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지 한 달쯤 되었네요. | 벌써 다시 나가고 싶어 몸이 근질거린다는 ㅋ |
배낭은 장기 여행자에게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친구이자 그 무게 때문에 늘 원망스러운 원수이기도 하다. 처음에 한국에서 출발할 때는 필요 없는 물건들을 너무 많이 가지고 나와서 배낭 무게가 17 kg 정도였는데(컴퓨터/노트북이 있는 보조 배낭 제외) 마지막 태국에서 귀국할 때는 달랑 9 kg. 처음에 출발할 때 짐의 거의 절반은 쓸데 없는 물건이었던 것이다.
여행 후반부에는 눈 감고도 배낭을 정리할 수준이 되었지만 그런 수준으로 내공이 쌓일 때까지 참으로 많은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지난 1년간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장기여행 짐 싸기를 최종적으로 정리해 본다.
★ 배낭 구성
돌돌이를 주로 이용하고 귀중품이 상대적으로 적은 단기 여행자와 달리 중남미/아프리카 같이 터프한 지역들을 주로 여행하는 장기여행자에게는 배낭은 필수다. 하지만 노트북, DSLR과 같은 고가품이 있다면 하나의 배낭으로는 부족하다. 버스나 기차/비행기를 탈 때, 식당에서 밥 먹을 때 등 언제 어디서나 고가품을 몸에서 떨어뜨려 놓으면 안되기 때문이다.(그래, 난 여행 막판에 로마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딱 한 번 방심했다가 고가품을 다 털려버렸다) 따라서 대부분의 장기여행자는 크고 작은 두 개의 배낭을 가지고 다니면서 큰 배낭은 버스/기차의 짐칸에 넣고 귀중품이 든 작은 배낭은 늘 가지고 다닌다.
1. 메인 배낭
- 내용물 : 옷/세면도구/각종 충전기/운동화/음식 재료 등
- 나는 도이터 Act lite 50+10 L 배낭을 썼는데 충분한 용량이었다. 배낭은 당연히 가능한 가볍고 편해야 한다. 특히 트레킹 코스가 많고 고산 지대가 많아 이동 자체가 늘 트레킹스러운 중남미 지역 여행을 위해서는 편한 배낭은 필수.
- 등산을 즐기는 다른 여행자들 말로는 좁고 긴 배낭은 물건 넣긴 힘들지만 오래 걸을 때 편하고, 옆으로 넓은 배낭은 물건 넣긴 좋은데 트레킹할 때는 안 좋다고 하더라.
- 배낭을 쌀 때는 가능한 종류별로 케이스에 따로 담아 두는 것이 편리하다. 즉 옷은 웨어 팩에, 세면도구는 위시 팩에, 약은 별도 약 주머니 등에 구분해서 넣는 것이 찾기도 편하고 정리하기도 편하다.
2. 보조 배낭
- 컴퓨터/카메라 본체(충전기는 메인 배낭에), 선글라스, MP3, 여권 등 귀중품 & 멀미약/목배게/안대 등 교통편 안에서 필요한 물건 & 플래쉬
- 노트북과 DSLR을 둘 다 가지고 갈 예정이라면 고르기 전에 미리 넣어보고 Test 해서 가능한 작은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보조 배낭이 너무 크면 이동할 때 상당히 불편하다.
- 보조 배낭을 살 때 천으로 된 끈 달린 백을 몇 개 받았는데(쓰레기 수거용인 듯) 아주 유용했다. 카메라만 들고 시내를 돌아다니거나 당일 트레킹을 다녀 올 때 무거운 배낭 대신 천으로 된 백에 물이나 간식거리를 넣고 다녀오면 아주 편하기 때문이었다.
★ 세부 품목별 준비물
1. 전자제품
(1) DSLR 카메라 : D70 + 18-200 VR
- 내 짐 중 가장 무거웠던 DSLR 카메라. 여행을 떠나기 전 그냥 하이 엔드 똑딱이를 가져갈까 잠시 고민도 했었지만 그냥 가지고 있던 D 70을 들고 갔고 훌륭한 선택이었다. 그 멋진 풍경들을 똑딱이로 담았었다면 1년 내내 눈물이 났을 듯.
