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수리!!!와 항해

2010.11.21(일): 첫 시험 기주/운전

cool2848 2010. 11. 22. 07:18

이번 주말에 항해를 해보자고 했는데, 오늘 아침이 날이 좋다.

그래서 아침에 약 한시간 이상 젊은이 두사람에게 폰톤에서 배가 나갈 때와 들어올 때 할 일,

배의 여러가지 줄들과 기능, 네비게이션 테이블과 전기패널의 여러 기능들과 닻사용법 등에 관해 얘기해줬다.

메인쎄일의 커버를 벗기고, 바람이 어느 정도 있어서 폰툰에서 그냥 스테이쎄일을 펴고 감는 법을 실습했다.

 

이어 11시정도에 배에 엔진을 걸고 배를 오랫만에 폰툰에서 풀고 머리나를 떠나 바로 옆 미스틱강에서 위로 가서 들어올리는 다리에 갔다가 돌아서 다시 폰툰으로 돌아와서 배를 정박시켰다.

첫번 돌아서 들어올 때 보우스러스터의 방향을 약간 착각해서 너무 선수를 폰툰에 가까이 대니 선미가 멀어져서 선원이 내리지를 못했다.

다시 배를 후진시켜서 (엄밀히 후진 기어를 넣었지만, 배는 후진보다는 옆으로 돌아갔지만) 다시 폰툰 가까이 배를 댈 수 있었다.

오롸잇!

이번에는 성공이다.

일단 배를 묶고는 쉬고 점심을 먹었다.

점심 먹고는 식곤증과 긴장감이 풀림에서 약간 낮잠을 잤다.

 

2시에 다시 엔진을 걸고 이제는 노앵크 앞의 롱아일랜드 사운드로 나가보기로 하고 배를 타고 떠났다.

폰툰 바로 앞의 철길 앞에서 배를 세우고는 무전기 13채널에서 다리 콘트롤러를 불렀다.

배가 바다로 나가고 싶으니 철길을 돌려달라고.

약 10분 후에 동쪽에서 오는 기차가 있고 바로 이어서 서쪽에서 오는 기차가 있으니 약 15분 후 정도에 열러주겠다는 답이다.

기다리겠다, 오버.

다시 시내쪽으로 가다가 돌아서 천천히 내려 오니 멀리서 기차가 오는 소리가 들린다.

조금 후 반대편 기차도 지나가고, 브릿지에서 무전으로 조금 후 열러주겠다고 알려온다.

 

기다리니 육중한 철길이 90도를 돌아가면서 열린 뱃길을 만들어준다.

그래서 나왔다.

아직 2시반 정도 뿐이 안됐는데, 해는 서쪽에 이미 걸려서 배가 복잡한 강 하구의 브이 표시를 보는데 초록인지 빨강인지가 잘 않보인다.

임시선원 두사람은 추운 옷차림에도 나름 설레이며 열심히 브이를 관찰하고 확인해준다.

나는 두번 오갔던 기억과 챠트플로터의 항로와 확인하면 천천히 가다가 엔진 RPM을 올린다.

속도 5.3노트, 엔진회전수 1,300, 수심 20피트.

가끔 큰소리로 말해서 선원들도 속도와 수심을 확인시켜준다.

 

꼬불거리며 노앵크 앞까지 오니 이미 3시반.

조금 더 가서 빨간브이인데 가운데 초록이 그려진 브이를 잘 몰라서 그 주위에서 돌아서 마리나로 돌아가기로 했다.

(나중에 마리나에 돌아와서 확인해보니, 빨간브이에 가운데 초록이 있는 것은 양쪽이 다 괜찮은 수로인데 이 브이를 빨간것으로 취급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는 표식이다.)

근처는 어둑한 게 이미 낮이 아니다.

(요즘 느끼는 것이 위도 차이가 이정도로도 사람의 생활이 이렇게 많이 지배를 받는 것에 놀라게 됐다.

그리고 그런 면에서 한국이 얼마나 그래도 좋은가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그래서 항해등을 켜고.

이번에는 항구로 향했다.

 

<2010.11.21.오후 3시20분 정도: 노앵크 앞 바다의 롱아일랜드 사운드로 들어가는 바다, 오른쪽에 옛날 등대가 보인다>

 

<추운 중에서도 나름 충실하게 보우맨의 임무를 수행하는 젊은 선원들, 이들도 나처럼 바다에 나오니 좋아하는 것 같았다.>

 

해가 서쪽에 기울고 우리가 반대로 해에 등을 지고 가니 항로 표식인 브이들이 형광처럼 밝게 빨강과 초록으로 쉽게 보인다.

한참을 들어와 철길다리 가까이 와서 다시 무전 연락을 하니 이번에도 약 10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이번에는 엔진을 중립으로 놓고 약한 바람에 약간씩 밀리면서 잘 기다렸다.

그래도 다리가 돌아갈 때 쯤엔 너무 배가 가까이 철길에 다가서서 약간 후진해서 다시 천천히 전진을 해서 다리를 건넜다.

 

다리를 통과하자마자 있는 우리 폰툰에 천천히 들어와서 보우스러스터를 약간만 쓰고 배를 바람에 흘려서 폰툰에 잘 안착시킬 수 있었다.

만세.

선원들이 배를 잘 정리하도록 감독을 하고 육전도 연결하고 배로 들어왔다.

오늘은 특식이다.

둘에게 돈을 줘서 중국음식을 사오라고 했고, 오면 첫 시험항해에 성공을 자축하는 (이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위스키도 마시자고 했다.

 

(조금 전에 저녁을 맛있게 먹고는 포츈쿠키가 두개 있어서 이들에게 하나씩 줬다.

이들이 뽑은 글은: Confidence begets confidence. 와 A good beginning is half the task. 이다.

우리의 현 상황에 잘 맞는 글이라 기분이 나쁠 수가 없다.^^)

 

물론 오늘은 돛을 올리지도 못했지만, 그래도 이들에게 이렇게 두번 배를 폰툰에서 나갔다가 들어온 것만 해도 큰일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내가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조정을 할 수 있게 되고 배에 대한 전진과 후진, 그리고 방향전환에 대해 감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역시 배가 (내가 익숙했던 전번 배에 비해) 작으니 회전이나 핸들링이 훨씬 쉽다.

그런데 이배도 후진은 좀 이상하다...ㅎㅎ (이게 보통)

내일 시간이 되면 잠시만이라도 돛을 올려보면 바람직할텐데...시간이 될 지 모르겠다.

 

내일은 식료품 구입도 해야되고, 나머지 배 정리도 해야 하는데.

저녁에는 데비드도 오고.

엔진 기어오일과 트랜스 오일도 교체해야 한다.

 

그런데 들어와서 컴퓨터에서 확인하니 SPOT에 트랙킹이 제대로 안나온다.

증거가 없네....ㅎㅎ

우린 분명히 긴장해서 초겨울바다를 두시간이나 달렸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