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수리!!!와 항해

2010.11.28(일): 이번 (혼자) 크루징/항해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

cool2848 2010. 11. 29. 06:13

오늘도 바람 방향이 틀리다고 캡틴이 가지 말잖다.

내가 생각해도 내일이 더 좋다.

그런데 앞으로 삼일은 더 항해를 해야 델타빌에 가는데, 그럼 내일 시작하면 끝날 때는 비도 오고 바람도 더 쎄진다.

그래서 얘기했다.

그럼 당신 얘기대로 내일 떠나자, 그러나 첫날 쉬고는 다음날 부터는 강행군을 하자.

 

이친구 모처럼 삼일간을 아침, 점심, 저녁을 그냥 술 두어잔에 디저트까지 풀로 먹는다.

그러니 배가 저리 나오지...

델리버리 캡틴을 모시고 다니는 것이 이리 불편하다.

마리나 경비도 만만찮지만, 가지도 못하면서 캡틴과 크루에 먹이느라고 작지않은 돈이 들고 신경도 쓰인다. (같이 놀아줘야 함)

물론 돈을 잘 버는 사람이라면 문제가 안됀다.

그러나 우리같은 월급장이 수준에서 생각하면 문제가 많다.

 

그러면 역시 나중에는 혼자 타야한다.

어떻게 보면 미국 동해안 내려오는 중에서도 제일 쉬운 구간이었던 첫날과 둘째날의 항해길을 보자.

아무리 내가 파일롯 가이드를 사고, 챠트를 샀지만, 그것을 다 이해하고 소화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가이드와 챠트를 다 사는 것도 거리가 멀면 여러가지를 여러개를 사야하니 돈이 꽤 든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이들을 다 읽고 소화해야먄 좋은 결정을 할 수 있고, 긴박한 상황에서 미리 알아야 피항지로 들어갈 수가 있다.

상황에 닦쳐서야 읽을 수는 없는 일이다.

내가 이들을 한달도 넘기 전에 구입했지만, 읽은 것은 대체적인 것과 시자과 끝 정도이다.

그러니 장거리를 항해한다는 것은 선장이 이런 자료를 다  읽고, 나아가 인터넷에서 더 자세한 정보를 구하고 듣고 묻고, 소화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어제 또 다른 vhf무전기를 구입했다.

현재 있는 주무전기는 배 안에 있어서 콕핏에서는 사용할 수가 없다.

그런데 휴대용 갖고 있는 것은 챠지를 해도 계속 켜놓으면 금방 빠테리가 다 달아버린다.

(나는 주로 사용할 때만 켰다.)

캡틴은 콕핏에서 항상 항해 중에 대화하고 다른이들의 통화를 모니터할 수 있는 무전기가 있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여기 같이 icw에서는 그렇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근처 선박장비판매소에서 챠지하는 것과 같은 케이스에 건전지를 6개 넣어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의 휴대용 VHF를 샀다.

 

또한 내 장화와 고무장갑도 샀다.

이제는 내륙을 주로 하겠지만, 그래도 바람에 물결이 날리고 물결이 커서 배를 덮쳐도 금방 발이 시리고 손이 시린 일은 없겠지.

그래도 이런 것은 어차피 언젠가는 장기 항해 중에 마련해야 할 것들이었다.

 

마찬가지로 다져와 비미니, 그리고 오토파이롯도 있어야 한다.

어차피 이런 것들은 남쪽 플로리다에서 장착하려고 했다.

다만 돈과 시간의 문제이고 이미 쓴 돈에 비하면 그리 큰돈도 아니다.

다만 북쬭에 너무 쉽게 돈을 먹고자 하는 다져 장사꾼들이 싫었을 뿐이다.

오토파이롯은 배가 일반적이지 않아 장착하는데 생각을 해야하는데, 너무 이론적으로 만족시키는 것을 생각하다가 좀더 적극적으로 물어서라도 찾았어야 하는 해법을 놓쳤다.

 

그래 어차피 이런 것들이 다 있어야 하고 시작할 때부터 다 있다고 가정하자.

호주에서 8월에 한 항해에서 표선장님의 배는 이런 장비들이 다 있었다.

예로 밤에 항해할 때 자동항법장치(오토파이롯)을 활성화하고 싸롱에 있다가 30분 정도에 한번 나가서 확인만 하면 됐다.

그때도 네 사람이 같이 탔다.

그래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즉, 매우 신경쓰이는 일이었다.

 

나의 경우 혼자 한다고 생각해보자.

잘 수가 없다.

물론 잘 먹을 수도 없다.

쉴 수도 없다.

즉, 너무 먼 곳을 갈 수도 없다.

그러자면 그럴 때마다 선원들을 모집하고 관계를 정립하고 인간관계에 신경을 써야한다.

이것이 일년에 몇번이라면 몰라도 한달에 한두번해야 할 정도라면 여기에만도 무지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거기다 매번 지금처럼 마리나에 가려면 돈도 많이 들고, 섬들에 마리나가 없는 곳도 오히려 많다.

그러자면 앵커링에 지역에 적합한 장비와 기술이 또 필요하다.

이런 것들에 대한 장비와 기술 또한 아직 모자라다.

일단 구입한 델타앵커는 너무 무겁고 앞에 달기에 적합하지 않아, 앵커체인저장소에 넣어 뒀고, 댄포스도 너무 커서 뒤에 장착은 했지만 어쩡하고 혼자서 사용하기가 만만치 않다.

 

즉, 현재 배가 아무리 좋아도 장비도 기술도 선원 모집의 문제에도 아직도 많고 많은 문제들이 있고 혼자서 문제를 풀기에는 멀고 멀었다는 얘기이다.

내가 혼자서 이 배를 편하게 여유를 가지고 움직이려면 아직도 모자란 장비가 여럿이고, 그런 장비들이 다 장착되도 읽고 훈련하고 다른 상황들에 노츌되어 다양한 체험을 하기 전에는 마음 편할 날이 없을 것이다.

경험이 많은 다른이들과 같이 해도 쉽지 않은 일인 듯 하다.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하고 일을 벌렸다.

이번에는 너무 큰 미끼를 물고 제대로 씹지도 소화하지도 못한 체 끙끙거리고 있는 것이다.

과감히 토해내서 속이라도 편한 것이 배멀미에 상책이 아니던가?

아니, 배를 타지 않는 것이 배멀미를 없애는 최상책이 아닌가?

(혹시 잘 모르시는 분들이 오해할까봐 밝히는데, 근해에서 작은 배로 쎄일링을 즐기는데는 위와 같은 문제들이 거의 없다.)

 

아무리 봐도 생각하고 분석하고 이제라도 해법이 없다면, 과감히 포기하고 쉬운 행복을 추구할 일이다.

이번에는 내가 너무 세상을 쉽게 봤다.

아무리 아까워도 잘못을 깨달았으면 포기할 줄도 아는 것이 손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