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잔비와 아마도 어제의 사고로 인해 조직위는 1,2차 경기를 토대로 최종 순위를 발표하고, 나머지 행사의 우천으로 인한 취소를 선언했다.
그래서 아침에는 고 홍선장의 사망원인에 대한 얘기로 설왕설래하면서 다들 마음이 않좋았고.
많은 이들이 오고 가면서 서로 만나서 얘기를 나웠다.
우리는 아침에 귀향 항해에 대비해서 다시 80리터의 디젤을 보충했고, 수퍼에 가서 밤항해에 대비한 식료품들을 구매했다.
황선생은 미국에서 급히 귀향한 후배를 보러 홍선장의 장례식에 참가 후 귀경하기로 하여 배를 대표하여 부의금 전달을 부탁하였다.
오전 늦게 왔던 여수에서 개업한 치과원장인 대학후배분이 배의 콕핏에서 좋은 오스트리아 와인을 따서 같이 마시고는 점심을 산다고 해서 생각지 않게 다들 따라가서 어제 저녁을 먹으러 갔던 봉산동에 있는 <산골게장>에 가서 산 바다장어구이를 먹었다.
스카치와 소주와 맥주와 더불어.
바다장어구이는 아주 아주 싱싱했다.
바로 카운터 옆에서 살아 꿈틀거리는 놈들을 잡아 머리를 자르고 껍질을 베끼고 토막 쳐서 접시에 담아 손님 테이블 위의 숯불에서 굽는다.
굽기 시작하니 커다란 꼬리가 숯불 열기에 뜨거워서 뒤틀리 다가는 완전히 죽는다.
소금구이도 맛있고, 양념구이도 맛있고, 여기도 게장은 무한리필이고, 밥과 같이 시킨 장어탕이 아주 좋았다.
사진이 없어 아쉽다.
김**박사와 황**선생이 빠지고, 전선주의 형님인 전**선생과 시합에 참여했던 정**선생과 엄**총각이 나와 전선주와 같이 모두 다섯명이 오후 4시에 길게 혼을 울리며 여수신항 임시폰툰에서부터 출항했다.
이번 항해에서 제일 중요한 점은 귀항 여행에 참여한 전**선생이 떠나기 전에 모두를 모아놓고 간단히 귀항 여정에 대한 네비게이션 계획을 위의 사진과 같이 해도 위에 삼각자와 해도 로즈를 이용해서 조타할 각도와 거리를 산정하고 조타각을 수정할 중간 포인트 세곳을 설정하여 본격적인 네비게이션 지침을 준비하고 떠난 점이다.
부산을 출항해서 대매물도와 여수로 올 때는 그런 기본 준비가 없이 챠트플로터와 시각인지에 의지해서 항해를 했다.
이런 네비게이션 준비가 중요한 것은 마침 이날 귀항항해 초반에 이유를 확인하지 못한 챠트플로터의 GPS신호가 연결되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더욱 더 확인되었다.
정**선생이 예비로 가져온 휴대용 네비게이션의 간단한 해도와 위치 정보와 배에 있는 휴대용 VHF무전기의 위치 정보와 속도 정보로 종이 해도에 현재 위치를 가끔 확인하면서 전선주의 경험에 의한 주요한 등대불을 목표로 1,600RPM 정도로 엔진을 돌리면서 약 5노트의 평균속도로 밤새 맑은 남해 바다를 항해하였다.
계속 기주를 계속하다가 여수항을 거의 빠져나가서는 엔진을 잠시 끄고 범주를 시도했으나 바람이 신통치 않아 다시 기주.
그런데 다시 엔진을 켜는 순간에 내가 배 후미에서 뭔가를 발견하여 보니 떠다는 밧줄이 배 스크루에 걸린 것 같았다.
이리 저리 당겨봤으니 완강하게 버티는 밧줄.
날은 저물어 가고.
전선주의 형님인 전선생이 뒷객실 마루에 있는 스크루 확인조각을 들어내고 밧줄을 감아 돌리면서 뒷갑판에 있는 전선주와 밧줄의 움직임을 확인하면서 드디어 밧줄을 풀어냈다.
휴우~
배밑으로 들어가서 잘라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다음날 오전 부산에 도착하여 배 뒷갑판 위에서 찍은 전날 오후 우리가 낚은 밧줄.
아래 부분의 테를 만들고 매듭을 진 곳이 배의 스크루에 걸려서 돌아가서 걸려 있었다.
우리를 긴장시켰던 밧줄을 스쿠류에서 제거하고 나서, 이렇게 해가 져가는 여수항을 뒤로 하고 남해를 옆으로 두고 항해했다.
황선생 대신 전담 셰프로 나선 전선생의 해물탕과 햇반을 저녁으로 즐기면서.
바람없는 남해의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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