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오후에 광주에 가서 아는 사람들 만나 예지원이라는 한정식집에서 저녁을 얻어먹고, 어제 계획된 테니스 대회에 참가하려고 아침부터 기다리는데 아침에도 전날 내리던 비가 환하게 걷히지를 않는다.
계획된 시간에 테니스장은 전혀 시합을 못할 상황이고 해서, 같은 팀 파트너를 꼬셔서 한시간 정도 남쪽으로 차를 몰고 가서 월출산을 올랐다.
주차장은 4천원.
마침 시간이 아침 11시를 넘었기에 주차장 앞 식당에서 간단하게 김밥두줄을 먹고 웃옷이 방수가 아니라 오천원 짜리 비옷을 하나 사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희망은 천황봉.
<등산로 시작하는 주차장에 있는 "월출산" 비석(?): 뒤로 안개비에 싸인 월출산이 보인다.>
우리는 천황사(?)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절터는 복원 중이라서 빈터밖에 없었다.
비가 오기에 사람들이 거의 없어 한적한 산은 삼림욕하는데 좋았다.
특히 남쪽이라서인지 오르는 길이 대나무들로 색달랐다.
높지 않은 산이라고 약간 무시했는데, 산을 거의 안오르는 나에게는 상당히 가파르고 힘들었다.
그래서 한 삼사십분 후에 잠간 쉬고 숨을 고른 후에 다시 올랐다.
한 한시간 정도 오르니 사진에서 본 구름다리 앞에 이르렀다.
한 무리의 장년 남녀들이 팔각정같은 쉼터에서 얘기를 하고 있다.
내가 힘들어하는 것이 안되어 보였는지 같이 간 산에 잘 오르는 선배님이 대부분 여기까지만 올라온다고 얘기한다.
아! 그런가요.
그럼 저는 여기서 쉴테니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오세요.^^
<흘러내려서 등산하기에 힘들었던 청바지와 더웠던 비닐비옷>
<작년에 다시 세운 구름다리는 든든하고 잘 만들었다: 다리 위에서도 거의 무섭지 않았다...ㅎㅎ>
<다리 한쪽 끝에서 내려다 본 광경>
<다리 맞은편의 바위산>
얼마 전에 테레비에서 히말라야 트레킹하는 것 보면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는데, 어제 한시간 월출산을 오르고는 그것이 얼마나 황당한 바램인가를 알게됐다...ㅎㅎ
내려올 때는 바람폭포인가 쪽으로 내려왔는데, 이쪽이 조금 더 가깝지만 더 가팔라서 매우 많은 계단과 손잡이가 있었다.
내려오면서 조그만 재래종 다람쥐를 봤다.
지나고 나서야 사진을 찍었을 것을 하고 후회했는데, 이어 큰 개구리가 나타나서 사진을 찍었다.
여러번 줌을 했는데, 주변 색과 비슷해 찾지를 못해서 한참을 헤메었다...ㅎㅎ
다시 내려오다 보니 이번에는 조그만 청개구리를 봐서 다시 사진을 찍었다.
두번이나 찍었는데 역시 흔들려서 예쁜 개구리가 잘 안보인다.
내려오다가 등산로 시작 위치에 올라올 때 잠시 보았던 시 전시(?)를 다시 보고 몇개 사진을 찍었다.
주로 옛사람들의 작품을 찍었다.
산이 크지를 않았는데, 의외로 많은 바위산으로 이루어졌다.
이렇게 바위가 많아서 바위에 함유된 철분으로 인해 기가 충만하고, 이런 기를 받기 위해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많다나...
산을 힘들어서 싫어하는 내가 그래도 이런 멀리 있다면 멀리 있는 산을 더구나 비오는 날 올랐다는 게 신통하다.
아마도 워낙 계획된 테니스 시함보다도 더 의미있는 시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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