- 18-200mmVR 렌즈
· 풍경 사진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12-24mm가 더 낫지만 12-24는 석양이나 인물, 접사 등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난 18-200을 선택했다. 하지만 항상 12-24가 아쉽긴 하더라. 두 개의 렌즈를 다 들고 가는 것이 대안일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큰 보조 배낭 또는 별도 카메라 가방이 필요하고 무게도 무겁기 때문에 쉬운 결정은 아니다. 거기다 깔끔한 유럽이 아닌 중남미 같은 터프한 여행지에서 렌즈를 갈아 끼우고 관리하고 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요즘 나온 16-85mm 같은 렌즈는 광각의 아쉬움을 조금 달래줄 수 있을 듯.
· VR 기능은 여행 중 너무너무 유용하다. 여행을 하다 보면 실내나 저녁 시간에 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은데 삼각대는 들고 다니기 불편하고 설치에도 시간이 걸려 별로 유용하지 않다. 따라서 광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빠르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VR 기능이 있는 렌즈가 일반 렌즈보다는 아주 유용하다. 물론 더 비싸기는 하지만
- CF카드 4G + 1G : 선진국이 아닌 이상 여행 중 CF 카드는 좀처럼 찾기 힘든 물건이다. 따라서 CF 카드를 쓴다면 여분 하나 정도는 필요할 듯.
- Lowpro 휴대용 DSLR 케이스 : 삼각형 모양으로 생긴 휴대용 케이스. 숙소를 잡으면 짐은 숙소에 두고 카메라만 들고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주 유용하다. 난 필요한 돈과 동영상용 똑딱이도 보조 주머니에 항상 넣고 다녔다. 끈이 아주 튼튼해 오토바이 쓸이를 당할 염려도 없다.
- 경량 삼각대 : 출발할 때 생각했던 것과 달리 야경을 찍는 데 자주 쓰진 않았다.(야경은 주로 VR + ISO 이용) 공연 같은 것을 볼 떄 똑딱이로는 동영상을 찍고 DSLR로는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동영상용으로 주로 썼고, 셀카를 찍을 때는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면 구도나 위치가 마음에 드는 사진이 잘 안 나와 삼각대+리모컨을 사용했다. 유용했던 아이템이지만 부피와 무게가 가능한 작게 나가는 것을 잘 골라야 한다. 난 렌즈 살 때 공짜로 받은 싸구려 알미늄 삼각대를 1년간 썼다.
- 기타 : 멀티 리더기, 추가 배터리(필수!), 리모컨
(2) 똑딱이 카메라 : 캐논 IXUS 80IS
- D90 같은 동영상을 찍을 수 있는 DSLR 하나만 들고 가는 것보다는 위에서 말한 것처럼 동영상과 사진을 함께 찍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DSLR+똑딱이가 더 유용했다. 처음 샀었던 카시오 Z8보다 나중에 쓴 캐논 IXUS 80 IS가 내구성이나 품질 면에서 더 만족스러웠다.
- 기타 : SD 메모리 2G, 가끔 쓰기 때문에 추가 배터리는 필요 없었다. SD 메모리 카드는 어딜 가나 팔기 때문에 예비용은 필요 없을 듯.
- 방수팩 : 강이나 바다 같은 카메라가 젖을 수 있는 곳에서 투어나 액티비티를 하거나 스노클링을 할 때 유용하다. 똑딱이 + 방수팩 조합이 일회용 수중카메라보다 당근 훨씬 사진이 잘 나온다.
