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굴에서 나오는데, 멀리서 아까 나를 태우고 왔던 애가 웃으며 손을 젓는다.
다시 타라는 표시.
잠간 기다려라.
그리고 다른 쪽으로 조금 움직여서 이 사진을 찍었다.
아래에 보면 이 동굴 이름이 있다.
이름이 있기는 있구나, 입구랑 한참 떨어진 곳이지만.
아까 버스에서 내렸던 곳까지 40,000동.
이제는 쎄옴 가격 흥정하고 타는 재미도 쏠쏠하다.
버스가 언제 올지 모르니까, 덥지만 걷는다.
걸으면 (아까 말했던 대로) 생각도 할 수 있고, 볼 것도 많아진다.
이런 게 "느림의 미학"이겠지.
저 뒤에 버스가 온다.
이렇게 멀 때도 소리와 함게 잘 발견한다.
탓더니 다른 버스에 다른 운전사, 다른 차장.
열심히 타는 사람, 내리는 사람, (아마도) 태운 물건, 내린 물건 등을 기록한다.
그런데 코이카에서 전화가 왔다.
그래서 한참 얘기를 하고, 책임자와의 점심 약속을 내 일정을 바꾸면서까지 할 필요 없다고 (은근히 취소되기를 바라면서) 중간 책임자에게 얘기했다.
그러고 나서 고개를 들어 봤더니, 다들 나를 본다.
내가 외국인인 것이다, 그것도 영어도 아닌 말을 하는.
그래서 한국말이다 라고 (베트남말로) 말해줬다.
그랬더니, 이 운전기사 아저씨 이리 오랜다.
이 차장 아가씨, 엔진 밑의 쓰레빠를 신으랜다.
엔진 뒤부터는 나름 성역이라서 신발을 벗던지 쓰레빠를 신어야 한다.
그래서 나도 내 쓰레빠 (실내 용이 아닌) 벗고 앞자리에 탔다.
몇명 없지만 다들 재미난 일이 생긴 것이다.
사진 찍으라며 워쎠액을 뿌리면서 창을 닦아준다.
완전 오리떼가 국도를 거닐다가 놀라서 비껴난다.
아까 조는라고 못본 풍경도 찍고.
요놈들은 가운데로 활보하더니 양쪽으로 찢어진다.
어느새 나타난 다른 오리들.
중간에 큰 마을.
여기에서 차장은 내려서 저런 과일들을 사고 물등을 산다.
갈 때도 그러더니, 돌아갈 때도 그러네.
산 자두를 내게도 권한다.
맛있다.
다음에는 소금도 찍어먹으라고 권한다.
Ngon!
소들.
여기도 소들.
탑처럼 남은 돌바위.
자전거도 간다.
물론 오는 오토바이도 있다.
아 아줌마가 재촉하는데도 여여하던 소떼들.
차가 엉덩이 뒤에 오니 놀래서 뛰기 시작한다.
애네들은 차가 비껴 가야 했다.
오토바이는 만능이다.
이 정도는 약과다.
중간에 탄 이 아가씨.
차장아가씨인데, 멋내고 오늘 하노이 간다고 한다.
말이 끝일 새가 없다.
아 시끄럽다.
그런데 귀엽다.
이 뒤에 차장이 둘 더 탔다.
더 시끄럽다.
예전에는 시끄러우면 다 싫었다.^^
이런 곳도 통과하고.
일하러 가는 아저씨.
계속 간다.
드디어 호텔 앞, 내렸다.
잘가.
땀비엣!
여기는 한 성의 성도인 중소도시, 그중에세도 제일 큰 다리와 제일 큰 길, 여기에서도 물소들이 트럭과 같이 간다.
내가 뭐를 여기서 좋아하는 지 하나 더 발견했다.
"길공유주의".
그래 여기는 공산주의국가이다.
그러나, 그래서가 아니라 누구나 체제에 상관없이 (공산, 같이 만드는 것, 이 아니라도)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공기처럼!
여기에서는 애나 소나, 돼지새끼나, 개, 오리, 닭, 심지어는 사람들까지, 혹은 오토바이, 차, 트럭, 마차, 자전거, 전기자전거 등이 모두 국도를 다닌다.
이들은 길을 공유한다.
누구나 같은 하나의 길을 공유한다.
그래서 크략션은 경고가 아니다, 크락션은 좀 더 부드럽고, 지나간다는 얘기이다.
(물론 여기에서 추월할 때 사고가 나면 추월차가 크락션을 눌렀는 지가 원인 판별에 중요 요소가 된다는 소문을 들었다.)
나는 우리나라도 이렇게 길을 공유했으면 좋겠다.
자전거에게도 큰차들이 양보가 아니라, 권리를 지켜주고.
오토바이도 마음놓고 고속도로를 사고율 적게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자동차 타는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지고.
내가 이렇게 베트남에서 왔다갔다 하면서도 신기하게도 로드킬을 한번도 못봤다, 아니 한두번은 본 것도 같다.
동물이 없어서?
왜일까?
여기 동물 엄청 많다.
그래서 일부러 이 사진들을 올린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도로를 공유하는 의식이 생겨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이 됐으면 희망한다.
이날의 타임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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