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음식점

09/6/5: 오랫만에 만난 친구 둘, 마키노차야 해산물식당

cool2848 2009. 6. 5. 23:05

 

아주 오랫만에 중학교 때 친했던 친구로부터 한번 보자는 전화를 받았다.

강남역 사거리에서 역삼동쪽으로 가면서 첫 신호등 오른쪽에 있는 <마키노차야>에서 6시에 보자고 한다.

그래서 야~ 이거 작고 맛갈스러운 일본식당인가보다 하면서 굳이 사진기를 준비해서 갔다.

왠걸 부페식당이다.

 

그런데 해산물 맛이 장난이 아니다.

아주 신선하고 맛있다.

값도 호텔처럼 비싸지가 않다.

물론 나는 얻어 먹었지만... (평일 저녁 성인 39,000원; 평일 점심 26,000원)

 

입구.

한화증권 건물 옆구리에 정문이 있다.

주차시설도 바로 옆에 있다.

 

여기가 원점이고, 2호점이 종로에 있다고 한다.

 

사라다와 해삼, 멍게, 전복 등등.

무지 신선했다.

전복은 내가 달라고 할 때 없어서 새로 잡아서 줬다.

그외에도 가져온 냉면과 시켜 마신 녹차와 생맥주 500 (물론 맥주값은 따로 계산).

 

한시간마다 종이 울리면 대게가 익었다는 소리란다.

가서 줄서서 가져온 대게.

한쪽벽에 있는 어항에서 조금 전까지 씩씩하게 움직이던 (적어도 그렇게 믿고 싶다...) 놈이라서 인지 달고 맛있다.

조가비구이와 새우도 나쁘지 않았다.

 

화우 스테이크라고 해서 한번 먹어주려고 갔더니 익은 게 없어 구울테니 8분 후에 오란다.

그래서 맞은 편에 있던 게장을 보고 밥과 같이 가져왔다.

역시 게장은 맛있다.

어리굴젓은 내가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지만, 역시 게장과는 게임이 안된다.

 

조금 후에 게장을 다 먹고, 가서 화우스테이크를 가져 오면서 누나네 집에 있는 것과 같은 기계에서 커피도 한잔 빼오고 함께 치즈케익과 파인애플도 가져왔다.

커피와 디저트는 는 맛있는데, 이거 왠 화우가 이리 질기냐.

고베에서 먹던 고베비푸보다 못한 거야 이해가 되지만, 왠만한 생고기집 고기보다도 못한다.

실망.

결국 초밥과 화우스테이크는 배도 부르기도 해서 거의 못 먹었다.

 

다 먹기 전에 같이 사진을 한장 찍었다.

사진의 왼쪽 친구도 대학교에서 가르친다.

그런데 작년에 심장에 선천적으로 파이프가 잘못된 것을 발견해서 시술을 했다고 한다.

전화를 건 중학교 때부터 친하던 오른쪽의 친구는 유학을 갔다온 후에 MRI기계 만드는 회사를 창립해서 아직까지 계속하고 있다.

둘은 고등학교 때 같이 밴드부에 다녔고, 나는 같은 건물에 옆 방에서 운동부에 다녔다.

둘은 또 사중창단에서 같이 노래도 불렀다.

 

워낙 음악적으로 뛰어나고 다재다능한 왼쪽의 친구가 요새도 색소폰 연습하냐고 묻는다.

수년간 연습을 못했다고 하자, 다음에 만날 때는 각자 악기를 들고 만나 보자고 한다.

나야 대환영.

내가 다시 연습을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듯.

 

식사를 마친 후에 (여기는 두시간만 예약할 수 있고, 나가야 한다.) 맞은 편 건물 지하에 잇는 <커피야, 커피?>집에 가서 좀 더 얘기했다.

 

배리스타가 뭐 어쩌구 해서 좋은 커피전문점이라고 생각했지만, 조용해서 좋았고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드립 커피는 두가지 뿐이 없었다.

마돈나라고 이름한 유럽풍의 약간 진한 종류와 미국풍의 약간 마일드한 종류의 하우스 블랜드.

신촌이나 홍대앞의 전문커피점에 익숙한 나로서는 꽤 실망.

 

심장 시술을 한 친구는 그냥 스무디를 마시고.

나는 강렬한 이미지의 에스프레소로 뽑은 마돈나를 설탕을 타서 반 샷 목구멍으로 넘겼다.

뭐 나쁘지는 않구만...비싸지도 않고.

찡하니 독하지 않은 것도 마음에 들고.

 

오랫만에 만난 오랜 친구들과 얘기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조용한 분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