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것들: 모터바이크, 차, 배

오토바이와 "이색적"인간의 인터뷰

cool2848 2005. 6. 2. 23:21
얼마 전 인터뷰 요청이 있었다.
뭐 특별한 것은 아니고, 모 신문에서 '이색적인 인물'(?!)에 관한 인터뷰란다.
 
ㅎㅎㅎ
내가 "이색적"이구나.
오토바이를 타니까 이렇게 취급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건 오토바이 탄다고 하면, 폭주족이나 중국음식이나 피자 배달등의 생계형 이미지가 우선 떠오르는 것이 아마도 우리 오늘의 현실이겠다.
 
그래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게 됐다.
 
나는 서양에서 흔히 pocket rocket (주머니 속의 로케트) 이라고 부르는 스포츠바이크 (sports bike) 를 탄다.
초기에는 네이키드도 타보고 쿠루져도 타봤으나, 최근에는 레이스 레플리카든 아니던 스포츠바이크를 주로 타게 되었다.
 
쿠루져는 그냥 시내에서 타거나 시외를 여유있게 다니기에는 편하나, 궁극의 스피드 감을 느낀다거나 복잡한 시내의 교통 환경을 통과하는 적극적인 제어의 맛을 느끼는 데는 전혀 적합하지 않다.
물론 이런 느낌은 시내보다는 트랙에서 보다 안전하게 맛볼 수 있는 것이라는 데는 공감한다.
 
그러나, 이런 스피드와 통제 능력은 또한 복잡한 교통 환경에서의 운전에서도 또한 남다른 장점으로 사용될 수 있다.
 
아마 대부분 차를 타시는 분이나 작은 오토바이를 타시는 분들은 오늘날의 중대형 스포츠바이크가 얼마나 빠르고, 잘 서고, 잘 회전하는 지 정확한 감이 없을 것이다.
내 몸보다 약간 크면서 다른 교통수단보다 월등히 빠른 가속으로 내 뺄 수 있고, 훨씬 짧은 거리에서 설 수 있고, 몸을 약간 기울이는 느낌에서 거의 동시에 차선이 바뀌는 느낌이 주는 것은 내 자신이 빨라지고 잘 서고 민첩해 졌다는 느낌/오해를 갖게 만들어준다.
오토바이에 올라타면 수많은 인구 중에 하나인 내가 갑자기 철인경기의 세계 챔피온이나 수퍼맨 처럼 된 느낌이라면 이해가 쉬울런지.
 
그런데 이런 느낌이 이런 능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운전 능력의 부재와 함께 할 때 큰 사고로 이어지는 비극이 일어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선진국의 구청 정도의 지방 단체에서 제공하는 "바이크 타는 사람을 위한 재교육" 과정 같은 것이 국내에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대림의 오토바이 교육 및 실습이라던지, 혼다코리아에서 2005년 4월에 무료로 실시한 "혼다 라이딩 교육" 같은 것들이 보다 많이 또 보다 여러 사람에게 제공되어 국내의 바이크 인구의 대다수의 운전 실력을 높여줄 때 보다 안전한 교통 현실과 더불어 보다 즐거운 바이크 생활이 가능하리라고 생각된다.
 
또한, 나는 스쿠터를 즐겨 탄다.
스쿠터는 스포츠바이크를 탈 때 내가 갖는 긴장감이 없이 매우 쉽게 나에게 편한 교통 수단이 되어준다.
어디에나 갈 수 있고, 쉽게 주차할 수 있고, 연료비도 싸고, 유지비도 싸면서도 순간 순간 빠바빠바아~아아앙~~~ 하는 소리와 함께 나에게 달리는 즐거움을 준다.
나는 집 주변에서 간단한 시장 보기라던지 운동하러 가기라던지 은행이나 사무실에 일이 있으면 스쿠터를 타고 간다.
더 이상 간단할 수가 없다!
 
왜 이렇게 싸고 실용적인 교통 수단이 우리나라에서 널리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는지 이해가 좀 안된다.
스쿠터나 오토바이의 천국같은 이웃 일본이나 동남아를 보면 너무 비교가 된다.
물론 우리나라는 겨울이 동남아보다는 길어서 오토바이나 스쿠터 타기에는 좀 춥고 위험할 수 있다는 것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아마도 보다 큰 이유는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직장인의 컽모양의 단정성 (나쁘게는 허례허식)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러나, 우리나라 같이 휘발유도 안나고, 인구밀도가 높은 비교적 작은 나라의 과밀한 교통 환경을 가진 곳에서는 오토바이가 상대적으로 크고 비싸고 연료비가 많이 들고 주차하기도 힘든 자동차 보다 훨씬 적합한 개인 교통 수단이라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지난 20 년 간 자동차와 오토바이를 함께 사용해 오면서 나는 위에 표현된 내 생각이 옳다는 생각을 저버릴 수가 없다.
 
그리고 이런 오토바이가 널리 보급될 때, 교통 수단들이 도로를 점유하는 넓이의 감소에 따른 보다 원활한 교통 소통과 더불어 주차난도 덜어지겠다.
그 뿐만이 아니라 원유의 소비도 줄어들겠다.
자동차로 인한 공해도 줄어들 수 있다.
 
이런 여러가지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우리나라는 유독 오토바이에 대해 차별적 대우를 할 까?
고속도로라던지 자동차 전용도로에 오토바이를 진입하지 못하게 하는 나라는 지구 상에 우리나라 하나라고 하는데...
단지 오토바이가 들어오면 사고가 많이 난다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생각에 따라 이런 정책이 정해지는 것인가보다.
 
피터김이라는 사람이 계속 선진국과 같이 (중형 이상의)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진입에 대한 운동을 벌이고 있다.
나두 물론 찬성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사회 전반에 깔린 오토바이 운전에 대한 나쁜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이 오토바이 타는 사람들로 부터 나와야한다는 생각도 있다.
오토바이에 대한 아래의 언급은 특히 일반인이 오토바이 운전에 대해 나쁜 인식을 갖는 것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오토바이는 아무렇게나 아무데나 다닌다.
오토바이는 교통신호를 잘 안 지킨다.
오토바이는 면허증이 없이도 탄다.
오토바이는 번호판도 없다.
오토바이는 보험도 없다.
 
이런 불법 운전에 대한 자정의 노력이 없이는 우리 사회가 오토바이를 자동차와 같은 도로의 대등한 운송 수단으로 취급해 주지는 않을 듯 하다.
 
우리의 교통 문화가 큰 차가 작은 차나 사람은 무시하고 밀어 부치는 일반적인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트럭은 버스를, 버스는 승용차를, 승용차는 오토바이를, 오토바이는 보행자를.
이런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는 싸가지 없는 교통 문화가 계속되는 한, 아마도 오토바이 문화도 크게 발전하지 못할 듯 하다.
그럼 이런 악순환에서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할까?
역시 "목 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오토바이 타는 사람들이 무언가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오토바이 생활의 잇점을 알리고, 또 다른 교통 수단과의 보다 나은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됮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