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과 노년생활

2020. 1. 4: 공연관람과 "수처락"

cool2848 2020. 1. 4. 21:59

 

 

 

 

오후에 테니스 치면서 호떡과 귤을 먹었다.

 

저녁 8시 상수동에 있는 손지연가수의 공연을 가기 전에 막내가 며칠 후 스키장에 간다고 필요하다고 해서 차고 천정에 보관해두었던 예전에 쓰던 내 스노보드와 부츠를 연희동집에 들려서 차 뒤에 실었다.

 

공연에 가기 전에 연희동에 있는 단골 칼국수집에 들려서 특으로 한그릇 먹었다.

역시 맛있다.

진한 사골국물, 칼국수, 시원달콤한 백김치와 꼬리쫄깃한 빨간김치까지.

 

홍대 앞을 지나 공연장인 제비다방 근처에 주차를 못해서 지체하다 보니 8시가 거의 됐다.

들어가니 친구 ㅎㅅ가 앞자리를 잡아놓고 손을 흔든다.

다 젊은 사람들이다.

손지연가수가 가수가 된 후에 감기에 걸린 일이 없었는데, 2019년말에 처음으로 감기에 걸리고 폐염까지 걸려서 병원에서 치료받으면서 당분간 공연을 못하다가 오랫만에 처음 공연하는 것이라고 했다.

평소에도 너무 가늘어서 (특히 약간 지나치게 먹고 살찌고 건강한 나는) 괜히 미안하고 걱정되었는데, 이날은 특히 마지막 전 곡을 노래하다가 (가사를 잊어서?!) 중단하는 일까지 있었다.

그래도 나한테는 아주 좋았다.

마지막 애절하게 다가 온 "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까지.

 

중단하고 나서 잠간 쉬는 동안 객석에 있는 동료 가수가 나와서 한 곡만 불렀는데, 튜닝 중에 보여준 블루스적 냄새가 강하게 풍기는 기타연주가 장난이 아니었고 노래도 무지 안정되고 진한 감정 표현으로 잘 불렀다.

다만 모든 가사의 한국말을 외국어처럼 발음하는 것이 이해가 어려웠다.

오래 외국에서 산 사람일지도...

 

공연 후 잠깐 나를 소개하고 친구와 같이 담소했다.

 

공연 잘 보고 난 후에 친구가 액자를 선물로 줬다.

"수처락", 어디에서나 즐거움과 함께 하라는 말이라고 한다.

이거 봄에 배를 구해서 원하는 곳들을 크루징할 때 배 파일롯하우스에 잘 보이는 곳에 걸어놓으면 딱 좋겠다.

누구에게 선물을 주거나 받는데 익숙하지 않은 나여서 더한 즐거움이 됐다.^^

 

그러고 보니 지난 번 쎄일링요트의 선주였던 스님께서 그 배로 태평양을 건너 오면서 배에 준 이름이 "Para Mita"였고,

현재 내 제트스키 이름이 "Paramita2"이다.

생각해보면 "피안에 도달한다(?)"는 의미의 "바라밀다"와 "가는 곳마다 즐거움"이란 뜻의 "수처락"은 깊은 곳에서 통하는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인다.

빨리 이 액자의 의미에 어울리는 배를 구하거나, 그런 배가 되어야 하겠다.

그러고 보니 생각이 깊은 친구가 나에게 후자적인 권유로 이런 액자를 준 것은 아니겠지 하는 괜한 우려가 잠시 떠올랐다.

 

"제비다방"이란 곳에 대한 설명:

http://www.doindie.co.kr/venues/jebidab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