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에 "세상에서 제일 빠른 인디안 (오토바이)" 란 영화를 보고 왔다.
결론: 참 좋았다.
사실 지난 금요일 개봉한다고 해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이 마을과 옆마을의 큰 극장에서는 안하기 때문에 근처 마을의 조그만 극장을 맵쾌스트에서 찾아보고 늦지 않으려고 갔었다.
Larchmont란 조그만 옆 동네인데 극장이름은 Clearview Larchmont Playhouse 이다.
극장 앞의 거리는 놀랍게도 2시간 주차 가능하다.
뉴옥 근교에 이런 행운이...
그런데 막상 안으로 들어가니 아무도 없고 무슨 기술적 문제로 영화를 안한다고 한다.
그럼 언제 하냐고 했더니 아직 모른다는 답이었다.
이런 세상에 미국에 와서 이런 일 처음이다.
그래서 오늘 빨래를 빨리 하느라고 드라이도 다 못한채, 적당히 저녁을 해먹고 다시 그 영화관을 찾기 전에 전화를 해봤다.
뭐 녹음만 나오고 있다.
오늘은 꼭 보고싶은 마음에 설마 안하겠나 하고 출발했다.
막 시작하기 2분 전 쯤 도착해서 들어가니 오늘도 분위기가 이상하다.
그런데 한단다.
그러면서 팦콘 판매대에서 와서 표를 끊어준다.
막상 들어가 봤더니 와~ 나말고 4명인가 더 있다.ㅎㅎㅎ
영화관 안두 무지 작네...ㅎ
예고편과 광고를 방영하고 있었는데, 시간이 조금 더 지나니 왠 늙은 할머니 하나가 들어오신다.
늙은 카플도 들어오고.
그 전에 있었던 사람들도 다 나보다도 더 나이 많은 사람들이던데...
아마 주말이 아닌 월요일 저녁이니 그런가 보다.
오기 전에 신문에 난 리뷰 요약을 몇개 봤는데, 좋게 쓴 게 하나도 없었다.
아마도 그래서.
내용은 실제 있었던 뉴질랜드에서도 시골에 사는 정년퇴직한 오토바이를 매우 좋아하는 70대의 시골 할아버지가 25년간 자기가 가지고 있던 1920년대의 인디안 회사 제품을 고쳐가면서 얼마나 빨리 갈 수 있도록 한 것을 미국 유타주의 본빌 (Bonneville)에 있는 소금평원에서 열리는 세계 신기록 대회에 가지고 가서 탄다는 내용이다.
주연은 안소니 홉킨스이다.
다른 영화에서와 달리 퉁퉁하고 날카로운 점이 없지만 자기 고집을 지키는 사람좋은 시골 할아버지 역할로 나온다.
뉴질란드에서도 아주 시골에서 새벽부터 오토바이 성능 시험하느라고 약간 정신이 나간 사람으로까지 취급되지만, 자기 집에서 모든 작업을 통해 오래 동안 속도 개선을 해오는 주인공 Burt Munro 할아버지.
어느 날 심장 동맥 협소증(?)이 걸린 것을 알게 되고.
그래서 드디어 은행에서 집을 담보로 돈을 대출받아 미국 본빌로 여행을 떠난다.
돈이 없어서 화물선에서 쿡으로 일하면서 미국으로 건너가고, 간신히 까다로운 입국사무소 직원을 거처서 입국한다.
이 다음 부터, 호모 여장 남자, 남편이 죽은지 10년 되는 과부, 인디안 등의 여러 사람들과 만나면서 진솔한 성격으로 도움을 받고 친구 관계를 맺으면서 마침내 본빌 공식 기록대회에 도착한다.
막상 와보니 공식대회에는 몇달 전부터 등록을 했어야 했고, 했어도 안전 관련 문제 등 규정 상 도저히 봐줄 수 없는 것이 하나 둘이 아니다.
그런데 알게 된 사람들이 하나 둘 버트의 어렵게 먼데서 온 점도 감안하고 실제 보기와는 달리 꽤 속도가 난다는 것을 알고 다들 도와준다.
그래서 마침내 위원회의 결정으로 공식 기록에 참가를 하게 된다.
막상 빠르게 가보니 그전에 빨리 가보지 못했을 때는 나타나지 않던 문제들이 들어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리에 아스베스토스를 감아 머플러 열을 견뎌보려는 식의 땜빵을 하기도 하고 못하기도 하면서 마침내 달린다.
그리고 드디어 당시까지의 기록을 깨고 육상 최고 신기록인 시속 201.xxx mile을 달성한다. (맞나?)
그리고 돌아와서 동네 사람들과 다시 정답게 살았다는 얘기.
나중 자막에 보니 당시 (1967년?) 세운 1000씨씨 이하 스트림라인드 (즉, 페어링을 씨운) 클래스의 기록은 아직 유지되고 있다고...와!
가장 친한 옆집 애랑과의 대화가 정겹고.
그런 동네에서 그래도 다들 이해하고 사는 사람사는 이야기면, 근처 폭주족과의 경주 장면와 폭주족이 미국 송영 장면 등이 마음에 와 닿는다.
미국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도 좋고.
대개 평들이 말하는 것처럼 페이스가 좀 느린 건 사실이다.
아마도 내가 오토바이를 좋아하기에 이렇게 좋아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한다.
또, 다른 사람이 뭐라해도 러기드한 개인이 자기 좋아하는 일에 정열을 바치는 아름다운 얘기하면 나는 다 좋아할 수 뿐이 없다.
그래도 내 앞에 않아 있다가 나올 때 자막이 좀 포커스가 안 맞지 않았냐고 물어보던 할머니 말, 리뷰가 나빠서 안 오려다 왔는데 너무 좋은 영화라는 말을 하던 것을 전하고 싶다.
특히 나이 많은 사람 (50-60 이상)이 보면 퇴직 후에 삶에 도전에 대한 희망과 영감을 얻을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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