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과 마당

고양이 가족: 아무래도 떠났나부다...

cool2848 2005. 4. 15. 07:21

 

 

[ 우리 마당에 살던 도둑고양이 가족의 최근 사진 ]

 

작년 겨울 뒷마당에 우연히 가본 뒷마당에서 갓난 고양이 세마리를 봤다.

아직 눈도 뜨지 못한 것들이 추운 겨울 따뜻한 햇살에서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불쌍해서 곰돌이 (재작년까지 기르던 골든리트리버)가 살았던 집을 다시 조립해서 바람이 적은 구석에 놔주고 새끼들을 거기에 놓은 후, 입구에다 우유를 그릇에 놔줬다.

 


[ 나보다 잘 돌봐주는 집으로 입양간 곰돌이 ]

 

 

그런데 저녁에 집에 와보니 개집 안이 텅 비었다.

흠~

이 추운데 어디를 갔을까?

그리고 며칠인가 지났나 보다.

그런데 현관에서 주차장으로 가는 모퉁이에 있는 호두나무에서 떨어진 호두들을 모아둔 후두더미가 자꾸만 흐트러진다.

별 생각이 없이 그냥 다시 줏어 모아둔다.

 

그러던 어느 날 모퉁이를 돌아 현관으로 가는데 뭔가가 움직인다.

자세히 보니 고양이 새끼 한마리가 발 발 떨고 있다.

(첫 그림에서 맨 앞)

둘러보니 저기 나무들 아래 덤불 밑에서 어미로 보이는 얼룩고양이가 어쩔줄을 몰라한다.

(첫 그림에 맨 왼 쪽이 어미)

아, 이놈들이 뒷마당에서 앞마당으로 이사를 갔구나.

다음 날 보니 이놈들이 덤불 밑에 둥지를 치고 햇볕을 즐기고 있다.

그래서 그날은 참치 깡통 하나와 우유를 갖다 줬다.

다음날 보니 둘 다 비웠다.

그런데 이놈들 내가 본 어떤 동물보다 나를 경계한다.

 

집이 쓸쓸하던차에 어떤면에선 반가웠다.

이렇게 나날이 지나갔다.

어떤 때는 내가 나타나면 황급히 도망가는데 잘 보니까 첫날 도망 못가던 놈의 한쪽 눈이 이상하게 눈물이 많이 나고 반쯤 감겨있다.

 

 




[ 가장 친해진 새끼#1: 애꾸눈 ]

 

 

 

근데 약 한달 전부터 다른 어른 도둑고양이들이 집에 와서 마루 앞 창문가에서 같이 어울린다.

그 때두 별루 나는 낌새를 못채었다.

일주일 전 쯤 내어논 우유그릇이 비가 오는데도 그냥 먹지 않고 4-5일이 되어서 내다 버렸다.

이미 왠지 모르지만 이 어미와 새끼들이 떠난 것이다.

 

지금은 약 십여일째 애꾸눈 새끼의 아버지인 듯한 단골 도둑고양이 (첫 그림의 뒷쪽 흰/검은 색 고양이)와 새 애인인듯한 두마리의 어른 고양이들만이 우리 마당에서 다정한 부부생활을 즐기고 있다.

 

 


 

[ 현재 마당에 살고있는 커플 ]

 

 


[ 이미 어느 정도 나와 익숙한 숫놈 ]

 

 

전부터 가끔 보이다가 얼마 전부터 자주 보이던 숫컷 (검정과 흰색)은 나를 봐도 아주 가까이 가기 전에는 별 경계를 안하는데, 새로 온 누렁이 섞인 암놈(인듯하다)은 내가 나타난 소리만 들어도 나를 아주 경계한다.

 

근데 내 눈에는 애꾸눈의 새끼 고양이와 새끼들이 우유나 다른 먹이를 먹을 때는 항상 관찰하는 나를 향해 앉아서 경계를 하던 에미 고양이가 걱정이 된다.

어디 가서 굶지나 않는지...

이놈들이 어머님이 오셔서 며칠 마당일을 하시고 낫선 사람들이 자주 오니까 위험한 장소라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이젠 다 커서 날도 좋고 하니 바깥 세상을 찾아 나섰는지...

어딜 가도 사람한테 잡히지나 말아야할텐데...

 

이놈들을 걱정하다보니 문득 뉴욕에서 애들이 사랑을 흠뻑 받으며 집안에서 편하게 먹고 노는 미국 고양이들이 생각난다.

역시 타고난 운이 좋아야해.

사람이든 고양이든.

 

 


[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전혀 없는 뉴욕 고양이 형제 중 비만고양이인 Ray의 낮잠 자세 ]

 

 


[ 봄철 낮 시간에 마당에서 산책하는 날쎈돌이 Ne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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