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반포에 가서 테니스를 치고 오후에 돌아왔다.
오늘은 미루던 청소를 하기로 결심한 주말이다.
그래서 마루에 깔았던 저번 가을에 곰팡이 냄새가 났던 바로 그 카페트 (이제는 전혀 냄새나지 않음.^^)를 청소하고 나서 좀약을 사러 동네수퍼에 가서 이런저런 좀약 세가지를 사가지고 왔다.
그런데 오토바이를 타고 차고로 들어오는데, 저쪽 한구석에 조그만 고양이 발이 보인다.
아까 내가 차고에 들어올 때 들어온 새끼 고양이인가 해서 불러보고 둘러보아도 없다.
그런데 무지 작은 애기 고양이가 한마리 짐들 사이에서 움직이는게 보인다.^^
헉, 이럴 수가.
얼마 전에 마당에서 아주 작은 난지 얼마 안된 죽은 고양이 새끼 네마리를 보고 마음이 짠했는데.
자세히 보니 세마리나 있네.
차고에 놓아둔 운동기구와 짐박스 사이에서 저렇게 서로 놀고있다.
검은 얼룩이는 나를 보았다.
나머지 누렁이 두놈은 나를 전혀 못봤다.
그래서 반가운 마음으로 사진을 찍는다.
이제야 애미 고양이가 가끔 안보이는 이유를 알겠다.
이 새로 난 애기들을 보러 차고에 어떻게든 기어들어오는 것이겠다.
들어가서 카페트 말은 것 사이에 사온 좀약을 넣고 잘 테이프로 묶어서 내 침대 밑에 두었다.
이어 부엌에서 쌓인 설거지를 한 후에, 내 방 정리도 좀 하고 더불어 마루와 내 방 청소도 하였다.
그런데 밖에서 야옹 소리가 심상치 않다.
나가서 보니 가끔 오는 누렁이 한마리가 새끼 중 한마리를 주시하며, 접근을 시도하고 새끼 두마리가 싫다고 으르렁거리는 중이다.
좀 심술맞게 생긴 비거주 손님 도둑고양이가 가까이 오려고 움직인다.
방문자인 숫컷누렁이가 흔들의자 위에 있는 얼룩이를 겨냥하고 접근을 시도하고있다.
새끼들이지만, 자매애를 발휘하여 낯선 침입자를 경계하며 야옹거리고 있다.
제일 막내가 얼룩이 곁에 가서 계속 야옹댄다.
카리스마는 이젠 관심이 없어하고 그저 내가 가까이 오니 밥주나 그것이 관심이라 밥그릇 앞에 진을 치고 있다.
아무래도 만만치 않아서 멀찍이 자리잡고 장기전을 준비하는 숫컷.
이 집념의 눈을 보시라.
이 막내 회색줄무늬가 오히려 더욱 양양댄다.
제일 겁이 없다...ㅎㅎ
그러고 보니 나만 밥을 먹고 얘네들 밥 주는 것을 잊었다.
그래서 나가 보니 또 야옹대는 소리.
이제 보니 침입자 숫컷이 비슷하게 생긴 놈들이 두마리가 있다.
나를 보더니 슬슬 기둥 밑으로 숨는 이놈과.
태연히 의자에 누워서 애들과 나를 살피는 이놈이다.
보통 때보다 늦은 저녁밥에 허급지급 머리들을 사료그릇에 박고 먹는 새끼들.
내가 현관으로 돌아오니 기둥 밑에 숨었던 누렁이 한놈이 슬슬 다가온다.
(숫고양이의) 집념.
이런 식으로 끈기있게 밀어붙이면, 안될 일이 없을텐데...
저 숫놈은 아직 젊은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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