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기 전에 마무리질 일들로 바뻐서 몇주 전에 예약한 연주회지만, 오랫만에 집에 온 큰딸애에게 갈 수 있냐고 물었다.
마침 저녁에 외할머니와 식사약속이라서 안된다고 한다.
그래서 할 수 없이 갔다, 돈이 아까워서.
리릿나우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재즈기타리스트인 잭리도 나온다고 광고는 되어있다.
자리는 1층 중앙에 세번째줄, 무지 좋다.
잭리가 나와서 소개하고 드럼, 키보드, 베이스와 같이 연주하는데 뭐 하는 지 모르겠다.
잭리는 연상 기타 조정하고...
그래도 키보디시트와 같이 호흡을 좀 맞추는 듯 하는데, 워낙 올 드러머의 일이 생겨서 미국에서 왔다는 젊은 드러머와 엄청난 거구의 흑인 베이씨스트와는 거의 말도 없다.
정말 재미없었다.
그러다가 가수를 발견했다고 나온 김해(?)미.
날씬하고 이쁜(?)거는 같은데, 이사람은 더 아니다.
시간 아깝고 돈이 아까워서 자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잭리와 가수가 들어가고, 드디어 리릿나우가 나왔다.
첫곡부터 틀리다.
이건 다른 리그다.
며칠 전 본 한국과 아르헨티나 전을 생각하시면 될 듯.
두번째곡도 신난다.
이제 사람들이 들썩이고 곡 중에도 절로 박수가 나온다.
한숨을 돌리면 기타에서 전혀 다른 소리가 나온다.
내가 여태 본 기타리스트 중에서 이리 뛰어난 기술을 가진 사람을 보지못했다.
물론 너무 화려한 기술을 보이다 보니 감동이나 여유있게 음악에 빠져들지는 못했다.
내가 본 에릭 클랩톤, 죽기 전에 듀앤 올맨, 비비킹, (추가: 죠지 벤슨, 산타나-오래 전이지만 삼바파티같은 곡은 정말 감동적이었던 기억), 한달 전 쯤 본 팻 메써니들에게서 느끼지 못한 다양한 소리를 기타에서 볼 수 있었다.
특히 얼마전의 팻 메써니는 좀 성격이 다른 연주회이기도 했지만, 많이 재미없었다.
특히 베이스와의 상호작용이 뛰어났고, 드러머와의 호흡도 좋았다.
베이스에서 저런 다양한 소리가 나는 지도 몰랐다.
젊은 드러머의 강약과 어프비트의 처리도 너무 멋졌다.
때려대는 드럼 소리도 소나기를 맞은 듯 오랫만에 속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앵콜에 잭리와 김해미가 같이 나와 지릿나우의 곡인 <It's you>를 부르고 연주했다.
김해미가 좀 오버하는 것 같이 느껴졌지만, 신인가수를 위한 대가의 배려도 훌륭했다.
최근 들어 본 연주회 중 제일 좋았다.
다름에 이사람 한국에 오면 가보시길 강추.
나오면서 이날 한국에서 처음으로 발매한다는 <6 String Story>라는 씨디를 사왔다.
이거 오자말자 들어보고 오늘 차로 일보러 다니면서 들었는데, 무지 좋다.
많은 유명한 기타리스트들과의 연주를 합해놓은 판이다.
특히 기타를 좋아하시거나 재즈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들어보시길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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