(3) 노트북 : 소니 바이오 TZ36L
- 장기여행을 하다 보면 시간여유가 많이 있다. 단기여행자처럼 매일 호스텔에서 술 마실 수도 없고 매일 빡세게 돌아다니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럴 때 노트북은 한국에 있는 사람들과 연락하는 매개체이자 영화도 보고 글도 보고 게임도 하는 친구가 된다.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사진 작업을 위해 당연히 필수이며 은행 업무 등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노트북이 없어도 세계 어딜 가나 PC 방이 있기 때문에 인터넷을 쓸 수는 있지만 한국인 여행자가 많은 동남아나 유럽이 아니라면 한글을 보고 쓰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노트북이 있는 것이 편리하다.
- 하지만 문제는 역시 만만치 않은 무게. 출발 전 2주 넘게 알아본 끝에 고른 모델은 소니 바이오 TZ-36L. 중고도 비싸긴 하지만 가볍고 배터리 오래 가고 LED 화면이라 사진 편집에 좋고 발열도 적었다. 이걸 쓰다가 다른 회사에서 나온 노트북을 쓰니 참 답답하더라는. 사진 작업이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넷북 같은 성능이 떨어지는 소형 노트북도 대안일 듯.
- 여행용 노트북을 고를 때는 반드시 배터리+충전기 포함 총 무게를 비교해 봐야 한다. 제조사에서 광고하는 무게는 실제 무게와 차이가 상당히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인터넷 리뷰를 꼼꼼하게 살펴봐서 비교해보자. 장기여행자에게는 100g, 아니 10g 차이라도 엄청난 무게 차이다.
- 휴대용 마우스 : 터치패드와 마우스는 노트북 작업 편리성과 시간에 차이가 크기 때문에 줄이 감기는 기능이 있는 가벼운 휴대용 마우스가 좋다. 한국에서 파는 제품이 외국에서 파는 물건보다 훨씬 좋으니 한국에서 준비하자.
(4) 전자사전 : 유디아 Cool300
- 영스-스영 기능이 있는 유디아 Cool300을 사갔었는데 초반에 과테말라에서 스페인어 다시 배울 때 열심히 쓰고는 거의 쓰지 않았다. 단어를 찾아볼 상황에서도 막상 사전에 잘 손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차라리 조그만 포켓용 사전이 있었다면 더 유용했을 듯.
(5) MP3 : USB 충전 방식의 가벼운 MP3를 썼다. 여행 중 이동시간이 길기 때문에 언뜻 생각하면 건전지식이 좋을 것 같지만 일단 무겁고 배터리 값이 비싼 나라들이 많기 때문에 비용상 문제가 있을 듯 하다. 거기다 버스 여행에 익숙해지다 보니 나중에는 10시간이고 20시간이고 내내 비몽사몽간에 있게 되어서 음악을 거의 안 듣게 되더라는.
(6) 외장하드, USB : 외장하드는 사진과 자료 백업을 위해 필수적이었다. USB는 다른 여행자와 사진을 주고 받을 때 등 은근히 쓸모가 많았다. 사진은 외장하드 백업 외에 가끔씩 DVD로 구워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여행자 편에 맡기곤 했다.
(7) 카시오 G-shock 전자시계 : 시계는 여행자 필수품. 시간 조정할 일이 많고 한국 시간을 확인할 경우도 많고(새벽에 전화 걸면 안 되자나..) 알람 기능도 필요하기 때문에 튼튼하고 방수가 되는 전자시계가 좋다.
(8) 어댑터류 : 멀티 어뎁터/ 3구 어뎁터/ 110V용 어뎁터(일명 돼지코)
- 중남미 대부분 지역은 110 V이기 때문에 돼지코를 쓰는 것이 멀티 어뎁터보다 편리했다. 그리고 나는 전자제품이 많기 때문에 작은 3구 어뎁터를 하나 가져간 것이 아주 유용했다.
(9) 헤드셋 : 처음에는 이어폰만 준비했는데 인터넷 전화로 한국에 전화를 하기 위해서는 헤드셋이 더 편해서 결국 헤드셋을 사게 되었다. 하지만 장기여행자들이 주로 가는 가난한 나라들에는 역시 딱 마음에 드는 가벼우면서 성능 좋은 헤드셋을 찾을 수가 없어 큰 헤드셋을 사서 써야만 했다. 다음에 여행을 간다면 국내에서 귀에 거는 형태의 헤드셋을 사갈 생각이다.
