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제주에 도착한 지 오일째인 1/22이다.
그제부터 어제, 아마도 오늘까지는 비와 바람이 매우 심하다고 일기예보가 되어있고, 내일 토요일 늦게부터 개일 것이라고 한다.
여기는 제주시 시청앞에 위치한 <열린정보쎈터>인데, 2시간까지 아무나 피씨와 인터넷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며칠 전 쓰던 것을 토대로 오늘은 1/29 위미항 근처의 문화의집에서 인터넷을 오랫만에 하게 됐다.>
2010년 1월 11일 거문도에서 떠나 제주도 김녕항으로 오면서 행원항 입구에서 좌초하게 된 상황은 아래와 같다.
아침 8시 거문도에서 떠나기 전에 준비가 충분히 되지는 않았지만 오래 걸릴 지 모르는 항해를 될 수 있으면 햇빛이 있는 저녁 전에 김녕항에 도착하기 위하여 배에 있던 제주도가 포함된 미군사해도를 사용하였는데 김녕항이 안 나와있어 <남해안항로지>와 <항만안내도>를 보고 좌표를 해도에 표시한 후에 거문도에서 부터 김녕항으로 추측되는 지점으로 항로선을 그리고 230도의 항진각을 추산하였다.
또 콕핏에 있는 챠트플로터에도 낮은 해상도와 최신판으로 업데이트되지 않은 전자해도에도 김녕항이 없어서 같은 방법으로 비슷한 지점을 표시하고 진행선을 점선으로 표시하여 항해 시 참고하였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전날 찢어진 돛의 부분과 교환한 슬라이더도 문제없이 잘 작동하는 듯 했다.
거문도항을 기주로 벗어나 약 40분 후에 출렁이는 열린 바다로 진입하여 돛을 올리고 엔진을 껐다.
배는 약 20도내지 25도 기울어지면서 달리기 시작했다.
빠른 때는 7.3노트정도, 보통 6.5노트 정도의 속도로 계속 김녕항을 향하여 230도보다 약간 큰/서쪽 방향인 240~245도 정도의 방향으로 진행했다.
한시간마다 진행예정선과 현좌표위치를 확인했고, 생각보다 일찍 제주도가 보이고 원래 계획했던 진행방향보다 서쪽으로 올라가서 30분마다 위치를 확인하면서 풍하방향인 원래 진행예정선으로 접근을 시도하도록 조타하는 사람에게 얘기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너무 제주도 해안가에 가까이 와서 내가 다시 조타휠을 잡고, 진행예정선을 지나 동쪽으로 가버려서 조류를 거슬리며 (썰물 때인 당시 오후 3시 경에는 약 동쪽으로 1.5노트의 조류가 흐름) 다시 서쪽으로 진행하면서 깊이가 10미터밖에 되지않아 암초가 우려되어 해안에서 멀어지려고 했다.
엔진을 걸고 항구에 진입하기 위해 돛을 내리는데, 어제 거문도에서 문제가 됐던 주돛이 다시 잘 않내려온다.
어제 저녁 학생들이 슬라이더를 넣고 테스트도 해봤다고 하더니 제대로 않한 모양이다...
노란 쇠로 만들어진 부표가 보여서 김녕해경출장소에 전화시켜 물었더니 모른다고 한다.
선원을 시켜 다시 우리의 현 위치를 주고 어떻게 가야하냐니 서로 잘 소통이 않된다.
김녕해경의 위치를 받아도 좀 이상하다.
그런데 한 어선이 왼쪽으로 간다.
그래서 따라가보니 멀리서 빨간 등대가 항구의 방파제 위에 서있다.
그리고 항구 왼쪽으로는 약 십여개의 대형 풍력발전기가 있고, 오른 쪽으로는 두어개의 풍력발전기가 있다.
그래서 다시 전화를 해서 풍력발전기의 상황을 말하고 우리가 제주도와 김녕에 처음 오는 요트와 사람들이라서 바다에서 육지를 볼 때 잘 보이는 표시가 이런 풍력발전기라고 했더니 여기가 김녕항이 맞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기쁜 마음에 항으로 다가 가는데 이상하게 바닦에 검은 바위가 많이 보인다.
김녕항과 전화했던 학생이 김녕항은 등대가 두개라고 했는데 여기는 하나인데요라고 말한다.
그래도 이젠 항구입구에서 너무 가까워서 배를 돌릴 수가 없다.
그러더니 스르륵, 스르륵 하면서 암초에 배 킬의 바닦이 스친다.
거의 항구 입구에서 십여미터를 왔는데 항구입구의 오른쪽에는 노출된 암초가 (책에서 배운 간출암)이 나타나서 입구의 왼쪽으로 모래바닦인 곳을 가는데 드르륵하면서 배가 선다.
에구, 에구,...
썰물 시의 행원항 입구.
해경 잠수부들이 있는 곳이 방파제 사이의 밑바닦이 들어난 곳이다.
전날 잘 고친 곳이 이날 다시 내려오다 걸려서 돛을 완전히 내리지 못한 채로 항구로 들어오는 중이었다.
일단 122 해경에 전화를 해서 구조요청을 한 후에 소방서 구조대, 김녕해경출장소, 제주해경본부 등에서 수시로 걸려오는 전화에 정신이 없이 대답하다가 아무래도 인명이 제일 중요하니 구명보트에 바람을 넣게 해서 40도 정도 기울어진 배에서 학생들을 대피시켰다.
일단 학생들이 대피하고 조금 있다가 소방서구조대가 왔다.
다시 학생들의 가방과 소지품들을 육상으로 운반하게 하고, 구조대가 준 선으로 항구입구의 방파제에 배를 묶었다.
