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집은 우리가 나의 국민학교 2학년 때부터 살아온 서울의 연희동 집이다.
살아오던 집을 완전히 부수고 다시 짓고, 내부 리모델링도 하고, 주위의 개인집들은 거의 다 원룸주택으로 변했지만.
집과 실내와 마당은 거의 다름이 없다.
더구나 각박한 서울에서 내가 가는 곳이 거의 없이 집과 마당에서 시간을 보낸다.
물론 마당보다 직장의 테니스장에서 지난 몇년은 살았고, 가끔은 자전거를 타고 아니면 그냥 아는이와 한강공원을 가기도 하지만.
그런데 내가 올해부터 해운대를 다니면서 살면서는 상대적으로 갈 곳이 많다.
물론 나만의 닫힌 마당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요트경기장, 동백섬, 해운대바닷가, 달맞이언덕, 송정해변가, 기장의 긴 바닷가들...
가깝고 쉽게 갈 수 있는 이곳들이 모두 내 마당인 것 같다.
매버릭님의 댓글에 답으로 적어본 저에게 부산 해운대라는 곳이 갖는 장점들입니다:
(1) 바다는 도시 사람들이 갖지 못한 넓은 시야 공간을 제공합니다.
(2) 게다가 나쁜 공기를 없애주는 바다 바람도 있답니다.
그러니 공기가 맑고 시야가 펑 터집니다.
이 두가지만 해도 엄청 차이가 납니다.
게다가 (3) 말씀대로 남쪽이라 항상 훨씬 따뜻합니다.
특히 부산은 바로 대한해협으로 구로시오해류가 흘러서 위도상 보다 더 따뜻하더군요.
(4) 집값이 버블이 적습니다, 아니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생활비가 전체적으로 (서울에 비해) 쌉니다.
(5) 싱싱한 해산물이 많고 쌉니다.
(6) 막혀서 짜증이 나지않고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 많이 있습니다.
대강 생각이 나는대로 적어봤습니다.
어제 갔다온 송정해변의 죽도공원과 시랑리 해변의 사진들이다.
송정바닷가의 왼쪽에 삐죽 튀쳐나온 죽도와 죽도공원이 있다.
죽도공원의 가장 바닷쪽에는 팔각정이 있다.
그 팔각정에서 뒤돌아 본 송정해변.
건물들과 신설된 부울고속도로가 눈에 거슬리지만.
아름다운 곳이다.
더구나 서핑과 윈드서핑에는 아주 좋은 곳이라고 한다.
(해운대에서도 서핑을 하는데, 윈드서핑은 하는 사람이 없다.)
송정 해변의 한 가운데에 오래된 윈드서핑과 서핑의 전문 클럽하우스가 있으며, 바람이나 파도가 좋은(?) 날에는 어김없이 서퍼나 윈드서퍼를 보게 되는 것도 나의 즐거움이다.
늙으면 집보다는 일이 없는 아파트가 좋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런 곳에 작은 집을 짓고 살고 싶어라.
팔각정에서 바다쪽을 내다 보면서.
앞의 바위에는 아마도 낚시꾼들이 못들어가게 하려는 것으로 보이는 철문이 보인다.
들어가지 말고, 저런문도 없으면 얼마나 좋을까.
죽도공원의 꼭대기에 편히 쉴 벤치들도 여럿 있다.
왼쪽으로 보면 작은 어항이 있어 이곳이 도시에 붙은 해변이자 동시에 어부들과 양식업자들의 삶의 터전이라는 것을 확인케 해준다.
선창가에는 해녀들의 집과 해녀들도 있다.
얼마 전에 부산 서쪽에 위치한 송도해변에 가니 거기에도 해변가 바위 길에 붙여 만든 긴 나무로 산책로가 있었는데 그곳도 너무 좋았다.
해변에서 산책로 시작하는 곳에 해변 끝에 붙은 작은 어항이 있고 해녀의 집과 해녀들이 있었다.
(제주도에서 수십명이 옮겨왔는데 지금은 몇명 수준만 남았다고 방송에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대나무가 많다고 해서 죽도였다고 하는데, 조선 시대에는 이곳 대나무로 화살을 만들었다고 한다.
지금은 섬 전체가 멋진 소나무들로 싸여있지만, 아주 조그만 대나무들도 한두군데 있었다.
뭔지 먹을 것이 많아서 인지 많은 갈매기들이 앉아서 쉬고 있던 시랑리 앞바다의 바위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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