2. 의류/신발/침낭
(1) 의류
- 여행을 오래 하다 보니 옷을 고르는데도 원칙이 생겼다. 무조건 가볍고 잘 마르고(실내에서 말릴 경우가 많다) 튼튼하면서 잘 더러워지지 않아야 한다. 이런 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은 의류는 바로 스포츠 웨어였다. 청바지나 면바지는 무겁고 잘 마르지도 않아서 유용하지 않더라. 여행 후반에는 결국 모든 옷은 스포츠 웨어 + 얇은 티셔츠로 대체되었다.
- 추운 지역에서 오래 있지 않는 이상 두꺼운 옷은 상의 하나 정도 말고는 필요 없다. 날씨가 추워지면 얇은 옷을 여러 개 껴입거나 현지에서 싸구려 옷을 하나 사서 입다가 따뜻한 나라 오면 버리곤 했다. 두꺼운 옷은 걸어 다니는 일이 많은 장기여행자에겐 더워서 별 필요도 없었고 무거웠다.
- 속옷 종류는 오히려 한국에서 많이 준비해서 나가는 것이 좋을 듯. 가난한 나라들은 팬티나 양말의 품질이 안 좋아 비싼 제품을 사도 영 별로였다. 특히 양말이 많이 필요했다. 속옷도 가볍고 잘 마르는 재질로 준비해야 한다.
- 하의 : 반바지 3개, 긴 바지 2개, 방한용 타이즈 1개 (바지들은 당근 트레이닝 복)
- 상의 : 반팔티 4개, 얇은 긴팔티 1개, 약간 두꺼운 긴팔티 1개, 바람막이 잠바(방수) 1개, 땀복(방한용) 1개
- 속옷 : 팬티/양말 각 6개, 수영복 1개
- 수건/스포츠타월 각 1개 : 수건을 주지 않는 호스텔들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
- 의류정리용 양면웨어팩 大1개, 小 1개 : 아주 유용한 여행용품. 소형 침낭과 함께 배낭 아래쪽에 쏙 들어가기 때문에 이동하고 짐 풀 일이 많은 장기여행자에게는 아주 유용하다.
(2) 신발
- 신발을 어떻게 들고 다니냐 하는 것은 여행 내내 고민이었는데 결국 나는 경량 등산화 + 경량 운동화 + 쪼리 조합으로 여행을 다녔다. 처음에 운동화형 샌달을 들고 갔었는데 무거워 버리고 쪼리로 대체했다. 등산화만 있어도 충분할 수 있겠지만 시내에서는 더 편한 운동화를 주로 신고 다녔다. 여하튼 여행 중 트레킹을 할 생각이라면 방수가 되는 등산화는 필수다.
- 경량 등산화는 반드시 방수가 잘 되는 고어텍스 재질로 사는 것이 좋다. 내가 샀던 등산화는 스노보드 부츠처럼 돌려서 끈을 조이는 형태였는데 그걸 볼 때마다 서양애들은 눈 튀어나오더라는. 역시 공산품은 한국제가 최고 ㅋㅋ
- 등산화를 오래 신다 보면 아무리 씻어도 심하게 냄새가 날 때가 있다. 그럴 경우 나는 욕실 청소 또는 세균제거용 액체를 호스텔에서 빌려 신발에 왕창 뿌린 후 좀 기다렸다가 세척을 했다. 곰팡이가 제거되기 때문에 냄새가 상당부분 사라진다.