다 못내린 주돛을 바람이 흘리도록 더욱 풀고 나서 얼마있지 않아서 바람과 파도에 따라 배가 약 90도 바람을 향해 선수를 돌렸다.
그리고는 비교적 덜 바닦에 덜컥거리고 안정되게 좌조된 상태를 유지하였다.
해서 나도 내 필수소지품을 소지하고 일단 내렸다.
이어서 해경 스쿠버다이버들이 와서 배에 닻을 내리라고 해서 앞닻과 뒤는 조립식 알루미뉴닻으로 닻을 내렸다.
이후 다시 왼쪽 항구 방파제에 선을 묶어 배는 앞뒤로 닻줄로 묶이고 죄우로는 방파제에 묶여서 마치 소인국에 들어온 갈리버의 몸모냥 완전히 묶여버렸다.
이때 같이 합류하기로 한 김선*팀장님도 와서 거들고 다시 만조시간이 되어 배가 뜰 때까지 기다려서 이초하자는 해경을 말에 따라 젖은 몸을 말리고 식사를 하기 우해 근처의 매운탕집으로 향했다.
김팀장님이 내가 먹어본 중 제일 맛있다고 생각되는 우럭매운탕을 우리 모두를 위해 사줬다.
이후 다시 물이 들어왔다고 해서 배로 돌아가서 닻을 풀고 끊고 줄을 풀면서 배를 움직였지만, 자른 뒷닻줄에 묶은 브이줄이 닻줄을 수거하기 위해 배를 후진시켜달라는 주문에 응하던 중 스크류에 감겨 (당시는 왜 인지 잘 몰랐음) 엔진이 끊어지고 다시 걸리지 않아 어선에 의해 항밖으로 예인된 후에 다시 해경경비정에 의해 예인되고 김녕항 근처에 가서 다시 다른 어선에 의해 예인되어 마을 폰툰에 묶을 수가 잇었다.
그리고 민박집에 가서 잤다.
다음날 살펴본 배에 대한 피해는 생각처럼 그리 크지는 않은 듯 하다.
11일밤에 김녕항으로 예인된 후에 다음날 12일 오전에 해경 사고팀에서 나와 선장인 나와 선원 두명에게 진술을 받아갔다.
선원/학생들 중 한명은 11일 밤 폰툰에서 방파제로 건너가다가 방파제 돌에 미끄러져서 약간 다쳤으며 한명은 워낙 제주도에서 항해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다른 한명은 11일 오후에 서울에서 내려와 나머지 세명의 학생과 부산으로의 항해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11일의 상황으로 봐서 배의 상태를 점검하고 항해를 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도 모르는 지라 상황을 설명하고 실제 배를 점검하고 고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학생들은 서울로 돌아가도 된다고 전날밤 미리 얘기하였다.
학생들도 12일 오전에 서울로 올라가겠다고 결정하여 얘기해주었다.
그후에 점심 무렵 전날부터 나와서 많은 고생을 한 (워낙 제주도에서 부산으로의 항해에 합류할 예정이었던) 김선*씨가 카메라를 들고 와서 한시간 가까이 추위에 떨며 (일년 전에 사용한 그의 드라이수트에 약간의 구멍이 있었슴) 스크류에 감긴 뒷앵커줄에 묶었던 부표선을 어렵게 잘라내고 선체와 밑의 상태를 점검하고 사진 찍었다.
결과는 (1) 킬 밑의 특히 뒷부분의 많은 FRP가 좌초되어 흔들리면서 또 밑바닦 바위를 긁으면서 닳았고, (2) 스캐그의 앞부분 약간이 배가 죄초된 후에 90도 정도 바람에 돌아가면서 바위에 부딪혔는 지 금이 간 부분이 보인다.
(3) 스크류에 감긴 나이롱줄은 좌초 자체와는 관계가 없는 이초 시에 생긴 부주의로 인한 작은 사고로서 선체에 손상을 주지는 않은 듯 했다.
오전에 연락없이 폰툰으로 찾아온 표연*선생과 만나서 김선*일씨가 조사하는 것을 같이 지켜보고 표선생이 시켜준 약간은 굳어진 짜장면으로 방파제 위에서 맛있게 늦은 점심을 먹었다.
좌초된 날 밤 김녕항으로 예인되어 화창한 다음날 아침 마을 폰툰에 묶여져 있는 바라밀다호.
김팀장님이 장비를 가져와서 물에 들어가고 있다.
겨울이다!
배 밑을 살피고 사진을 찍는다.
방파제에 앉아있는 표선생님과 찢어진 드라이수트에 벌벌 떨다가 나온 김팀장님.
표선생이 연락하니 이곳 김녕과 제주도의 유명인사이자 요트계의 파이어니어/대부라고 할 수 있는 더스틴교수님이 같이 저녁을 하자고 초대한다.
그래서 표선생이 일 때문에 돌아간 오후에 김선*팀장과 같이 배의 (1) 전기 상태와 (2) 엔진 상태를 점검하고, 콕핏과 선실 내부를 정리했다.
김선*팀장님과 함께 나는 저녁에 근처 함녕의 설렁탕집에서 더스틴교수와 김녕미로공원의 박선생님과 넷이서 내가 가져온 마지막 와인과 함께 도가니탕과 나는 설렁탕을 먹었다.
아직까지 계속 얻어먹기만 하고 있다.^^
저녁(김팀장), 다음날 아점(표선생), 다음날 저녁(더스틴교수).
이런 패턴이 오래 계속 될 줄은 이때는 몰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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