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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3.24&26: 다이안 리브스와 브에노스아이레스재즈카페

cool2848 2010. 3. 26. 23:46

 

조금 전에 LG아트센터에서 현존하는 대표적 재즈 여가수의 하나인 다이안 리브스의 공연을 보고 왔다.

과연!

한시간반의 공연이 금방 지나갔다.

오래 같이한 밴드의 연주도, 특히 피아노와 기타가, 뛰어났다.

 

첫곡은 가수가 없이 기타, 피아노, 베이스, 드럼의 밴드 음악이었다.

둘째곡에서 나타난 다이안 리브스.

비교적 조용히 시작했다.

노래 중에 nice and easy하게 시작해서 wet and rough(?)하게 만들어 가겠다고 얘기한다.

 

세번째 곡인가는 더욱 조용한 곡이었던 듯.

다섯번째인가부터는 그녀의 카리스마가 살아난다.

조용히 관객을 퍼포먼스로 이끌어간다.

억지로 관객을 미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흥을 동참하면 가수와 밴드가 더 좋은 연주를 할 것을 암시하는 듯 한 소통.

점점 관객을 연주에 몰입하고 관계하게 만든다.

 

그녀는 조용한 곡에서는 아주 작은 소리도 내고, 리듬을 탈 때는 흑인 특유의 몸짓과 손벽으로 관객을 주도한다.

에너지가 필요할 때는 강하고, 낮은 소리에서는 풍부한 바이브레이션없이도 부드럽고 높은 소리도 그저 정확하다.

어느 음에서도 안정된 노트를 보이고, 가사 전달도 정확하다.

물론 재즈이니 감정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혼자 노래를 불러도 좋고, 같이 백업 밴드가 참여하면 더 풍성해진다.

소리를 끊으면 다들 확실히 끊어서 노래가 거기서 멈춰도 좋고, 더 하면 더 재미있다.

그녀는 노래와 연주를 가지고 관객을 기다리게 만들고 기대하게 만들 수 있는 힘을 가졌다.

마지막 곡 중간에서 밴드멤버들을 소개할 때 노래로 소개를 하는데, 내가 많지는 않지만 적지도 않은 공연을 보러 다니면서 이렇게 노래의 일부로 잘 소개를 하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나머지 밴드멤버들도 좋았는데, 나는 특히 피아노가 아주 좋았다.

어쿠스틱기타도 작은 소리에서의 울림도 좋았다.

베이스와 드럼을 포함하여 전체가 잘 어울렸다.

 

아쉽게도 사진을 못 찍게했지만, 그 자리에 온 누구도 후회할 수가 없는 크지않고 적당히 점잖은 재즈연주회였다.

다음에 또 볼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지난 삼주간의 기다림과 로얄석의 8만원이 전혀 아깝지 않은 한마당이었다.

약간 아쉬웠던 점은 클래씩한 재즈 스탠다드곡을 좀 불렀더라면 나같은 공부않하는 관중에게 조금 더 잘 어필할 수 있었잖았을까 하는 점이다.

 

 

그저께는 선재아트홀에서 영화 <브에노스아이레스탱고카페>를 봤다.

19040년대와 1950년대 아르헨티나가 한창 잘 나갈 때 연주하던 대표적인 연주가들을 모아서 멋진 극장에서 연주회를 한 과정을 찍은 영화다.

이것도 무지 좋았다.

탱고란 연주이고 삶(?)이고 춤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

또 처음 삼분안에 다 보여줘야 한다라는 노년의 연주가들의 담소가.

 

브에노스아이레스에 가면 꼭 좋은 탱고카페와 길거리 탱고를 봐야겠다.

어렵대지만 한 일주일 탱고춤 교습을 받아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