(3) 침낭 : 트레킹만 하러 다니는 여행이 아니라면 두꺼운 침낭은 사실 여행 중 쓸 일이 별로 없다. 트레킹을 할 때는 현지에서 침낭을 빌리면 되기 때문이다. 난 300g쯤 되는 초경량 침낭을 하나 준비해 갔는데 실제로 쓰는 경우는 추운 야간 버스를 타거나 숙소 이불이 찜찜할 경우였다. 내가 준비한 제품은 그라나이트 기어의 초경량 침낭
3. 안전용품
(1) Pac Safe 복대 : 나는 복대를 거의 쓰지 않았다. 불편하기도 하고 소매치기보다는 강도 위험성이 높은 중남미를 오래 여행하다 보니 차라리 숙소에 놔두고 나가는 것이 더 안전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숙소에서 짐이 통째로 털리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만약 쓸 생각이라면 비싸고 무거운 제품을 사지 말고 가볍고 싼 제품을 쓰는 것이 좋을 듯.
(2) Pac Safe 여행지갑 : 지퍼가 달린 주머니가 있고 가벼워 아주 유용했다.
(3) 번호자물쇠 4개 : 필수품. 락커가 있어도 자물쇠를 주지 않는 호스텔이 많고 락커가 없는 호스텔에서 배낭을 놓아둔 채 외출할 때도 유용하다. 특히 난 시내에서 돌아다닐 때 배낭을 앞으로 매는 것이 불편해 등에 매고 번호자물쇠를 채워 사용했다.
- 쇠사슬처럼 된 배낭 안전망을 쓰는 사람을 봤는데 참 무거워 보이더라. 그것 쓴다고 훔쳐갈 애가 안 훔쳐갈 것 같지도 않고. 나는 얇은 와이어를 하나 준비해가서 불안한 경우 배낭을 의자 같은 곳에 묶어두곤 했는데 그것도 거의 쓰진 않았다.
4. 여권/카드/사진
(1) 여권 1개, 여권복사본 5개, 항공권/항공권 복사본
(2) 체크카드 3개 (국제학생증 포함), 신용카드 2개
- 체크 카드는 카드나 은행 계좌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 대비해 2개 정도는 준비하는 것이 좋다. 신용카드는 평소에는 쓰지 않고 인터넷으로 항공권을 살 경우에 주로 썼는데 결재에 문제가 생길 경우를 대비해 VISA와 MASTER가 각각 하나씩 있으면 좋다.
- 국제학생증은 여행 중 아주 유용하다. 많은 지역에서 입장료가 할인되며 멕시코처럼 버스비가 50% 할인되는 곳도 있다(방학기간만). 나이제한을 철저히 적용하는 유럽 빼고는 국제학생증이 있는 것이 무조건 좋았다.
(3) 인터넷뱅킹 보안카드 복사본 / 스캔파일
(4) 증명사진 : 비자나 각종 자격증을 받을 때 필요하다. 10장 정도면 충분할 듯.
5. 세면/세탁/화장품
- 여행 초반에 가장 뻘짓을 했던 파트이다. 하나씩만 들고 가서 필요하면 다시 사면 되는데 괜히 여분 하나씩 더 들고 갔다가 고생만 했다 ㅡ.ㅡ;;
(1) 세면도구 : 칫솔/ 치약/ 비누/ 바디클렌저/ 샴푸/ 면도기/ 면도날/ 면도거품
- 면도거품은 처음에 안 들고 갔는데 역시 비누칠만 해서 깎으면 불편해 하나 사야 했다. 역시 최대한 용량이 작고 가벼운 것이 좋다.
- 초반에는 잠깐 비누를 썼었는데 집에 놔두고 쓰는 것이 아니라 들고 다니다 보니 늘 물에 젖어 무게도 가볍지 않고 오래 쓰기도 힘들어서 상대적으로 편리한 바디클렌저를 늘 이용했다. 손 빨래 할 때도 그냥 바디클렌저를 뿌려서 했다는 ㅎ. 세계 어딜 가나 저렴한 제품들이 있기 때문에 가격적으로도 부담은 없다.
- 세면도구는 자주 쓰기 때문에 여행용 워시팩에 넣어서 정리한 후 배낭 제일 위에 올려두는 것이 편리하다.
