는 아직도 활발히 진화 중이다.
관심이 있는 분은 아래의 유튜브 영상을 들어보세요.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hMuk9XQybGw
전 밴드의 연주 후, 콩크르 수상식을 포함한 짧막한 폐회식이 있었다.
그 직후에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던 프레디 콜 쿼텟의 연주가 있었다.
흠~
형인 냇킹콜의 목소리도 잘 알고, 조카인 나탈리콜의 노래도 잘 알았지만.
프레디 콜의 노래와 연주는 처음이었다.
아~ 역시! 소리가 절로 나왔다.
가식이 없이 쉽게 연주하는 반주와 더불어 쉽게 쉽게 부르는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
연륜이 잘 드러나는 음악이었다.
이제는 낫킹콜이나 나탈리콜보다 프레디콜이 더 좋아졌다.
하루밤만에.
지난주 나는가수다 중간발표에 나온 조용필씨가 말하던 것이 생각났다: 가수가 너무 감정에 빠져들면 청중이 오히려 덜 감동한다던 말.
점점 추워지는 가을밤에 재즈는 뿌듯하게 내 마음을 적시었다.
왜 어떻게 음악은 우리를 감동시키는가?!
왜는 아직 모르지만, 그 반대였다면 얼마나 메마른 세상일까를 생각하면서 몰라도 그렇다는 사실에 너무 감사해야만 한 또 좋은 아름다운 날이었다.
참고로 아래는 올해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발의 음악 프로그램 (일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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