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에서는 일정이 안됐고, 마침 세비야에 오늘 첫날 저녁 9시반에 있다고 검색되서 예매.
워낙 투우와 플라맹코가 이 지방에서 파생됐다고 하며, 대부분 원형 투우장인데 이곳은 타원형이라고 한다.
나름 고생해서 비싼좌석을 구했는데, 투우장에 오니 앞에서 야매표장수가 여럿이다.
투우장 뒷골목에 소고기 전문식당이 많을 지도 모르겠다는 내 기대가 어긋나서 큰길에 있는 아이리쉬펍에서 영국맥주와 햄버거로 저녁 후 입장.
엄청 흥미로웠다.
힘쎈 거대한 황소와 돌격.
허세의 궁극점같은 투우사의 정형화된 동작들.
결과를 빤히 아는 치사한 인간들의 황소라는 생명을 놀림/죽임.
그럼에도 자연의 강자에 의한 지배를 보여줌.
1) 정리된 투우장을 돌며 소개하는 투우사와 도우미들.
2) 투우의 돌진 등장.
3) 도우미들의 소 놀림과 소의 흥분.
4) 투우사의 웜업.
5) 말탄 도우미의 황소등에 창으로 상처/피내기.
6) 투우사의 놀림과 동작들.
7) 3 도우미들의 상처내기 화살꽂이.
8) 투우사의 놀림과 등이 피로 얼룩진 마디막 힘 내는 황소.
9) 특유의 동작으로 칼을 들고 칼찌르기.
10) 물러서며 머리를 넘기면서 뒤를 보이며 경멸하는? 투우사.
11) 기진맥진한 투우.
12) 투우사의 마지막 놀리기.
13) 포기하고 쓰러지는 투우.
14) 다시 뽐내는 투우사.
15) 쓰러진 투우의 머리를 단도로 난도질해서 숨을 꾾는 도우미
16) 세마리말들과 마부들이 쇠사슬을 건 투우의 주검을 맹렬하게 끌고가면서 한번 보여주면서 퇴장.
사이사이에도 투우사의 모자를 관객에게 맡기고 나중에 찾는 제스쳐나 칼꽂기 때 사용하는 칼로 교체하는 동작이나 등등 정형화된 동작과 스크립트가 많음.
투우사는 허세의 정점같이 보임.
첫번째 경기(? 아니면 공연?)에서는 투우사가 칼로 투우를 찌르다가 땅에 넘어졌다가 도우미들이 뛰어 나와 다시 서고 이후 제대로 잘 찔렀다.
세번째 경기에서는 찌른 칼이 투우가 움직이다가 금방 빠져서 3번이나 반복해서 더 이상 빠지지 않을 때까지 찔렀다.
그런 디음에 투우사가 폼잡는 모양이란!
이 모든 단계가 변할 때마다 나팔등의 음악과 경고음이 등장한다.
이 모든 과정이, 자연의 파워의 정점에 있는 거대한 알파황소가 황토 위에 빨간 피를 흘리며 쓰러진 시커먼 주검의 무거운 덩어리로 변하는, 불과 25분여.
나는 3회를 보고 아마도 마지막인 4회는 시작할 때 일어나 숙서로 돌아 왔다.
참고로 이 지방이 투우와 플라맹코의 발원?지라고 한다.
고로 마지막 광고.
6/22 업데이트:
나중에 생각하니, 우리 인생은 투우에서 투우사같지 않고 오히려 황소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은 때는 멋도 모르고 다 생각대로 될 것처럼 힘차게 도전하고, 어떤 때는 잠시 힘이 빠져 앞무릎을 꿇기도 하고, 다시 도전할 때는 소가 앞발로 황토를 차보듯이 힘도 내보고, 나중에는 기진맥진하여 무릅도 꿇고 머리마저 바닦에 던지고 도우미가 칼로 난도질을 해도 번항도 못하다가 말들에 끌려서 투우장을 재빨리 퇴장시킴 당한다.
그럼 투우사는 누구인가?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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