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티랜딩마리나에 정박한 캐스캐이드호.
하루만에 선원들은 떠나고...
마리나 클럽하우스 발코니에서 바라본 맨하탄 야경.
26일 추수감사절 아침 적막한 뉴욕을 떠나면서.
자유여신상을 뒤로 하고.
아침 10시에 떠날 때는 날씨도 좋고, 바람도 3노트 정도에 거의 없고 마침 추수감사절 날이라 뉴욕항에 많은 배들 운항도 거의 없이 좀 으시시할 정도로 조용했다.
그래도 엔진은 1950rpm에 7~8노트로 아침, 오후, 저녁 초까지 잘 갔다.
저녁부터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서 바람도 쎄지고 물결도 우리가 가는 반대방향에서 아주 짧게 우리를 부딪쳐 온다.
옷 입은 모양을 보면 얼마나 이미 본격적으로 파도에 시달려서 물에 젖지않은 오후부터 추운 지를 볼 수가 있다.
새벽까지 이렇게 가면서 떠날 때 추수감사절이라 마리나에서 장화와 고무장갑을 못 갖추고 온 것이 드디어 나의 신발과 양말, 장갑을 다 젖게 만들고 몇번 후에는 갈아 입을 옷도 양말도 없이 양말을 그저 비닐에 싼 후에 운동화를 신었다.
임무교대를 하고 객실에 들어와서도 슬리핑백 속에서도 새벽에는 발이 따듯해지지 않는다.
드디어 몸이 차가워지고 속이 않좋아진다.
그래서 밖에서 조정을 하면서도 회색빛의 바다와 물결을 보고, 들어와 찬 발을 데우면서 생갹을 더욱 많이 하게 되었다.
과연 이것이 내 인생인가?
아무리 즐거운 나날의 연속이라도 크루징에서는 언젠가는 이런 시간들이 가끔은 오고야 만다.
그런데 나는 크루징에서 내가 의지할 수 있는 부인이나 여자친구가 없다.
그렇다고 매번 선원들에 의존하기에는 나의 지난 한두달간의 선원과의 관계를 보면 아주 비관적으로 보인다.
또한 매번 돈을 주고 델리버리 캡틴이나 프로 선원을 고용할 돈이 있는 여유도 없다.
그렇다면 혼자서 모든 것을 마음 편하게 풀어나갈 수 있는 실력과 여유가 있어야 하지만, 그것도 나에게는 없다.
이번 크루징만 해도 여행의 목표가 잘 못 설정된 것 같다.
주어진 시간 안에 한구겡 오는 것은 크루징이기 보다 델리버리에 가깝다.
그러나 나는 이 여행/향해를 크루징 라이프의 경험으로 정의했다.
첫 선원들과의 갈등의 근저에는 이런 목표에 대한 잘못된 정의가 숨어있었다.
그러니 선원들은 델리버리를 돕는다고 생각한 것 같고, 나는 크루징을 같이 즐긴다고 가정했던 듯 했다.
(이점은 내가 여기서 잘못 생각한 것 같다. 적어도 일부 그런 면이 있을 지라도 전체적인 면에서는 선원과의 관계에서는 같이 즐긴다고 원칙적으로 생각한 것이 맞는 것 같다. 이글은 선원 중의 하나가 댓글을 달아 답을 달고 생각해보니, 그의 내용이 맞다는 점을 인정하게 되어 다시 추가한다. 그러나, 내가 전체 항해를 델리버리 측면은 무시하고 즐기는 크루즈라고 잘못 생각했다는 점에서는 아직도 나의 잘못을 인정하고 내 목표 설정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어쨋거나, 여기 케잎메이의 머리나는 하루 190불 정도를 받는다. (오늘 돈을 내면서 보니 겨울 할인으로 하루에 약 85불 정도 냈다. 내가 첫날 물어본 가격은 아마도 정규가격인 듯 하다.)
썩을 놈들.^^ (그래서 이말도 취소...)
오늘은 너무 춥고, 바람이 쎄서 내일 떠나기로 했다.
델라웨어만을 들어가서 델라웨어-페서픽ICW를 들어가서 체서픽베이로 나갈 예정이다.
내 마음이 바뀌어서 델타빌에 가서 배를 세우고, 팔던지 안 팔리면 세워두고 나중에 봄에 다시 오던지 할 예정이다.
지금은 너무 지쳤다.
내 생각에 나는 이 모든 것을 감수하고 크루징라이프를 즐길 준비가 되어있지않다.
행복이 관계에서 온다는데, 혼자 배를 타는 싱글핸딩에서 어디서 행복을 어디서 관계를 찾을 줄 모르겠다.
반면 한국에는 나에게 행복을 줄 관계들이 적지않다.
내가 시작한 것 잘 마감을 지어야 하겠지만, 쉽게 시작횄다고 무조건 마감을 지어야 된다는 생각도 없다.
지금 델리버리 갭틴에게 부탁해서 바하마로 가려고도 생각했지만, 거기 가서 잠간 즐거운들 그것이 계속 될까?
아니라고 본다.
한달 후에는 앵커를 올리고 혼자서 떠나야 한다.
아니라도 선원이 있더라도 그/그녀는 언제나 떠날 수 있다.
나두 그런 홀가분한 자유가 좋다.
배에 매여서 배를 매일 고치고 (지난 삼개월, 더 나아가서 지난 2년 여 한일) 그것을 즐기느냐 하면 꼭 그렇지도 않다.
물론 다른 사람보다는 기계나 전기에 밝고 잘 고쳐나갈 수도 있고 바꾸는 재미도 아는 것 같다.
그러나 그렇게 매일 두어시간을 화는 것은 내 성격에 맞지 않느다.
오토바이처럼 일년에 몇번 고치고 정리하지만, 나머지는 쉽게 타고 즐기고 다니고 싶은 것이 나의 게으른 심성이다.
크루징할 배는 그 위험할 수 있는 위험가능성 때문에 적당히 넘어갈 수가 없다.
춸저히 대비해야만 한다.
게으를 수가 없다.
게다가 나의 집이기에 내 수준에 맞는 편의성과 스타일을 유지하고 싶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이 같이 사용하는 점에서 매우 신경이 쓰인다.
내가 아끼는 집에 다른 사람이 막 사용한다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이런 것들이 다 동시에 만족되어야만 하니 이상적인 크루징보트를 가지기는 누구에게도 거의 불가능한 목표가 되고 만다.
그런데 궁극적으로 내가 나를 도와줄 부인이나 여자친구가 있다면, 위의 조건들에 맞는 크루져를 유지하고 같이 운영하는 것이 가능할 만도 한데, 현재 같은 상황에서는 혼자서 운영할 강인함도 능력도 없는 것이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래서 나는 현 상황에서 크루징에 대한 꿈을 접으려고 한다.
나름 이 블로그에서 자신들의 크루징의 꿈을 조사해보는 분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
그분들에게도 좋은 참조가 되었으면 한다.
앞으로 며칠 후에 정리를 하게 되겠지만, 지금 생각으로는 버지니아 델타빌에 배를 올리고 배를 판매할 브로커에 넘겨줄 것 같다.
많은 재정적인 손해를 감수해야 겠지만, 그래도 행복하자고 하는 일 외골수로 불행(?)을 파고들 이유가 없다.
아직 답은 하지 않았지만, 며칠 전 하늘바다님의 여기에 남긴 댓글이 그래서 마음에 와닿았다.
"땅 따먹기 해서 많이 땄다가도 엄마의 밥먹어라 소리에 그대로 집으로 들어간다."는...
얼마나 다시 마음이 변할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이게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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