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배낭여행 2019

2019. 8. 1: 함부르크 접선과 8월 첫날 문제들

cool2848 2019. 8. 7. 00:23

 

 

 

 

 

 

 

 

1~3: 이날 사용하거나 할 뻔한 3개의 기차 여정 목록.

4: 다음날 아침식사로 먹은 남은 도시락.

 

8월 1일 점심시간 때에 베를린역을 출발해서 함부르크를 경유해서 저녁에 코펜하겐에 도착하는 여정이었다.

그리고 함부르크역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기차를 바꿔 타는 사이에 지인에게 부탁해서 밥도시락을 받기로 했다.

 

함부르크에서 아니 베를린에서부터 문제는 조용히 끓어 오르고 있었다.

오전에 베를린 시내 구경을 나가다가 아무래도 기차표를 확실하게 예약하면 좀 더 마지막 시간까지 구경에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프레디리히역에서 내려서 커피와 도넛으로 아침을 먹고, 하웁트반호프/베를린 역으로 갔다.

 

(엑스트라, 잡음)

Reise Zentrum 에 의외로 사람이 많아서 번호표를 빼들고 기다리는 데, 옆 사람이 머리가 흰데 베를린과 독일 북부에 대한 일본 여행책자를 보고 있었다.

나: 일본사람이세요?

그: 네, 그렇스므니다.

나: 책 보고 알았어요. 얼마나 계세요?

그: 한 달 내내 베를린과 독일북부 여행하믑니다.

나: 아, 그러세요. 혼자 다니시나봐요, 혹시 나이가 몇인지 물어도 되나요? 저는 67입니다.

그: 내가 위임므니다.

나: 아! 제 번호네요~ (창구로 간다.)

그: (퇴장)

생각해보니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는 "한도시(베를린)-한달살기"하는 아저씨네...

 

(같지않은 문제 1)

창구에서.

나: 이 유로패쓰 사용해서 오늘 코펜하겐 가려고 예약하려고 합니다.

창구: 오늘이요?^

나: 네에.

창구: 어려울텐데...

나: 12시03분 출발하는 거요.

창구: 그건 만석입니다.

나: 아무거나 비슷한 거로 어떻게 해주세요.

창구: 1시에 출발해서 밤 11시 넘어 도착하는 게 최선이네요.

나: 좌석 예약 가능한 거 다 예약바랍니다.

창구: 그게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되네요.

 

(작은 문제 2)

"베를린장벽" 구경.

물론 처음에 안내창구에 물어서 얘기해준대로 간다고 갔는데, 역 근처에 있어야 하는데 잘 모르겠고 내려서 네다섯명에게 묻는 데도 모른다고 한다.

마지막에 물어 본 카페에서 장기를 두던 두사람이 부른 영어를 잘하는 옆집 매니저 젊은이가 내가 반대방향으로 와서 반시간도 더 걸리는 아주 먼 곳에 와 있다며 자세히 다시 타야할 기차번호들을 알려줘서 찾아가는 문제가 해결됐다.

 

그래도 왔다갔다 찾는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해서 출발 전에 베를린장벽 외에는 다른 구경을 할 수가 없게 됐다.

(전날 저녁에는 비가 많이 와서 구경 포기)

 

(거의 문제 3)

피자와 커피를 사서 베를린역의 출발 플랫폼에서 충분히 일찍 와서 먹으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같은 플랫폼에서 기다리고 있는 체코회사의 기차 문 앞에 있는 제복입은 남자에게 이 기차가 함부르크 가는 기차냐고 물었더니 "머리를 세차게 흔들면서 아니"라고(?) "부정"한다.

(아니면, 영어를 모른다는 극적인 표현이었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나중에 들었다.)

아~ 이 기차가 떠나고 출발시간 전에 다른 기차가 오는 모양이군 하고 생각하고 음식을 다 먹었는데 출발 시간이 2분인가 뿐이 안남았는 데도 아까부터 있는 이차는 떠나지를 않는다.

어느새 바뀐 의자의 옆사람들에게 이 기차가 함부르크 가는 기차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한다.

뭐라고 이 기차가?

급하게 배낭들을 앞과 뒤로 매고 열차문을 누르고 기차에 올라 탄다.

내가 올라타자마자 기다렸다는듯이 기차가 움직인다.

 

열차는 달리고, 큰배낭을 짐칸에 놓고 내 좌석을 찾아가니 누가 앉아있다.

내가 좌석표를 내미니 벌떡 일어나서 다른 곳으로 간다.

휴우~

("역시 돈내고 예약하길 잘 했어.")

 

(문제 발단 4)

옆칸에 착하게 보이는 가족이 앉아 있다.

나: 저는 오늘 코펜하겐 가는데, 이 기차는 함부르크 가는 거 맞죠?

그 아저씨: 맞아요. 우리도 코펜하겐 가요.

나: 12시 차 타려고 생각했는데, 만석이라고 해서 3번이나 갈아타는 1시 기차를 타게 됐네요.

(예약 때 받은 기차 갈아타기 스케쥴 프린트아웃 보여주며.)

그: 우리도 12시꺼 타려다 못 탔어요.

