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테레비를 보는데, 밥딜란에 관한 영화 <No Direction Home>을 한다.
아주 흥미롭게 이제는 전설이지만, 내가 젊을 때 반전 반체제 가수로 활약하던 그와 그후 진화하는 그의 변화를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그중에 문득 나오는 노래 가사: "How many roads a man walked down before he can call him a man. ..." 가 나온다.
너무나도 유명한 "Blowing In the Wind"의 첫마디이다.
"한 사람이 자신을 사나이라고 부르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하는가...."
(요즘 이런 가사를 들으면 여성주의자들이 가만 나두지 않았을 테지만...ㅎㅎ)
이 가사를 들으니 내가 지금 여행을 위해서 나름 정당성을 찾는 대답이 나와있지 않나 불현듯 생각났다.
아마도 서양이나 유럽문화에서 (몸으로 때우는 우리가 부르는 배낭여행이라고 부르는) 여행이란 남자가 사내가 되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단계로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하고 말이다.
마치 아프리카나 호주 원주민 같은 많은 원시 사회 종족 중에 성인이 되기 위해 남자애가 거쳐야 하는 하나의 통과의례처럼 말이다.
어쩌면 나는 이 나이가 되서야 성인의례를 나 자신에게 요구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어렵고 외로울 수 있는 단신 요트 항해가 그런 것 같고,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더 피곤할 수도 있는 장기간의 배낭여행이 그러한 것 같다.
물론 한쪽에서는 배부르고 생활에 치이지 않아서 쓸데없는 짓 한다고 말하면 달리 적절히 응대할 말도 없지만...
이렇게 쓰다보니, 2000년도에 클리블랜드에 살 때 자형이 말씀하던 구절이 생각난다:
Walk the walk and talk the talk.
말만 번지르르 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실천하는 것을 본다는.
행동에 옮겨야 진짜라는 의미이겠다.
블로그를 쓰면서/블로깅하면서 너무 talk the talk만 하는 것이 아닌지 어쩐지 좀 불안하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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