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에는 모처럼 만화를 보다가 잤다.
아침에 일어나서 샤워를 하고 산책길에 나섰다.
오늘은 마지막 날이니 사진을 찍었다.
단식원은 진접읍 팔야리라는 곳에 산중턱에 있었다.
자그마한 펜션 형태의 깨끗한 곳이었다.
집 바로 앞에 있는 논.
나무 위에 있는 왜가리(?) 한마리와 그 밑에 논에 있는 오리 세마리가 내가 있는 내내 논에서 미꾸라지인가 개구리를 잡아 먹고 있었다.
그러나 집에서 무슨 소리가 나면 왜가리는 재빨리 저 나무 위로 가서 눈치를 본다.
하루 저녁에는 집밖으로 나오니 이 논에서 나는 개구리(?) 소리에 너무 시끄러워 문을 여자마자 다시 들어갔다.
위의 왜가리와 오리들을 잘 보여드리려고 줌.
집에서 가까운 숲길.
아침에는 싱그런 숲의 냄새가 난다.
이곳은 철마산의 기슭이라 개울에도 마리지 않고 물이 계속 흐른다.
산책길을 가다보면 전원주택도 몇개 있는데, 특히 이집 담에 있는 찔레꽃이 향기로웠다.
이곳은 좀 더 나무들이 큰 곳인데, 바로 옆에는 광릉포레스트 CC가 있어서 일요일인 오늘은 흰옷을 입은 여인네들과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남자들의 요란한 골프 풍경을 멀리서 엿볼 수 있었다.
왠지 격리된 부티나는 세계와 떨어진 곳에서 혼자 힘없이 산책하는 노인네의 느낌이다.
오늘도 여러번 어지름증을 느낀다.
조심 조심.
단식원에 돌아와서 명상에 이어, 선생님과 한께 요가를 했다.
아랫배와 등에 힘이 잘 안들어가서 어수룩한 내 자세.
자세가 나쁘니 호흡도 나쁜 것 같다.
마찬가지로 걷는 자세도 나쁜 것 같다.
이제 내일부터 요가를 본격적으로 배우면, 좀 나아지겠지.
이제 나이가 만 58, 인생을 거의 60 살면서 수많은 호흡을 해왔는데, 이제서야 좋은 호흡법을 생각하고 노력한다는 것이 너무 늦다는 생각이지만.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제일 편했던 자세 중 하나.
다리를 펴고 가슴을 반대 다리 위에 놓고 호흡을 내면서 눌려주는 자세.
이후 대강 정리하고, 집에 갈 준비를 했다.
일요일 오후에는 외출하여 산책을 하지 않고 워낙은 얼굴경락마사지를 해주시로 생각하셨는데, 내 얼굴이 아직 엊그제 넘어저서 긇힌 까닭에 안하기로 했다.
그래서 집으로 가서 계속 단식을 할 생각을 하지 않으니 여기서 보식을 먹기로 했다.
선생님이 어제 물에 불려둔 현미 한숫갈을 갈아서 미음을 써주셨다.
같이 내준 동치미는 소금을 않넣고 사과나 배 등을 갈아서 넣었다고 하는 내 입맛에 좋았다.
지금 내 입에 뭣이 맛있지 않으랴!
보식을 먹은 후에 마지막으로 몸무게를 쟀다.
낮 12시반 정도 쯤: 71.2 키로.
많이 빠지긴 했다.
얼마나 더 다시 찔건지.
아무튼 너무 배고파서 그렇지 몸은 좋은 것 같다.
조심해서 집으로 운전해서 왔다.
집에 오자마자 내일 보식으로 먹을 현미 두숫갈을 물에 담았다.
그런데...
내 눈앞에 너무나 많은 유혹이 펼쳐진다.
그래서 그냥 조금씩 골고루 먹어줬다:
강냉이 10 알;
쪼코렛 소 하나;
감귤쥬수 작은 잔 하나;
땅콩 10알;
강냉이 15알;
땅콩 15알;
토마토 하나;
오이 1/3개;
토마토 하나.
약간 머리가 아프다.
아마도 갑자기 많이 먹어서 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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