(2) 세탁용품 : 가루세제/ 빨래망
- 세제는 비닐로 된 지퍼백에 넣어서 다녔는데 실제로는 그냥 바디클렌저를 뿌리고 손빨래를 주로 해서 많이 쓰진 않았다. 빨래망은 손빨래를 많이 하는 나에게는 거의 필요 없었다.
- 난 속옷이나 셔츠는 가능한 매일 샤워할 때 옷을 발 밑에 두고 샤워한 후 살짝 헹구는 것으로 빨래를 했다. 그다지 깨끗하지는 않지만 매일 갈아입기 때문에 특별히 더럽지 않아 몰아서 빨래하는 것보다 편했다.
- 여행용 빨래줄을 들고 갔었는데 난 필요가 없어 버렸다. 대부분 숙소에 빨래줄이 있고 빨래줄이 없어도 스포츠 웨어는 실내에 적당히 늘어놓으면 잘 마르기 때문이었다.
(3) 화장품 : 로션/ 선크림
- 선크림은 어느 나라 가나 팔지만 로션의 경우 우리나라처럼 싸고 풍부한 제품을 접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을 오래 여행해서 그런지 피부상태가 좋아져 로션을 안 발라도 안 땡기더라는.
6. 편의용품
(1) 교통편 용 : 목배게(필수!)/ 안대
(2) 콘택트 렌즈 용품 : 콘택트 렌즈를 쓰는 사람은 어쩔 수 없이 렌즈 세척액 무게를 감수해야 한다. 문제는 우리나라 만큼 렌즈세척액이 싼 나라가 없다는 것. 멀티세척액 350ml 기준으로 대부분의 나라가 한 통에 10달러가 넘어간다. 동남아나 멕시코는 만원 이하로 싼 편이었다. 1회용 렌즈를 좀 준비해가면 1박 이상 하는 트레킹이나 투어를 할 때 편리하다.
(3) 나침반 : 여행 초반에는 나침반을 보고 방향을 잡을 일이 많았지만 지도보기와 길 찾기에 익숙해진 다음부터는 시간에 따른 태양과 그림자의 방향만 봐도 대충 방위가 나와서 거의 쓰지 않았다.
(4) 우산/우의 : 배낭여행자는 우의만 있으면 될 것 같지만 의외로 우산이 쓸모 있다. 여행을 하면 배낭을 매고 있는 시간보다 배낭을 매지 않고 있는 시간이 훨씬 많기 때문에 조그만 우산을 쓸 일이 많았다. 우의는 필요한 경우 저렴한 비닐로 된 우의를 그때그때 사서 썼다.(몇 번이나 샀는데 늘 말리다가 잊어버렸다는.. ㅡ.ㅡ;;)
(5) 기타 : 소형 플래쉬(필수!)/ 반짇고리/ 손톱깍기/ 볼펜/ 작은 수첩/ 귀이개
- 호스텔에서 다른 여행객들이 잘 때 물건을 찾거나 가로등이 없는 외진 동네를 돌아다닐 때 소형 플래쉬는 필수. 역시 가능한 가벼운 것을 미리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다른 나라에 가면 우리나라처럼 다양한 제품을 보기 쉽지 않다.
- 작은 수첩은 늘 바지 주머니에 넣어 다니다가 돈을 지출하면 기록해서 매일매일 지출 내역을 정리하고 필요한 정보를 메모하는 등 정말 요긴하게 썼다. 비싼 물건도 아니고 없으면 절대 없어서는 안된다는 물건도 아니지만 노트북 만큼이나 정이 든 물건이다. 난 회사에 다닐 때 받은 날자별로 메모가 가능한 작은 수첩을 가져가서 썼다.
7. 비상약
- 쓸모가 많은 약을 제외하고는 많이 들고 갈 필요가 없다. 무게를 줄이려면 비닐로 된 조그만 의약품용 지퍼백에 방습제를 넣고 약을 넣으면 케이스 무게를 줄일 수 있다.