내 스케쥴과 종이에 쓴 자기 노트를 비교하며 (사진1, 사진2) 보여주면서, 그런데 중간에 선로 수리 때문에 기차 대신에 버스로 가야 해요, 이렇게.

나: 엥? 정말이요? 그거 사진 좀 찍어도 돼요?

("내 귓구멍이 곧장 뻥 뚤려서 남의 말을 너무 쉽게 믿는다."고 엄마가 어릴 때부터 말씀하셨다.

게다가 이태리 트리스테에서 적절하게 버스를 바꿔타지 못해서 버스 갈아타기에 대한 트로마가 있다.)

그의 아내: 여보, 그 노트 그냥 드려요. 우리는 내가 가지고 있는 같은 노트 있잖아요.

나: 아~ 감사합니다. 제가 앞으로 따라 다닐께요~

그: 그런데 이 기차표는 나중 구간 꺼네요.

나: 엇! 그러네요. 좌석번호가 저쪽이군요. 그래도 다행히 잘못 다른 기차표를 오인해서 이렇게 아저씨네 가족을 만나서 선로수리와 버스 타는 거 알게 돼서 오히려 다행이네요.

(자리에서 일어나 다른 좌석으로 이동한다.)

 

(다가온 문제 5)

함부르크에 가까웠다는 표식이 나타난다.

시계를 확인해보니 아직 도착시간보다 일러서 또 다시 뭔가를 하고 있는데, 좋은 아저씨가 나타났다.

그: 이번이 함부르크역이야, 내려서 바꿔타야지.

나: 아~ 네, 아직 아닌 줄 알았어요.

내가 여기서 친구를 만나기로 했으니, 알아서 따라 갈테니 먼저 가세요.

그: 오케이, 보자구.

 

(문제 발생 6)

급히 정리하고 내려서 만나기로 한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다는 플랫폼으로 갔다.

안보이는데.

원래 시간보다 네델란드가족이 알려 준 기차 타려면 시간이 10분 정도 밖에 없는데, 조바심이 나기 시작한다.

원래 떠난다고 한 플랫폼으로 건너 가본다.

거기도 없다.

아, 이상한데...

뭔가 어긋나네.

 

(문제 해결 방법 7)

앗!

여기는 함부르크(중앙)역이구나.

우리는 함부르트-알론소역에서 만나기로 했고.

역와이파이 연결해서 카톡을 연결해서 통화하니, 나도 한국에서 만난 적이 있는 독일사람 우베도 같이 나와서 기다리는데 차가 막히겠지만 빨리 운전해서 갈테니 와이파이가 되는 맥도날드에서 기다리란다.

기다리는 사이에 티켓센터에 가서 새로 다시 코펜하겐까지 표를 예약하려는데, 다 로칼기차라 그냥 타고 3번 갈아타면 된다고 한다. (사진 3)

 

(문제 해결 8)

출발시간이 10분 정도 남으면 출발 플랫폼에서 기다리라고 다시 카톡 받음.

조금후 전화.

그리고 만났다.

우베도.

기다리던 밥과 김치, 반찬이 든 도시락통을 받아들고 출발시간이 돼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기차에 탔다.

 

그런데 기차에 자리가 없고, 자전거들이 간이의자들을 막고 열쇄를 채워서 세워져 있다.

서서 가야 한다.

그래도 밥통이 묵직해서 기대감에 먹지 않아도 힘든 지를 모르겠다.

 

한시간여를 가서 다음 기차 갈아 탈 때는 빨리 가서 자리에 앉았다.

나중에 온 애들이 샌드위치등을 먹는다.

아~

배고팠는데 이때를 기다렸다.

나도 도시락통을 놓고 밥과 김치는 아닌 소세지계란부침과 작은멸치볶음, 그리고 저린깻잎으로 밥을 먹는다. (사진 4)

아!

맛있다.

얼마만이냐.

밥이 두통인데, 한통에 양이 워낙 많다.

다 못먹고 남김.

저녁 늦게 또 김치랑 먹어야지.

 

부른 배와 남은 밥통, 아직 맛보지 못한 신김치!

북유럽이 행복한 사회라서 보려고 왔다고?

행복이 그리 멀리 있지 않아!^^

 

(아직도 문제 소지가 남은 밤 9)

그래서 배 두드리면서 코펜하겐에 도착했다.

숙소에 자리잡은 후에 저녁에 혹시나 뭐가 없을까 하고 역 앞으로 다시 갔다.

저 앞에서 두 남자와 한 여자가 얘기하더니 헤어진다.

그런데 이 여자가 나한테 온다.

여자: 가깝게 웃으면서 오더니 외롭냐고 묻는다.

나: (속 마음과 달리) 아~ 필요없어.

여자: 찰싹 붙더니 자기가 기술이 아주 좋다고 한다.

나: 흰머리 보여주며, 내 나이엔 기운이 없어.

여자: 붙더니 손이 바지로 향해서 더듬거린다.

그런데 왠지 손이 내가 기대한 곳이 아니라 오른쪽 주머니를 노린다.

나: 뭐야! (펄쩍 한걸음 뒤로 뛰면서)

가까이 오지 말앗!

여자: 비실비실 웃으며 가까이 온다.

나: 슬슬 숙소로 도망간다.

흠~

외로운 밤, 확인.

(하루이틀의 문제는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