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생각하니, 사방이 고요한 것이 이곳 위미항은 피항지로서 매우 좋은 곳이다.
오늘 10시에 만조 (10시16분)에 맞추어 항을 나가면 제주 남부의 썰물시에 맞춰서 동진을 하여 성산쪽으로 쉽게 갈 것 같아서 제리신부님과 셰린을 오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항해를 하기 전에 이곳에서 돛을 내리고 주문하기 위해서 돛의 크기를 재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셰린에게 전화를 했다.
오늘 항해는 취소한다고.
그랬더니 내가 할 쎄일을 내리고 쎄일의 크기를 재는 것을 돕겠다고 한다.
아무래도 같이 항해하다가 돛을 찢어서 미안한 마음이 많은 것 같다.
나도 아무래도 큰 돛을 혼자 내리거나 옮기고 재기는 힘드니 두명이 더 오면 좋을 것 같아 제리에게도 전화하여 오늘은 항해 대신에 같이 일하자고 했다.
10시가 좀 넘어서 둘이 제리신부의 차를 타고 왔다.
우선 메인쎄일(main sail: 주 돛)의 크기를 재었다.
다음은 제노아(genoa: 앞 돛).
마지막으로 미젠(mizzen: 뒷 돛).
각각 해경출장소 앞에 부두에 펼쳐놓고, 리치(leach: 돛이 마스트에 붙어있는 부분)와 풋(foot: 돛의 밑부분) 그리고 러프(luff: 돛에서 가장 긴 대각선 부분)을 재엇다.
주돛을 부두에 내려서 똑바로 펴고 리치를 재고 있다.
셰린이 아랫 부분을 잡고 있고.
돛의 맨 위에서 1.5터 정도 내려간 곳에 돛이 가로로 완전히 찢어지고 마스트에 들어가는 밧줄 부분만이 남아서 돛을 연결하고 있다.
이 부분은 거문도에서 돛이 마스트에 걸려 내려오지 않을 때 내가 윈치로 잡아당기다 반쯤 찢어진 것을 대강 고친 부분이다.
그런데 화순항에서 떠나서 랄프가 올리다가 윈치를 너무 잡아당겨 그냥 다 찢어지고 말았다.
제리신부님이 잡고 있는 이 부분이 제노아의 밧줄이 연결된 곳인데, 화순항에서 떠난 후에 제노아를 폈다가 다시 감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다 보니 강한 바람이 갈기갈기 펄럭거리며 찢은 곳이다.
이 부분은 뒷 돛이 멀쩡한 곳이었는데 랄프가 같은 날 제일 먼저 올리다가 찢었다.
그러나, 랄프 말대로 이 찢어진 부분을 보니 자외선에 너무 삭아서 손으로도 그냥 잘 찢어질 정도로 약화된 돛이다.
참, 어제 앞 객실의 침대 밑을 뒤져보니 워낙 주 마스트와 뒤 마스트 사이에 거는 돛과 아주 쎈 폭풍에 거는 작은 앞돛인 스톰짚(storm jib)이 잇다고 들었는데, 스톰짚과 함께 90% 짜리 앞 돛(jib)이 있었다.
이 얘기는 며칠 후 이곳을 떠날 때 앞 돛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을 의미한다.
이미 이 돛을 올릴 접어져 있던 포오스테이(forestay: 마스트를 배의 앞부분과 연결하는 쇠줄)을 배 바닦에 잘 걸어두었다.
지금 계획은 내일 주 돛의 찢어진 부분을 돛천을 대고 기운 후에 주 돛과 90% 짚쎄일을 걸고 모래 정도 날씨가 좋으면 김녕항에 배를 가져다 놓고, 홍콩에 재어놓은 자료를 가지고 돛 한세트를 주문하고 동시에 현재의 돛을 부산 수영만에서 돛수리를 맡긴 후에 일단 서울로 돌아가서 기다리다가 주문한 새 돛이 배달되면 새 돛을 가지고 부산 수영만으로 3월초 전에 귀항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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