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에 색소폰 선생님을 만나서 이야기해보고 오늘부터 레슨을 시작하기로 했다.
내가 색소폰을 처음 시작한지 아마 10여년두 넘었는데...
아직 초보.
완전 초보는 아니지만, 완전히 초보.
왜일까?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열심히 하지 않고 피동적으로 시간만 때웠기 때문이다.
이제 시작하면 정말 열심히 해야할텐데.
왜 이렇게 열심히 해야하는지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아마 40대에 시작할 때는 적당한 이유가 있었고, 그 이유가 적당해도 문제가 별로 안되었던 같다.
재즈가 좋았고, 재즈에 나오는 색소폰 소리를 나도 내고 싶었다.
ㅎㅎㅎ
얼마나 낭만적인가?
얼마나 비현실적이고 철없는 소리인가?
나이 오십이 먹어 내가 지나 온 길을 돌아보고, 앞으로 갈 내리막(?) 인생을 전망하며 내린 적당함의 포기와 성실함으로의 전환 희망.
그래서 내가 해오던 이것 저것 등 시간과 나이와 체력과 좋아함을 고려해 내린 테니스에의 올인.
이제 이년여 삼년 가까이 해오면서 후회는 없다.
초기의 목표인 여동생 타도도 이미 실질적으로 이루어졌고, 많은 좋은 사람들과 (더 좋은) 건강을 만났다.
이제 고수는 절대 아니지만, 하수도 절대 아니고.
고수와도 재미있고 하수와도 재미있게 칠 수 있는 중수.
가족과도 재미있고 동료와도 재미있고, 낯선 동호인과도 재미있게 칠 수 있는 소셜테니스 (social tennis)에서는 어느 정도의 수준에 올라왔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재미있어서 꾸준히 열심히 치게 될 것 같다.
그러나 지난 이삼년 간처럼 발전 단계에서는 꼭 필요한 몰입적인 운동은 더 이상은 안할 예정이다.
대신 지난 몇년간 미루어왔던 내가 하고 싶은 일들 중 하나에 다시 올인을 해햐겠다는 생각이다.
아마도 내가 어려서 음악교육이 없어서 잘 못하기도 하고, 특히 박자 감각이 부족해서이기도 하지만, 그 동안 거의 안 해왔던 색소폰 연주를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지난 이삼년 간 내가 테니스 치듯이 한다면 반드시 어느 정도의 수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지금 나의 테니스가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회의가 든다.
도데체 지금 인생의 단계에서 왜 이런 어려운 일을 시작하려고 하는가?
이제는 단순한 낭만적인 이유가 먹힐 수가 없는 나이인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전인적 인간이란 이미지가 이 소중한 시간들을 없앨 적절한 이유가 된다는 말인가?
아무래도 좋아하고 즐기지 못하면 연습이 열심히 되지를 못할 것 같다.
내가 여태껏 색소폰 연습을 즐거운 마음으로 그 자체로서 테니스이 백핸드가 백보드에 잘 들어가면 오는 희열같이 느끼면서 한 적이 있는가?
그리 긍적적인 답이 나오지를 않는다.
아직 좀 더 고민해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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