- 약은 비닐로 된 케이스에 넣어서 큰 배낭에 넣었는데 멀미약만 따로 보조배낭에 넣어 다녔다.
(1) 쓸모 많았던 약 : 지사제/ 밴드/ 후시딘/ 모기약/ 멀미약
- 액체로 된 소독약은 무겁기 때문에 연고형으로 된 것이 더 좋다. 모기약은 70일 지속 액체형 전기모기약을 2개 가져갔는데 완전 좋았다. 모기 많은 지역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먹었던 약은 멀미약과 지사제. 멀미약은 버스 타는 것이 숨쉬는 것 만큼이나 자연스러워진 여행 후반부에는 거의 먹지 않았지만 여행 중반부까지는 필수적이었다.
(2) 약간 필요했던 약 : 타이레놀/ 소화제/ 비염약/ 감기약/ 마이신
(3) 전혀 쓸모 없던 약 : 무좀약/ 영양제/ 벌레기피제 등
- 쪼리를 밥 먹듯이 신고 다니기 때문에 무좀이 걸릴 일이 없었고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서 여행 다니기 때문에 영양제 그딴 것 필요 없었다. 벌레 많은 곳에 가면 벌레 기피제 같은 것 하나도 소용 없더라. 그것 아무리 써도 왕창왕창 덤벼들더라는.
8. 가이드북
- 가이드 북은 역시 배낭여행을 위해서는 필요했다. 가이드북이 없이 여행할 경우 어디가 어딘지도 잘 모르겠고 기초지식이 없이 여행하다 보니 잘 보이지도 않는다.
- 가이드 북 중 역시 론리는 명성 값을 한다. 우리나라 가이드북은 쓸데없이 사진만 많고 실제로 배낭여행자에게 필요한 교통편/지도/숙소 정보는 적기 때문에 유레일 타고 민박집 돌아다니는 유럽여행자에게나 필요하지 세계여행자에게는 거의 쓸모없다. 그리고 칼라로 만들다 보니 무게가 너무 무거워 여행용이 아니라 체력단련용으로 제작한 것 같다. 풋 프린트도 유용하다고 하는데 나는 론리에 익숙해져 계속 론리만 봤다. 물론 론리도 정말 허접한 편도 많고 여행 내공이 쌓이다 보면 잘 보지도 않게 되지만 그래도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는 낫다.
- 론리 멕시코/과테말라(한국에서 구매), 남미(한동이한테 삼), Mediterranean Europe(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구매), Middle East(카이로에서 구매), South East Asia(방콕에서 중고로 구매)
- 이 많은 가이드북을 계속 들고다니냐구? 그랬다가는 쓰러진다. 중간중간에 한국으로 돌아가는 사람을 만나면 부탁해서 한국으로 보내곤 해서 보통 1~2권 정도만 배낭에 넣어 다녔다.
9. 요리용 양념류 : 고추장, 고추가루, 후추 등등등
- 나는 여행하는 1년 내내 한국음식 안 먹고도 잘 지낼 줄 알았다. 하지만 100일쯤 지나고 나니 슬슬 생각나기 시작해서 결국 페루에서 고추가루와 고추장을 받아서 썼다. 외국에서도 한국 식품을 살 수 있긴 하지만 비싸기 때문에 필요 없다고 생각해도 준비해서 나가는 것이 좋을 듯. 간장/후추 등은 외국에서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중국인 슈퍼에서도 많이 판다)
이상 물품들은 내가 경험했던 기준으로 정리한 것이지 모든 여행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개인 성향에 따라 악기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책을 들고 다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전자제품을 아예 안 들고 다니는 사람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자기 스타일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장기여행자들이 자주 하는 이 말, ‘배낭이 가벼울수록 여행은 즐거워진다’는 것이다. 최대한 가볍게 또 가볍게. 그것이 장기 배낭여행자의 미덕이다.
자, 이제 짐을 준비했다면 뭘 할까? 당연히 저 넓은 세상으로 Go Go Go!!! 세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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