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늦게 어제 꺼내본 색소폰으로 도레미를 불어봤다.
어색하다.
<연습실과 만남>
오후 3시55분.
약속 시간 5분 전.
청기와주유소 다음 골목에서 조금 가서 어렵잖게 말해준 장소에 도착하여 지하로 내려갔다.
선생님은 레슨 중.
잠시 선생님과 나의 색소폰 배우기 여정(?)을 잠시 얘기하고,
내가 얼마나 이번 레슨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지와 실패의 두려움에 대해 얘기했다.
선생님이 내 색소폰을 보고 좋은 악기라고 했고,
나는 사람이 문제라고 대답.
"도레미..." 한 후에 "도"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시"라는 걸 잘 모르고 "레"라고 생각했던 한 늙은 학생에 대한 선생님의 얘기: 하루 한두간씩 일주에 세번 정도 연습하고, 한주 한번 레슨했는데 육개월만에 기초를 떼고 동호회에 소개해 줘서 취미생활을 잘 한다고.
75세인가 라는 사람의 배우는 얘기.
기본적으로 노래하는 것과 흡사한 악기이기에 모든 사람에게 친밀하게 쉽게 배울 수 있는 악기라는 설명.
연습실에 들어가니 선생님이 하는 노래 하나 불어보라고 한다.
아는 게 없다고.
1994년 말인가 처음 배웠으니 이제 10년두 넘었는데, 할 줄 아는 노래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새삼 나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새 마우스피스 구입>
어쨌던 도래미화.. 스케일(?)을 불러보고.
아래 도가 소리가 잘 안난다고 얘기.
백에 있던 다른 마우스피스로 다시 해보니 약간 아래 도는 괜찮은데, 역시 그 아래는 어렵다.
마침 선생님이 외국에서 구입한 초보용 셀마 솔로이스트 (Selmer Alto Mib/Eb Soloist C* VO) 가 있다고 한번 사용해보면 어떠냐고 묻는다.
그래서 이걸 가지고 연습해보니 내가 들어도 보다 안정되고 예쁜 소리가 나다.
마침 며칠 전 들어가본 카페에도 셀마 마우스피스를 권하기에 살까하는 생각이 있던 터라 하나 샀다.
카페에서 본 연습방법 중 아르페지오 연습에 대해 물어보다.
분산화음이라고 불린다면 화음을 건반악기처럼 한번에 누리지 못하니 순차적으로 불러나가는 연습법이라고 대답.
오호.
<마우스피스 무는 법: 앙부쉬르>
내가 부는 것을 보고, 마우스피스 무는 법에 대해 설명을 하다.
윗니의 위치는 중요하지 않고, 아래 입술의 리드를 무는 위치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시연을 보이다.
아래 입술을 중간에 두고 윗니를 앞뒤로 위치를 바꿔도 소리의 차이가 거의 없다.
반면, 아래입술의 위치를 앝게 물거나 (작고 부드럽고 막힌) 깊게 무니 (크고 거칠고 밝은) 아주 많은 소리의 차이가 난다.
처음 배울 때는 위치를 바꾸지 말고 중간 위치를 찾아 안정된 소리를 찾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내가 현재 부는 위치나 아래 입술의 위치는 약간 얕게 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하고, 아래 입술을 적당히 안-말았다고 얘기해주다.
너무 아래 입술을 말아 대면 클래식에서 바라는 안정된 음정은 나오지만, 팝이나 가요에서 사용되는 밴딩 (bending: 음을 끌어 올리는 기술)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밴딩에 대한 입술을 만 상태에서와 안 말은 상태에서 시연.
과연 팽팽하게 당겨진 아래 입술은 연하지 않으므로 움직여도 별로 음정 차이가 나지 않는 반면 몰캉하게 유지한 입술은 당기면 쉽게 음의 변화를 가져왔다.
보통 가르치는 많이 말아서 대는 아래 입술에 대한 경계.
한참 분 다음 아래입술이 아프면 너무 꽉 물은 것이다.
아래 이빨은 아래 입술에 대듯이 하면 되는 것이 물면 나쁘다.
<더블립 주법>
윗이빨과 아랫이빨을 가지고 직접이나 간접으로 마우스피스에 대지않고 아래 입술과 윗 입술의 힘으로만 마우스피스를 물고 소리를 내는 주법.
이렇게 연주를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함으로써 보다 입술 근육을 강화시키기 위해 라고 한다.
시연과 시도.
어렵다.
앞으로 롱톤 연습 때 더블립 주법과 기존 주법으로 한음 씩 하라고 한다.
소리는 입의 공간을 크게하여 울리게 하는 것이 제일 좋으나, 초기에는 너무 어려움으로 신경 안써도 됨.
<복식호흡>
복식호흡의 중요성은 두가지, 첫째는 복식호흡을 하면 소리가 좋아지고, 둘째 빠르게 많은 양의 호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흉곽호흡과 복식호흡을 하면서 속도를 비교 시연.
자기가 복식호흡을 하는지 잘 모르면, 선 자세에서 직각으로 허리를 앞으로 굽힌 후 한손은 배에 나머지 한손은 옆구리 들어간 부분을 가볍게 대고 호흡을 해본다.
이렇게 굽힌 자세에서는 내장이 횡경막을 누르지 않기 때문에 쉽게 복식호흡이 되고 양손으로 배 및 옆구리가 불룩해 지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이 자세에서 서서히 서가면서 자신이 계속 복식호흡을 하는 지를 확인한다.
처음 배울 때 SBS색소폰 주자였던 선생의 옆구리가 복식호흡을 하면 볼록 튀어나오던게 아직도 기억난다.
이제부터 계속 롱톤을 연습하므로써 내 옆구리도 그렇게 튀어나올 수 있게 해야겠다.
이러다 맹꽁이 배처럼 되는 건 아니겠지^^
<교재>
마침 내가 이미 갖고 있는 제이콥스 등이 공저한 Learn to Play the Saxophone Method (최신 색소폰 교본) 번역본을 가지고 하기로 하다.
선생님도 이책으로 일본분에게서 배우고, 여러가지 가르쳐 봤지만 이 책이 아주 좋다고 한다.
단지 요즘은 구할 수가 없다고 한다.
다음시간부터 이책으로 공부하자고 한다.
<롱톤 하면서 연습할 수 있는 것들>
(1) 복식호흡
(2) 입술 위치: 아랫 입술을 중간에 고정하여 안정된 음정을 낼 것.
(3) 릴랙스 (손가락, 팔목, 어깨 등등) 된 자세
(4) 음정
(5) 음량
다섯 가지에 유의하면서 첫째로는 더블립으로 불고 다음에는 이를 대고 불어서 기본인 옥타브-미 부터 위로 불어서 올라가고, 끝까지 불었으면 기본에서 아래로 같은 방법으로 불어서 내려간다.
이때 아주 위음이나 아래음이 잘 안되는 무리하지 말고 지나간다.
(억지로 하면 입술의 위치가 변하므로...)
첫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 선생님이 어린데도 참 잘 가르치는 것 같다.
각종 이론들도 거의 다 내가 들어봤던 것들인데 실제 시연을 통해 보여주고 이론적으로 왜 그럴 필요가 있는가를 잘 설명하고 있다.
머리가 좋은 사람인 것 같다.
마음에 든다.
이제 남은 건 나뿐이 없다: 악기 좋고, 마우스피스 좋고, 선생 좋고.
열심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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