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이 터질 때도 됐지.
코토르에서 편하게 잘 지내고, 전날 인터넷으로 예약한 버스표를 숙소 사장님에게 프린트해달라고 해서 준비하고 새벽에 일어나 샤워하고 짐싸고 커피까지 만들어서 코토르 버스터미날까지 걸어 왔다.
버스터미날은 가깝고 근처에 막 연 빵가게가 있어서 빵까지 하나 사서 새로 산 물과 커피랑 마셔서 아침식사를 대신했다.
그리고 2시간 반 정도 중간에 두어도시를 거치어 드디어 9시에 포드고리챠에 도착했다.
찾아보니 기차역은 바로 옆이라 걸어가서 유레일패쓰로 별도 예약없이 탈 수 있는 지를 확인하고, 장거리 기차여행을 대비해서 큰물과 포테토칩 등을 사고 10시에 온다는 기차를 기다렸다.
그런데 10시 20분 전쯤 아무래도 뭔가 이상했다.
항상 작은 배낭 속 지갑속에 현금과 기차패쓰와 여권을 넣었는데, 여권이 없는거다.
게다가 내가 타려는 기차를 탔던 사람이 왕복 두번내내 국경에서 남한이냐 북한사람이냐를 서울/평양을 물어 구별하였다고 글에 쓰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제야 여권이 없다는 것을 깨닫다니.
생각하니, 첫날 밤에 코토르에 체크인할 때 숙소사장님이 여권을 본인이 다음날 신고하고 돌려주겠다고 한 후에 다음날 돌려주지 않았다는 사실이 기억나는 것이었다.
다른 곳은 다 여권이나 여권사진을 보고 중요 사항을 체크하고는 즉시 돌려줬기에 이상하다고 했지만, 친절한 사장님이 그렇지 않으면 숙박객 본인이 신고해야 한다고 하니 그렇게 할 수 밖에 없고 고맙다고 했다.
그래서 전화번호를 체크해서 전화하는데 통화가 되지를 않는다.
두어번 통화 시도 후에 다시 버스터미날로 돌아가서 코토르로 가는 버스표를 사고, 조금 후에 짐값도 내고 새벽에 떠난 코토르로 돌아가는 버스를 탔다.
조금 후에 익숙치 않지만 가방 속에 넣은 휴대폰이 울리는 것 같았다.
기대하지 않았지만, 숙소사장이 건 전화기록이었다.
그래서 그 번호로 통화를 시도했고, 통화가 됐다.
"자기가 아는 몬테네그로 호스텔이 있는데, 매네저가 친하댄다."고 해서 거기러 가서 기다릴까요 물으니 그건 아니란다.
(그럼 왜 그런 얘기를 급한 얘기 대신 꺼내는지 답답.)
버스가 아직 시내라면 내려서 버스터미날로 돌아가서 기다리란다.
이해 잘 못하는 기사는 움직이는 데, 내가 첫자리에 앉았다고 불평하고, 나는 내려야겠다고 떠들고.
맨 앞 자리에 있던 (기사가 앉도록 허락한.^^) 늘씬한 여자가 내말 알아 듣고 기사에게 한마디 해주고, 길건너 정류소에서 반대로 가라고 알려줬다.
버스터미날로 돌아 와서 기다리면서 이메일로 연락하라고 했는데 아무런 이메일도 없다.
기다리다 답답해서 이메일을 쓰고 통화할 때 문자보냈다고 했는데 문자 온 것이 없으니 현재 상황을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해서 어떻게 여권을 받을 지를 알려달라고 했다.
아무런 답이 없다.
막연하게 기다릴 수 없어서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또 전화를 했다.
왜 이메일을 안보냐?
몇시 버스로 여권을 보냈냐.
어떻게 구체적으로 받느냐고 물어도 답이 없다.
드디어 왔는데, 여권 넣은 것 같은 봉지에 내 이름과 버스 사진 두장 달랑 아무런 설명도 없다.
또 전화를 했다: 왜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는데 답이 없냐, 어떻게 받냐.
터키애한테 부탁했다고 한다.
1시 도착 예정 버스라고 문자를 보냈단다.
(내가 이미 두어번 문자를 못받았다고 했지만...)
1시 15분 전.
아무래도 그냥 기다려서 잘못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듬.
버스 도착시간 보니 코토르에서 1시에 도착하는 버스가 있다.
나가서 버스 도착하는 데서 기다리겠다니 한사코 막는다.
여러번 10분간 싱갱이 후 티켓창구에 가보란다.
거기서는 1유로를 내야 됀단다.
설명 무용.
1유로.
내고 오는 게이트 11 앞에서 커피를 시키고 기다렸다.
1시 조금 후에 버스가 코토르에서 도착.
내가 계속 버스 앞에서 두리번거리니까 왠 젊은 애가 나보고 묻는다.
나도 터키애냐고 물으니, 기사에게 나를 소개해주고, 기사가 나에게 봉투를 준다.
숙소사장과 친구냐고 하니 그냥 버스터미널에서 처음 봤다고 한다.
켁!
게다가 내가 커피라도 대접하겠다고 하니 이친구 여동생이랑 계속 같은 버스로 금방 떠나간다고 한다.
이메일주소라도 주겠다고 하는 데 버스가 떠났다.
만약 내가 그냥 터미널건물 내에서 기다렸다면 어땋게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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